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가동된 여신금융협회 회장추천위원회의 공모 결과 차기 회장으로 민간 출신의 후보자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서류 심사는 시작되지도 않은, 원서 접수 단계에 불과한 시점이다. 접수된 서류를 심사조차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유력 후보자 평이 나오는 아이러니다. 청와대, 금융당국 등 윗선에서 관료는 지원조차 말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다. 이번 협회장 선거에 현 정권의 관피아(관료+마피아), 모피아(재정·금융 관료+마피아) 배제 성격이 반영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간 여신협회장 선거에서는 관피아 논란이 꼬리처럼 따라 붙었다. 관료 출신이 요직을 맡는 관행이 되풀이된다는 비판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왔다. 선거마다 후보자의 출신 배경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던 것도, 이번 선거에서 관료는 지원하지 말라는 직접적인 지시가 내려온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민·관 출신을 따지기 전에 본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관피아·모피아에 대한 반감의 본질은 '외풍'이다. 투명하고 공정해야 할 선거에 외부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심만으로 선거의 정당성은 흔들린다. 문제는 관료 출신 여부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가 결과를 좌우하는 듯한 분위기, 선거 구조가 무력해졌다는 시선이 반발을 키우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추위 역시 개과천선은 없었다. 윗선에서 "관료는 지원조차 말라"는 지시 사항이 내려왔다는 것 자체가 또다시 선거 시스템, 투표권을 무력하게 한다. 개입은 여전하다. 그저 관피아가 민피아(민간인 출신+마피아)로 변신했을 뿐이다. 실제 이번 선거의 민간 출신 후보군에서도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는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전라남도, 중앙대, 현 정부 정책보좌관 경력 등 이재명 대통령과 접점으로 읽힐 만한 요소들이 거론된다. 지금 카드업계는 다크호스가 아닌 구원투수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민'이냐 '관'이냐의 구분이 아니다. 어려운 업계 상황을 타개할 역량이 있는 인물인지의 여부다. 업계는 수익원 발굴 문제, 규제 완화, 조달 금리 상승 부담, 건전성 문제 등을 현명하게 해결할 회장을 원한다. 민간 출신이든 관료 출신이든, 연줄로만 뽑힌 회장을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2026-05-21 14:02:17 안재선 기자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