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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금융일반

[고환율 뉴노멀 시대] ②가계·기업·투자자도 영향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어서면서 경제 주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Chat GPT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웃돌면서 경제 주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수출기업과 달러 자산 보유자들은 환차익과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반면 해외여행객과 유학생, 수입업체들은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같은 환율 상승이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누군가에게는 위기가 되고 있는 셈이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3일 1539.4원에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24영업일 연속 1500원대를 웃돌았다.

 

◆ 수출기업, 환차익 기대감

 

원·달러 환율 상승의 대표적인 수혜자는 수출기업이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업종이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예컨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달러로 팔고 원화로 실적을 집계한다.

 

환율이 1300원에서 1500원으로 오르면 같은 1달러 매출이 원화 기준으로 15.4% 더 커진다. 반도체 한 개 수출가격이 달러로 동일해도 원화 영업이익은 자동으로 늘어난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업계는 해외 판매가 달러로 거래되고 실적이 원화로 집계되는 구조로, 환율이 오르면 환산 매출이 자동으로 늘어난다.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아이오닉6 한 대를 4만 달러에 팔면, 1300원 환율 기준 원화 환산액은 5200만원이지만 1500원 환율이면 6000만원이 된다. 조선업도 수혜군이다. 선박은 수주 시점에 달러로 계약하고 몇 년 뒤 실제로 인도하는 구조여서, 계약 당시보다 환율이 높아지면 원화 환산 매출이 그만큼 더 늘어난다.

 

달러 예금이나 미국 주식 등 달러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들도 환율 상승의 수혜를 입는다. 같은 달러 자산이라도 원화로 환산한 평가금액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주식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 여부와 별개로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 소비자·수입기업, 부담 확대

 

반면 항공업은 고환율의 최대 피해 업종 가운데 하나다. 항공사는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 유류비 등 주요 비용을 달러로 지급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710억원의 비용 압박이 생기며, 1500원 수준에서는 비용 증가분이 5000억원대로 확대된다. 항공업계 전반을 합산하면 1조원 규모의 비용 부담이 우려된다.

 

특히 유류할증료의 경우 항공권 운임과 별도로 부과되는 비용으로, 항공유 가격이 일정기준 이상 오르면 부과되고, 유가수준에 따라 1단계부터 최대 33단계까지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7월 한국 출발 기준 국제선 유류할증료 책정 기준으로 6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 (MOPS) 25단계 대비 8단계 낮춘 19단계를 적용했다. 다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유류할증료가 유지되고 있는 데다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은 계속되고 있다.

 

해외여행객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항공권과 호텔, 식비 등 대부분의 해외여행 경비가 달러 또는 현지 통화 기준으로 책정되는 만큼 환율 상승분이 고스란히 여행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유학생 역시 등록금과 생활비 송금 부담이 커진다. 미국 대학에 연간 3만달러의 학비를 내는 경우 환율이 1300원에서 1500원으로 상승하면 부담액은 3900만원에서 4500만원으로 약 600만원 늘어난다.

 

수입업체들도 비상이다. 원유와 곡물, 천연가스 등 주요 원자재를 달러로 수입하는 만큼 환율 상승은 곧바로 원가 부담 확대로 이어진다. 기업들은 가격 인상이나 수익성 악화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과 달러 자산 보유자에게는 호재지만 수입업체와 해외 소비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환율이 1500원 안팎의 높은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될 경우 업종별·계층별 체감 경기 차이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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