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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청와대

청와대, '보유세·양도세 강화' 카드 만지작…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부동산 상승 우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유럽·G7 순방 결과 브리핑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06.19. bjko@newsis.com

청와대가 주택 보유세·양도소득세 강화를 시사하면서, 오는 7월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호황으로 인해 현금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21일 정치권과 청와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7월 발표할 세법 개정안에 주택 보유세와 양도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들 역시 이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당초 이 대통령은 세제 개편은 부동산 정책에서 가장 나중에 써야 하는 수단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 정부가 이 같은 정책 판단을 한 것은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하고 있는 점, 그리고 반도체 호황으로 인해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있는 등 상황이 바뀌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하반기엔 반도체 호황으로 인해 기업 영업이익 증대가 가시화되고, 일부 반도체 기업 등에서 거론됐던 역대급 성과급 지급도 이뤄진다. 이럴 경우 성과급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기에, 정부는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일부 지역도 주택 가격이 급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는 셈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전날(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김 정책실장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상승률(3.8%)과 국내총소득(GDI) 상승률(13.2%)이 9.4%포인트(p) 격차를 보인다는 점을 설명하며 국민의 실질 구매력이 크게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상반기 실적이 확정되고, 성과급 규모가 가시화하면 사람들 마음속에 조금씩 확신이 자리 잡기 시작할 것"이라며 "명품 소비가 살아나고, 선호 지역의 부동산 매수 심리도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정책실장은 "과거를 돌아보면 이런 돈은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경향을 반복해 왔다"며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되고, 성장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된다면 이번 호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세금을 내고도 남는 장사라는 확신이 생기면 어지간한 규제로 역부족일 수 있다. 이번에는 빚을 내는 사람이 아니라 현금을 가진 사람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다.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 역시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 (집을) 많이 사모아도 부담이 별로 없다"며 "서구 선진국이 하는 만큼의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게 맞겠다"고 밝혔다.

 

보유세를 강화해야 '기대 수익'에 대한 심리가 옅어진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해당 기자회견에서 세제 개편을 부동산 정책 수단으로 선택한 이유로 "근본적으로는 기대 수익률을 낮추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기대 수익률을 낮춰야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는 현금 흐름을 끊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이 대통령은 지난 3월엔 자신의 SNS에 '선진국 주요 도시 보유세, 우리나라와 비교하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미국은 주마다 보유세가 다르며 뉴욕의 경우 1%, 일본 도쿄는 1.7%, 중국 상하이는 최고 0.6%라는 내용이다. 모두 한국의 실효세율(약 0.15%)보다 높다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낮다'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이에 7월 발표될 세제개편안에는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은 물론 비거주 1주택에 대한 보유세 강화가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의 타깃은 다주택과 비거주 1주택 등 투기 수요이기 때문이다.

 

양도세의 경우 지난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에는 별다른 조치가 없다. 대신 후속 조치로 비거주 1주택자 등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이 거론된다. 다만 그간 이 대통령이 보유세에 더 무게를 실은 발언을 해온 상황이라, 양도세보다는 보유세 강화에 집중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이 같은 청와대와 정부의 움직임에 국민의힘은 '증세 본색'이라고 비판에 나섰다. 실제 세제개편안을 내놓은 이후 정부여당이 국민을 어떻게 설득할 지가 관건이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결국 선거 끝났으니 또 세금을 올리겠다는 '증세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며 "집은 안 짓고, 매물은 막아놓고, 가격이 오르면 불로소득이라 낙인찍고, 마지막에는 보유세와 양도세를 꺼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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