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한영 설문조사
가격 경쟁력·개발 속도는 열세로 평가, AI·소프트웨어·R&D 강화는 최우선 과제로 꼽아
중국 전기차(EV)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모빌리티 업계는 중국 대비 가격 경쟁력과 개발 속도를 약점으로 꼽았으나, 향후 시장 주도권은 가격 경쟁보다 기술력에 달려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은 최근 '중국 EV 산업 부상과 글로벌 경쟁 구도 재편에 따른 한국 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제6회 EY한영 모빌리티 컨퍼런스'를 개최하며 참석자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컨퍼런스에 참여한 국내 완성차·부품사, 운송·물류 기업, 투자사, 금융기관, 정책 관계자 등 552명이 응답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과반인 56%는 중국 완성차업체(OEM)의 부상이 한국 및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으로 '가격 경쟁 심화'를 꼽았다. 반면 '기술 경쟁 촉진' 응답률은 28%에 그쳐 국내 기업들이 중국 OEM을 기술 경쟁 상대라기보다 가격 경쟁을 주도하는 시장 경쟁자로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이 중국 대비 상대적으로 부족한 역량으로는 가격 경쟁력(67%)과 개발 속도(45%)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공급망 통합(20%), AI 및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역량(17%), 시장 확장 전략(16%)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응답자들은 품질·신뢰성(39%), 브랜드 경쟁력·인지도(33%), 배터리 기술력(23%)을 한국 기업이 여전히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주요 역량으로 꼽았다. 중국 기업이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은 품질·브랜드 및 기술력을 중심으로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 같은 경쟁 환경에서 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로 AI·소프트웨어 역량 강화(49%)와 연구개발(R&D) 투자 확대(40%)를 지목했다.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단순 원가 절감보다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가 장기 생존 전략이라는 업계 인식이 드러났다.
기업 규모별로는 연매출 2조 원 이상 기업이 R&D 투자 확대(51%)와 AI·소프트웨어 역량 강화(49%)를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매출 5,000억 원~2조 원 미만 기업은 공급망 내재화·다변화(41%)와 정부 정책 지원(33%)도 중요하게 바라봤다.
한편 응답자들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자의 80%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여전히 빠르다고 평가했으며, 성장 둔화 또는 정체·감소를 체감한 응답은 4%에 그쳤다.
또한 전기차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신흥국 시장에서 응답자의 47%는 전기차와 내연기관(ICE) 시장이 동시에 성장할 것으로 바라봤으며, 전기차 중심 성장(31%)과 내연기관 중심 성장(23%) 응답이 뒤를 이었다.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차량 수요가 유지되면서, 전기차로의 단일 전환보다 다양한 파워트레인이 공존하는 시장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했다.
권영대 EY한영 산업연구원장 겸 인더스트리얼·에너지(I&E) 산업 그룹 리더는 "이번 조사 결과는 모빌리티 업계가 중국발 가격 경쟁뿐 아니라 전기차 전환, AI·소프트웨어 전환, 공급망 재편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복합 전환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며 "단순 가격 경쟁이 아닌 AI·소프트웨어와 R&D 기반의 기술 경쟁력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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