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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 > 인물

[CEO와칭] 우희종 한국마사회장, 수의학자이자 생명윤리 연구자...'말 복지·공공성' 내걸어 체질 바꾼다

힐링승마 현장을 찾은 우희종 한국마사회장

 

말과 사람의 공존. 이는 우희종 한국마사회 회장이 취임 이후 일관되게 내세워 온 경영의 좌표다.

 

우 회장은 제39대 회장으로, 그간 보기 드물었던 수의학자 출신이다. 1958년생인 그는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동경대에서 생명약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 1992년부터 30여 년간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수의과대학장 시절에는 아시아 최초로 미국수의학협의회(AVMC) 인증을 이끌어 내는 등 국내 수의학교육의 국제 기준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면역학과 동물복지 분야의 전문가로서 평생 '생명'과 '공공성'을 화두로 삼아 온 그의 이력은, 경주마와 사람이 함께하는 마사회의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다.

 

우 회장이 올해 2월 부임한 이후 일관되게 내걸고 있는 가치는 '말 복지'다. 그는 복지를 감성이 아닌 기술의 문제로 본다.

 

"말에게 자유란 위험에 방치되는 것이 아니라 말답게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것"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충분한 운동과 휴식, 부상·질병 예방, 은퇴 이후의 삶까지 생애주기 전반을 과학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실효적 관리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국회와 함께 '내장칩 기반 은퇴마 추적관리 의무화' 법안도 추진하고 있다. 또 은퇴마 2부 리그 신설과 승용 전환 순치비용 지원으로, 말의 생애 전체를 책임지는 체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국민과 함께하는 말 문화 레저공기업'이라는 경영 슬로건도 제시했다. 그는 "말산업이 국민의 일상 속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경마라는 좁은 틀을 넘어 말산업을 대중문화의 영역으로 확장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렛츠런파크 서울(과천경마장)의 이른바 '위치 재선정'을 주력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마권구매 공간이 아닌, 가족이 쉬고 아이들이 생명을 배우며 시민이 자연을 경험하는 '문화·생태·교육 공간'으로 바꿔 가는 작업이다.

 

우희종 회장

아울러 현재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는 학교 체육승마를 중·고교까지 넓히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기승형·비기승형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말이라는 동물과 교감하며 생명존중의 정신을 배우는 생명생태 교육을 확산해 가겠다는 구상이다. 또 사회공익승마 및 재활승마, 실버힐링승마 등의 공헌사업 역시 말산업이 국민복지와 만나는 접점으로 보고 있다.

 

공공성과 상생의 가치도 경영 전면에 배치했다. 그는 "경마 수익은 특정 개인이나 주주가 아니라 사회로 환원된다"고 했다. 매출의 16%, 연간 1조 원이 넘는 제세금과 축산발전기금·농어촌 지원·사회공헌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곧 민간 사행산업과의 결정적 차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사행성이라는 민감한 요소가 있는 사업일수록 매출 확대가 아니라, 이용자 보호와 과몰입 예방, 불법경마 대응을 공공부문이 책임져야 한다는 견해다. 지난 2024년 6월 시작한 온라인마권(전자마권)도 그는 "매출 수단이 아니라 불법 수요를 제도권으로 끌어와 더 투명하게 관리하는 장치"로 규정하고 구매한도·본인확인 등의 안전장치를 도입했다.

 

마사회는 우 회장 취임 이후 기관 설립 이후 처음으로 동반성장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고, 개인정보 보호수준 평가에서도 2년 연속으로 최고등급(S등급)을 획득했다. 노사가 공동으로 안전보건을 선언하며 '안전 최우선 경영'을 약속했고, 불법경마와 사이버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경찰과의 공조도 강화했다. 건전한 경마문화 조성 및 신뢰 회복에 초점을 둔 행보다.

 

솔선수범형 리더십도 눈에 띈다. 그는 최근 자원안보 위기 국면에서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예정돼 있던 해외출장도 취소하는 등 에너지 절감에 동참하고 있다. 아울러 현장과 직원을 먼저 챙기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아직 임기 초반이지만 조직문화 전반에 울림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그에겐 난제가 주어져 있다. 취임 초기 조직 안팎으로 진통을 겪은 데 이어, 렛츠런파크의 이전론을 둘러싼 현안도 매듭을 져야 한다. 마사회의 경영 성과·조직 통합 등에 수의학자로서의 생명존중 철학을 무리 없이 잘 녹아들게 하는 것. 3년의 임기 동안 우 회장이 풀어 가야 할 숙제다.

 

◆약력

-한국마사회 회장(2026년 2월~)

-대한수의사회 정무부회장

-서울대 수의과대학 수의학과 교수

-국회동물복지포럼 자문위원장

-아시아 수의과대학협의회(AAVS) 의장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

-일본 동경대 생명약학 석·박사

-서울대 수의학 학사

-1958년생

 

/세종=김연세기자 kys@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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