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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금융일반

[고환율 뉴노멀 시대] ①1500원 웃도는 환율

원·달러 환율이 1520원 선을 넘어섰다./Chat GPT 생성 이미지

저환율 시대(원화 강세·달러 약세)가 저물고 고환율 시대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의 채권·주식에 몰리는 돈과 지정학적 리스크는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앞으로 원·달러 환율은 과거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 일반화되는 뉴노멀 시대가 예상된다. 고환율은 물가와 가계경제에 치명적이다. 고환율 시대를 들여다 본다. <편집자주>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넘어섰다. 외환위기였던 1998년 2월(1626.7원) 이후 28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제2의 IMF'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시장의 시각은 다소 다르다. 외환보유액과 외채 구조, 금융권 건전성 등 주요 지표가 외환위기 당시와는 크게 달라 실제 외환위기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2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평균 1521.4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월별 평균 환율과 비교하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2월(1626.7원) 이후 28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환율이 가장 높았던 2009년 3월(1453.3원)보다도 약 70원 높다.

 

원화 실질 가치도 하락세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화의 5월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84.75(2000년 수준=100)로, 전월보다 0.32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79.31) 이후 17년 2개월 만에 최저치다.

 

실질실효환율은 국제 교역에서 원화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지수가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원화의 실질 가치가 다른 나라 화폐보다 떨어졌다는 의미다.

 

원/달러 평균 추이/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28년 만의 초고환율…원화 가치 추락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하면서 올해 연말 금리 수준을 예측하는 점도표(Dot plot)에서 중간값을 3.8%로 제시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9일 장중 101.123까지 뛰어 작년 5월 16일(101.256)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6일 장중 97.620으로 단기 저점을 찍은 뒤 점차 반등해 이달 17일 이후 100선을 넘어선 상태다.

 

주가 급등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은 원화 약세를 계속 자극하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20조2123억원에 달하는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달에만 20조원 넘는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단기외채비율 추이/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외환위기(IMF) 때와는 다르다"

 

그럼에도 외환위기의 가능성이 낮은 이유는 국내 대외 건전성 지표가 과거 위기 당시와 뚜렷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는 단순한 환율 급등이 아니라 외환보유액 부족, 단기외채 상환 압박,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경색이 동시에 발생한 위기였다.

 

지난 5월 기준 외환보유액은 4270억 달러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월 204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20배 이상 늘었다. 외환보유액은 국가가 보유한 '비상 달러'로, 외환시장 불안이나 대외 지급 수요가 발생할 때 활용되는 대표적인 안전판이다. 시장에서는 현재 외환보유액 규모를 감안할 때 단기적인 외화 유동성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도 규제 수준을 웃돌고 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은행의 지난해 외화LCR은 평균 188%로 규제수준(80%)를 상회한다.

 

다만 일부 대외건전성 지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기외채 규모와 비중이 확대된 데다 고환율 장기화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을 외환위기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환율 수준만 놓고 보면 외환위기 당시를 떠올릴 수 있지만 당시와 지금은 시장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며 "외환보유액 규모가 크게 늘었고 은행권의 외화유동성 관리 체계도 강화돼 과거와 같은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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