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핵심은 문제 정의·위임 판단·결과 검증
최고경영진 구체적 방향 설정에 성패 달려
임직원 92%가 AX 필요성 동의…AX 2.0 확장
전사적 차원에서 인공지능 전환(AX)을 추진하는 SK텔레콤이 'AX 2.0' 시대에 필요한 역량으로 AX 리더십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하는 리터러시 능력에서 나아가, 일의 위임을 통해 실제 업무 성과로 연결되는 개념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9일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SK T타워에서 진행된 'AX 스터디 데이'에서 이 같은 내용의 AX 실행 전략을 공유했다.
이날 발표를 진행한 김인수 SK텔레콤 AI보드 팀장은 "7개월 전까지만 해도 AI 혁신을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는데, AX를 추진하면서 실제 가치는 사람과 조직이 움직이는 방식에서 나온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AX 리더십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변화는 기술에서 시작하지 않는다"며 "기술은 출발점일 수 있지만 사람이 직접 그 기술을 이용해 일할 때 변화가 생긴다"고도 했다.
앞서 SK텔레콤은 AI 에이전트가 사내 구성원과 함께 일하는 'AX 혁신 2.0'을 공개했다. 이는 업무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AX 혁신 1.0'과 달리 업무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방식이다.
이날 김 팀장은 AX 1.0 단계에서 확인한 한계점을 설명했다. AI를 활용한 업무 성과는 사용량이 아니라 실제 문제 해결에서 나온다. 또 AX가 전담 조직에 머무르지 않고 현장에 적용돼야 한다고도 했다. 실제 업무의 문제 상황을 가장 빨리 체감하는 곳은 현장이라는 이유에서다. 구성원의 변화 속도도 고려 요소다. AI 교육 횟수와 구성원의 학습 속도가 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각 현장에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AI 활용 방식을 찾아가야 한다.
AX 전환을 위해 새롭게 제시한 핵심 역량은 AX 리더십이다. 이는 AI를 이해하는 '리터러시' 능력에서 나아가 직접적인 성과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다.
AX 리더십 요소로는 문제 정의력, 위임 판단력, 결과 검증력 등 3가지를 제시했다. 구성원들은 자신의 업무를 AI가 처리할 수 있는 단위로 나눠 AI가 수행할 일의 범위를 판단한다. 이후 AI가 만든 산출물이 적절한지 검증하고, 이를 다시 업무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개인이 AX 리더십을 갖췄다고 곧바로 AI 네이티브 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AI 적용과 업무 성과는 최고경영진의 명확한 방향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김 팀장은 "최고경영진의 명확한 방향성은 '이제부터 우리는 AI 컴퍼니입니다'라고 선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최고경영진이 직접 어디가 막혀 있고 내가 무엇을 풀어줘야 하는지 상시적으로 체크하는 등 우리 회사는 AX를 통해서 뭘 해야 할 것인가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를 했다"고 했다. AX 성공의 선결 조건은 경영진의 구체적인 방향 설정에 있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은 이를 바탕으로 최근 AX 2.0에 진입했다. 최근 임직원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직원의 92%가 AX 필요성에 동의했고, 80% 이상이 AX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먼저 AI 에이전트에 사번을 부여하고, 소속과 직무, 권한을 정해 입사부터 퇴사까지 구성원과 유사한 절차를 적용한다. 이를 위해 데이터·보안 접근 권한 등 사람과 AI가 함께 일하기 위한 거버넌스 체계도 마련한다. 반복 업무는 AI가 맡고, 구성원은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일하는 방식을 새로 짜는 'AX 샌드박스'도 도입했다. 관성적으로 해 온 업무를 처음부터 AI 기반으로 다시 설계하는 사내 실험이다. 직급과 부서 구분 없이 수평적으로 운영된다. 올해 출범한 AI CIC 일부 조직에서 지난 석 달간 시범 운영을 통해 '멀티 롤' 업무 방식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한 사람이 여러 AI 에이전트와 함께 기획·개발·디자인을 수행한 결과 기획 업무에 걸리던 시간이 줄고, 소통과 의사결정 속도도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향후 AX 샌드박스는 전사로 확대된다.
AX를 일상 업무 문화로 정착시키는 장치도 마련했다. 회사는 전 업무 영역에서 AI 전환을 촉진하는 'AX 카탈리스트'를 선정한다. 이들은 각 조직의 AX 성공 사례를 전파하고, 현장에서 구성원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촉매 역할을 맡는다.
기존 AI 전환 아이디어 공유 시스템은 'AX 라이브러리'에 통합한다. 조직의 시행착오와 성과를 전사 자산으로 축적한다.
현재 사내에는 AI 에이전트가 적용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 코워크' 베타 버전을 도입해 AI 활용 문턱을 낮췄다. 구성원이 자신의 업무 방식을 AI에 학습시키면, 개발 지식이 없어도 AI가 실행 계획 수립부터 코드 작성, 검증까지 수행한다. 기획·마케팅 등 비개발 직군도 아이디어를 결과물로 구현할 수도 있다.
구성원이 직접 AI를 만드는 흐름도 확산되고 있다. 올해 처음 열린 사내 해커톤 '2026 SKT AX 챌린지' 참석자 중 절반은 비개발 조직 구성원이었다. AI가 일부 전문 직군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업무에 맞게 활용하고 만들어 가는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문화 확산과 과제 관리는 AX 전담 조직인 'AI 보드(Board)'가 맡는다. 전사 플랫폼 'AXMS'를 통해 AX 챌린지에서 발굴된 우수 과제를 정식 개발과 현장 적용으로 연결한다. 또 이른 출근 구성원이 아침 식사 시간에 AI로 업무 과제를 풀고 활용법을 나누는 'EBB AX CLUB'도 운영한다.
SK텔레콤은 앞으로 구성원 개인의 AI 활용 경험을 회사 전체의 일하는 방식 변화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조직 생산성 향상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이어지는 AX 선순환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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