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대 멕시코의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응원하기 위한 거리응원이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광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대표팀의 32강 토너먼트 조기 진출을 기원하는 수많은 시민이 모여 붉은 물결을 이뤘다.
전반전의 느슨했던 탐색전을 깨고 시작된 후반전은 그야말로 숨 막히는 사투의 연속이었다. 후반 5분 멕시코 루이스 로모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0대1로 뒤처졌지만, 태극전사들은 추가시간 마지막 1초까지 멕시코의 골문을 두드리며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서울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붉은 물결 역시 태극전사들의 전·후반 90분의 드라마를 함께하며 끝까지 "할 수 있다"를 연호했다.
◆ '0대0' 팽팽한 탐색의 전반전…기대감 높아져
이른 아침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은 붉은 물결로 채워졌지만, 전반전의 흐름은 비교적 차분하고 느슨하게 전개됐다. 양 팀 모두 조기 진출의 부담감 때문인지 무리한 공격 대신 촘촘한 탐색전을 이어갔고, 이렇다 할 결정적인 장면 없이 0대0으로 전반전이 마무리됐다.
광장 한복판뿐 아니라 인근 스타벅스 등 주변 건물 통창 너머로 대형 전광판을 응시하던 시민들의 눈빛에는 '후반전 한 방'에 대한 기대감이 서서히 차올랐다. 휴가 기간 선임과 함께 광장을 찾은 20대 공군 장병 김지우 씨는 "전반전에 큰 위기가 없었고 경기력이 탄탄해 이겨볼 만하겠다고 생각했다"며 "못해도 최소 무승부는 확보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 실책으로 깨진 균형…급박해진 공방전
그러나 전반의 정적을 깨고 '약속의 후반전'은 시작하자마자 급박하게 요동쳤다. 후반 5분 골키퍼 김승규가 수비수 이기혁과 부딪혀 공을 놓친 순간, 기회를 놓치지 않은 루이스 로모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광장에서는 "아, 저걸 잡았어야 했는데!" 하는 거대한 탄식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광장의 응원단은 이내 마음을 다잡고 "괜찮아!"를 연호하며 "대~한민국!"을 다시 입 모아 외치기 시작했다.
현장의 한 축구 팬은 경기가 마친 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질 만한 경기가 아니었다. 그 실책만 아니었다면 결코 밀릴 흐름이 아니었다"며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실점 이후 경기는 전반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 있고 거칠게 전개됐다. 전반전에 이강인이 옐로카드를 받은 데 이어, 후반 12분에는 백승호가 멕시코의 강한 압박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파울로 경고를 받았다. 광장의 시민들은 하얀 풍선 두 개를 맞부딪치며 "괜찮아! 할 수 있다!", "오~필승 코리아!"를 외쳤고, 무대의 선창을 따라 '아리랑 고개' 응원가가 광장을 가득 메웠다. 후반 22분 이강인이 중원을 쉴 새 없이 휘저으며 만든 결정적인 기회마저 멕시코 수비진의 육탄 방어에 막히자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 '추가시간 6분' 사투…멕시코 육탄 방어에 분루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 홍명보 감독은 설영우와 김문환 대신 엄지성, 양현준을 투입하며 양쪽 윙백을 교체하며 반전을 노렸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31분에는 백승호 대신 조규성을 넣어 전방을 강화했다. 하지만 후반 34분까지 유효 슈팅을 만들지 못할 만큼 멕시코의 전방압박은 견고했다. 라인이 너무 내려앉자 "조금 더 올라가야 한다"는 애타는 훈수가 쏟아지는 와중에, 후반 40분과 43분 김민재를 필두로 한 수비진이 멕시코의 추가골 공세를 몸을 던져 막아냈다.
추가시간 6분, 한국 대표팀은 끝까지 동점골을 만들기 위해 총공세를 펼쳤다.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8분, 이강인의 날카로운 코너킥을 시작으로 조규성과 오현규가 문전에서 몸을 던졌으나, 번번이 멕시코의 촘촘한 수비벽에 걸렸다. 오히려 마지막 순간 멕시코가 한국의 볼을 끊어내고 추가 골을 넣기 위해 역습 쇄도를 감행했다. 우리 수비진이 이를 힘겹게 걷어내는 긴박한 상황 속에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렸다.
◆ 스코어 '0대1' 아쉬운 패배…'졌잘싸'
최종 스코어 0대1. 승리했다면 조 1위로 32강 직행을 확정 지을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자 광화문 광장에는 진한 아쉬움이 감돌았다.
시민들은 "마지막에 조규성과 오현규의 전방 몸싸움이 조금 약했던 게 아쉽다"면서도, "실수 하나로 지긴 했지만 전반전보다 후반전에 보여준 투혼은 대단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엄지성 등의 움직임도 나쁘지 않았고 이강인이 중원에서 고군분투한 만큼 다음 남아공전은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응원을 보냈다. 비록 개최국 멕시코의 벽에 막혔지만, 마지막 1초까지 포기하지 않은 태극전사들을 향해 시민들은 따뜻한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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