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AI·빅데이터 활용한 ‘디지털 행정 혁신’ 본격 추진
지난 5일 열린 고양시 업무보고장에서 한 신규 공무원이 챗GPT를 활용해 제작한 50초 분량의 정책 홍보 영상을 선보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모 라면 광고를 패러디한 이 영상은 문구, 나레이션, 자막까지 모두 AI를 통해 제작된 것으로, 행정 업무에 디지털 기술을 적극 도입하려는 고양시의 변화상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AI·빅데이터 기반한 디지털 행정 혁신… 업무보고도 변화 고양시는 1월 13일부터 진행된 '2025년 업무보고'에서 SNS·영상·AI 대화 등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적극 활용하며 기존의 형식을 탈피한 파격적인 보고 방식을 도입했다. 특히, 다수의 부서가 숏폼(1분 이내 짧은 영상) 형태의 '영상보고서'를 제작했으며, 토론 시간에는 유튜브와 핀터레스트(이미지 공유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국내외 도시 사례를 공유하거나 챗GPT에 직접 질문해 정책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방식이 사용됐다. 이러한 변화는 젊은 실무자들이 시장과 직접 소통하는 계기가 됐으며, 기존 6급 이상 팀장·과장 중심이었던 업무보고에 7~9급 실무자들의 참여율이 대폭 상승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고양시청소년재단은 직급 역순으로 좌석을 배치해 신규 직원들이 시장과 더욱 가깝게 소통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이 같은 변화는 디지털 기술과 빅데이터 분석을 행정 전반에 도입해야 한다는 이동환 시장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이동환 시장은 "디지털 기술을 공공이 먼저 도입하고, 이를 정책을 통해 민간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디지털 정책플랫폼 구축… AI 활용한 실시간 정책 대응 고양시는 AI·빅데이터를 행정 업무에 적극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디지털 정책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사건·사고, 민원·교통, 정책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대형 전광판을 통해 운영되며, 각 부서가 유기적으로 신속한 정책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와 함께, 각종 행정 데이터를 분석해 정책 결정을 최적화하는 '스마트 데이터플랫폼'도 도입할 계획이다. ◆AI·빅데이터, 시민 생활 전반에 적용… 복지·교통·안전 혁신 고양시는 AI·빅데이터를 단순히 조직 내부에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복지·교통·안전·민원 등 다양한 정책에 적용해 시민 편의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복지 분야에서는 손목에 착용하는 '디지털 혈당관리 시스템' 도입, 독거노인을 위한 AI '돌봄로봇' 운영, 24시간 카카오톡 민원상담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며, 안전 분야에서는 AI 기반 스마트 관제시스템 도입(화재·낙상·실종 등 실시간 대응), 드론·3D 기술을 활용한 노후 건축물 원격 안전관리, 주소 없는 등산로·시설물에서 스마트폰 위치 공유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교통 분야에서는 자율주행버스를 시범 운영하고, 인공지능 기반 최적 교통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며, 킨텍스 일원을 중심으로 도심항공교통(UAM) 산업을 육성한다. 농업 분야에서는 스마트팜 도입을 확대하고, 지하공간·공실을 활용한 도심형 수직 스마트팜 구축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AI 혁신팀 신설… 업무 사각지대 중심으로 AI 도입 확대 고양시는 AI·빅데이터를 전방위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올해 'AI 혁신팀'을 신설하고, 행정의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AI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동환 시장은 "챗GPT는 질문이 구체적일수록 더 정확한 답변을 제공한다"며 "공직자들도 시민들의 요구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는 수동적 대응보다 적극적 질문으로 시작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고양시는 디지털 혁신을 통해 공공 행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AI·빅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