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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제약/의료/건강

위고비·마운자로, 왜 한국에선 비쌀까 [영상PICK]

사진/뉴시스

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해외 주요국은 비만을 단순한 체형 문제가 아니라 당뇨병, 심혈관질환, 만성신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성질환으로 보고 공적 보험 체계 안에서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여전히 100% 비급여로 운영되면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높은 약값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미국은 오는 7월부터 메디케어 파트 D 가입자를 대상으로 특정 GLP-1 치료제를 월 50달러, 우리 돈 약 7만5000원에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BMI와 동반질환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한 환자에게 우선 적용하고, 18개월 동안 비용 효과와 활용 데이터를 쌓은 뒤 정식 제도 도입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프랑스는 한발 더 나아갔다. 유럽연합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중증 비만 환자의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편입했다. BMI 40 이상이거나 BMI 35 이상이면서 당뇨병,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등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보험 적용률 65%를 제공한다. 처방도 비만 전문센터와 대학병원 의료진으로 제한해 오남용 가능성을 줄이는 방식이다.

 

일본은 약가 조정으로 접근하고 있다. 마운자로 판매 규모가 예상보다 빠르게 커지자 일본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고려해 오는 8월부터 전 규격 약가를 25% 낮추기로 했다. 사용을 막기보다 제도권 안에서 가격을 조정해 관리하는 쪽에 가깝다.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국내에서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여전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병의원과 약국마다 가격 차이도 크고, 한 달 치료비가 수십만 원에 달한다. 비만 치료가 꼭 필요한 고도비만 환자나 합병증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정부가 신중한 이유는 재정이다. GLP-1 계열 치료제는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건강보험을 적용하면 약제비 지출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실제로 마운자로의 제2형 당뇨병 적응증 급여 협상도 최근 결렬됐다. 약이 효과적이라는 평가와 별개로 국가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남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전면 비급여 상태로 두는 것이 답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를 단순히 미용 목적 약으로만 볼 수 없다고 말한다. 비만은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등 각종 합병증 위험을 높이는 만성질환이다. 비만을 먼저 치료하면 장기적으로 합병증 치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이를 입증할 장기 비용 효과 데이터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오남용 문제도 중요한 쟁점이다.

 

정부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절차를 추진 중이다. 미용 목적 처방과 온라인 불법 거래를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오히려 건강보험 체계 안으로 일부 편입해야 처방 기준과 환자 교육, 부작용 모니터링을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현실적 대안은 단계적 급여화다.

 

모든 환자에게 한 번에 보험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 필요성이 높은 환자부터 우선 적용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도비만 환자,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 기존 치료에 반응이 낮은 환자를 먼저 대상으로 삼는 방식이다.

 

기준도 BMI 하나만 볼 것이 아니라 허리둘레, 동반질환, 합병증 위험, 치료 지속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치료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크면 중단 기준을 명확히 두는 방식도 필요하다.

 

결국 논쟁의 핵심은 하나다.

 

비만치료제를 살 빼는 약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합병증을 줄이기 위한 만성질환 치료제로 볼 것인지다. 해외 주요국은 이미 후자에 가까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도 오남용을 막는 규제와 함께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를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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