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13일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예측치를 종전 대비 0.6%포인트(p)나 올렸다. 국내총생산(GDP)이 작년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국제투자은행(IB)들도 한국 성장률 전망 상향에 가세하고 있다. 4월 말 기준 수치만 봐도, 8개 주요 IB가 제시한 평균치가 2.4%에 달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경제는 올해 1분기에만 1.7%(직전분기 대비) 성장했다. 이날 기준 주요국 중간비교에서 1위가 바로 한국이다. 경제대국 미국·중국, 인구대국 인도네시아까지 제쳤다. 비록 연간 집계는 아닐지언정 상당히 이례적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0개국 중 선두에 올라 있다. 주요 20개국(G20) 협의체에서도 중간집계 1위다. 이날까지 수치를 공개한 OECD 20곳 가운데 한국만 유독 1% 선을 넘겼다. 다만 아직 안 나온 18개국 수치를 지켜봐야 한다. 어쨌든 유럽연합(EU) 국가들 평균은 0.1%에 머물고 있다. OECD에선 한국뿐이지만 G20에선 1%대가 보고됐다. 중국이 1.3%, 인도네시아가 1.4%였다. 반면,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 직간접으로 휘말린 사우디아라비아의 1분기 GDP는 전 분기 대비 1.5% 줄었다. 경기가 후퇴한 것. 미국 경제는 0.5% 성장했다. OECD 내 개도국 회원국 수치를 보면 우리나라의 1.7%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코스타리카 0.3%, 체코 0.2%, 리투아니아 -0.4%(역성장), 멕시코 -0.8%(역성장) 등이다. 또 유럽 주요국 중 아일랜드의 경우, 일시적이지만 -2.0%의 경기 침체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도 1분기 속엔 중동 사태의 타격이 일부 자리 잡았다. 2월 말 터진 전쟁은 3월에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호황기의 덕을 톡톡히 본 듯하다. 중동전이 없었다면 2%를 넘었을 수도 있다. 국내 주식시장은 더욱 놀랍다. 지수 8000포인트에 근접해 있다. 마치 마이클 펠프스나 우사인 볼트가 신기(神技) 부리는 것 같다. 자기가 보유한 세계 기록을 자기가 갈아 치우는 모습이다. 성장률도 주가도 뭔가 정상(正常)은 아니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환율 1400원대 후반, 국제유가 100불·휘발유 2000원이 일상에 스며들고 있는데 GDP와 코스피의 직진이 맞는지, 어울리는 옷인지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다.
2026-05-13 15:16:55 김연세 기자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가 유통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외국인 매출이 늘었다는 이야기가 쏟아진다. 실제 주요 유통 기업들의 1분기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화려함 그 자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매출의 4분의 1 가까이를 외국인이 채웠고, 신세계백화점은 외국인 매출만으로 '연간 1조 원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더현대 서울은 외국인 매출이 두 배 넘게 뛰며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편의점인 GS25와 CU 또한 외국인 결제 매출이 60~70% 이상 급증하며 'K-편의점'의 위상을 증명했다. 올해 1분기 방한 관광객이 476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으니, 유통가 입장에선 그야말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형국이다. 하지만 화려한 숫자의 잔치 뒤편에는 서늘한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 매장을 가득 채운 외국인들의 활기찬 대화 소리와 달리, 우리 국민들의 소비 심리는 차갑게 식어버린 탓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보다 7.8포인트나 급락하며 100 아래인 99.2로 떨어졌다. 지수가 100 미만이라는 것은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낙관적인 이들보다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외국인에게는 축제인 유통 매장이 내국인에게는 선뜻 지갑을 열기 두려운 공간이 되어버린 셈이다. 이러한 극명한 대조의 중심에는 '환율'이라는 양날의 검이 있다. 달러당 1490원까지 치솟은 고환율은 방한 외국인들에게 강력한 구매력을 선물했다. 그들에게 한국은 고품질의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쇼핑 천국'이 됐지만, 수입 물가 상승 압박을 견뎌야 하는 내국인들에게 고환율은 생활고를 가중하는 고통의 원인이다. 외국인이 럭셔리 주얼리와 명품 쇼핑에 열을 올리는 동안, 우리 서민들은 장바구니에 담을 채소 하나 가격에 손을 떨며 지갑을 닫고 있다. 결국 지금 유통가가 누리는 호황은 외부 요인에 기댄 '반쪽짜리 활력'일지도 모른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실적을 떠받치고는 있으나, 내수 소비라는 기초 체력은 갈수록 허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은 언제든 대외 환경에 따라 발길을 돌릴 수 있는 가변적인 수요다. 유통업계가 외국인 특수에 취해 정작 안방 고객들의 아우성을 외면한다면, 환율의 마법이 풀리는 순간 마주할 내수 시장의 공동화 현상은 감당하기 힘든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화려한 매출 신기록에 가려진 '내수 침체'라는 구조적 위기를 직시해야 할 때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6-05-12 16:49:08 김서현 기자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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