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비중 너무 높아"…기관·연금 중심 간접투자 문화 강조
단일종목 레버리지 우려 공감하면서도 "증권사만 배불린다는 건 오해"
ETF 괴리율 논란에 LP 역할 언급…"동시호가 안정화에도 리스크 부담"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이 최근 과열 양상을 보이는 국내 증시에 대해 "전 국민이 투자에 눈이 벌겋게 있는 것은 건강하지 못한 사회"라며 개인투자자 중심 시장 구조에 우려를 나타냈다. 연금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중심으로 기관투자자 비중을 높여 장기 자금이 자본시장에 유입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흥행하면서 반도체 쏠림 현상과 과도한 단기매매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시장의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직접투자보다 간접투자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황 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관투자자 비중이 높아지고 연금을 통한 간접투자 방식이 정착돼야 한다"며 "국민연금이 1층이라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 2·3층, ISA는 4층 연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 급등·급락세와 관련해서는 "항상 달이 차면 기울 듯이 언젠가는 힘이 빠질 때가 온다"며 "코스피 1만2000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중간중간 굴곡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염려...증권사만 배불린다는 건 오해"
황 회장은 최근 시장 과열 논란의 중심에 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서는 우려와 필요성을 동시에 언급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을 합하면 전체의 50% 이상이 된 상황이고, 이를 중심으로 ETF가 치중되니 집중도가 커진 것"이라며 "레버리지는 단순히 수익률이 2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음의 복리 효과와 괴리율 문제가 있어 진폭이 커질수록 손실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독특하게도 개인 투자자 비중이 너무 높다"며 "시장이 올라갈 때는 좋지만 하락하는 순간 투자자 손실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염려가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두고 "증권사만 배불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다른 시각을 내놨다.
황 회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증권사만 배불린다고 하는 것은 약간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5월 27일 상장 이후 현재까지 관련 수수료 규모는 약 5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금감원장 입장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우려라고 생각한다"며 "업계도 신용공여 한도 관리나 증거금 비율 상향 등 자정 노력을 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스페이스X 공모주 미배정 사태와 관련해서는 "우리 자본시장 규모와 위상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속사정은 모르지만 상대방 입장에서는 그게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용업계의 과도한 ETF 마케팅 경쟁에 대해서도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며 "협회 자율규제본부를 통해서도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ETF 괴리율·LP 역할 언급..."넥스트레이드 ETF 거래 4분기 목표"
최근 잇따라 발생한 ETF 괴리율 확대 문제와 관련해서는 유동성공급자(LP)의 현실적인 한계도 언급했다.
황 회장은 "장 개시 5분 후나 동시호가 때 호가가 튀는 문제가 생기는데 증권사들 입장에서 이를 관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LP들이 시장에서 마켓메이킹을 해주면 가격 급등락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동시호가 때 LP가 들어가 시장을 안정시켜주면 좋겠지만 LP사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계속 쌓이는 부담이 있다"고 의견을 내비쳤다.
최근 일부 ETF는 장 마감 직전 LP 호가 공백 구간에서 가격이 급등락하며 괴리율이 확대됐고, 한국거래소의 투자유의 적출 건수도 크게 늘어난 상태다.
황 회장은 "LP들의 경험치와 역량이 쌓이면 점차 해소될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중간중간 계속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분명 있다"고 봤다.
아울러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ETF 거래 도입 계획도 공개했다.
황 회장은 "ETF 거래를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금융위원회 인가 절차가 남아 있다"며 "당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4분기 거래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ETF 기준가격을 누가 산출할지, 운용사가 할지 증권사가 할지 등 아직 논의할 부분들이 남아 있다"며 "인프라 기관들이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채워야 할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증권업계 교육세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최근 시뮬레이션 결과 교육세 규모가 과거보다 5배 정도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증권거래세가 이미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이중 부담 성격이 있어 기획재정부와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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