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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K제약·바이오, 신약개발은 계속 돼야 한다

올해 4월 혁신신약 연구개발 전문 기업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국내외에서 기대를 모았던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BBT-877' 임상 2상에 실패했다. 시장은 차갑게 반응했고, 신약개발이라는 긴 터널에 갇힌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자금 조달, 상장 폐지 등 중대한 고비에 직면했다. 후속 파이프라인과 지속가능한 연구개발 계획에도, 신약개발 실패는 기업의 생존을 흔드는 것이 제약·바이오의 냉혹한 현실임이 확인된 사례다. 이후 두 달 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파라택시스 홀딩스를 새 주인으로 맞으며 코스닥 상장 기업이라는 지위는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최대주주는 기존 이정규 대표이사에서 '파라택시스 코리아 펀드 원 엘엘씨'로, 사명도 '파라택시스 코리아'로 변경된다. 다만, 파라택시스 홀딩스는 미국에 본사를 둔, 디지털 자산 분야에 특화된 멀티 전략 투자 회사다. 이제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인'이 더 이상은 전통 제약 산업 내에서만 등장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국내 기업들만 살펴봐도, 화학 기업인 OCI그룹은 제약·바이오 사업으로 꾸준히 눈독을 들여 왔다. 지난 2022년부터 현재까지 부광약품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데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국내 대표 식품 기업인 오리온이 국내 대표 항체·약물접합체(ADC) 전문 기업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글로벌 식품·바이오 기업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딛기도 했다. 대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제약·바이오 산업을 통해 신사업을 확장한다. 특히 전통적인 신약개발부터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직접 경쟁하거나 기업 영향력을 넓히는 모습이다. 여러 형태의 자본 유입이 제약·바이오 산업의 생태계를 다층화하는 긍정적인 흐름일 수 있는 동시에, 일각에선 이종산업 간의 이러한 흐름에 따라 기술에서 자본으로 중심 축이 이동할 수 있다는 긴장감도 짚는다. 신약개발 역량이 국가 미래를 여는 성장엔진으로 남기 위해선, 더욱 성숙한 기업 문화가 요구된다. 자본 경쟁력을 바탕으로 제약·바이오를 선택할 수 있는 만큼, 신약개발의 실패가 끝이 되지 않도록 하는 책임감을 기대해 본다. 제약·바이오 기업 또한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 쫓기지 않으려면 신약개발을 뒷받침하는 자본과 균형을 이뤄내길 바란다.

2025-07-13 16:14:08 이청하 기자
[기자수첩] "리포트가 달라졌다?"… 여전히 말 못하는 진실

"왜 목표 주가를 하향했냐"는 주주의 항의 전화, "인터뷰 어렵겠다"는 기업의 유보적 반응.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와 기업 IR팀 사이에서 압박을 동시에 받는다. 그 결과 리포트는 실적이 꺾여도 '매수', 많아야 '중립'에 머무른다. 시장 진단보다 기업과의 거래와 투자자의 눈치를 의식한 판단이 앞서는 구조가, 증시 신뢰 성장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20대 증권사가 발간한 수천 건의 리서치 리포트 가운데 '매도' 의견은 단 0.1%에 불과했다. 매수 의견은 평균 90.4%, 중립은 9.5%였고, 무려 18곳 증권사는 상반기 내내 매도 리포트를 단 한 건도 내지 않았다. 실적이 꺾인 기업, 주가가 고점 대비 30% 넘게 하락한 종목에도 리포트는 대체로 낙관적이다. 투자 판단의 나침반이 돼야 할 리서치 보고서가 오히려 시장 기대를 부풀리는 도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엘앤에프'의 경우는 매출이 수분기 연속 감소세인데도 2분기 들어 나온 25개의 분석 리포트 중 단 한 건만 '중립' 의견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매수'였다. 일부 증권사는 "납득되지 않는 주가 하락"이라며 오히려 시장을 탓했다. 또한 누구나 알법한 한 대형 기술주의 영업이익은 1년 새 반토막이 났지만, 리포트에서는 목표주가가 오히려 높아졌다. 실적 전망은 낮추면서도 주가 기대치는 상향 조정되는, 모순된 흐름이 반복된다. 이런 기형적 구조의 배경에는 리서치 조직의 '이해상충'이 있다. 애널리스트가 취재하는 기업은 동시에 자기 회사의 고객사인 경우가 많다. 매도 리포트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 해당 기업이 증권사와 거래를 끊는 일도 실제로 벌어진다. 증권사 내부에서도 리서치센터는 비용만 나가는 '코스트 센터'로 인식되곤 한다. 분석력보다 기업 관리 능력이 더 중요시되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변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증권가에는 조금씩 다른 움직임도 감지된다. 올 들어 급등한 원전·방산·증권주를 중심으로 일부 증권사들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추고 있다. SK증권은 미래에셋증권 리포트를 통해 "기대가 과도하다"며 목표주가를 현 주가보다 낮은 1만8000원으로 제시했고, 신한투자증권은 주가가 3배 이상 오른 원전주에 대해 '단기매매(trading buy)'로 의견을 바꿨다. "좋은 회사도, 항상 좋은 주식일 수는 없다"는 조심스러운 메시지도 시장에 보여준 셈이다. 리서치 보고서는 투자자에게는 나침반이고, 기업에게는 거울이다. 기업과 시장의 눈치를 보느라 진단을 주저하는 보고서는 단기적으로 불편함을 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신뢰를 갉아먹는다. 애널리스트가 불편한 말도 할 수 있어야, 리포트가 다시 '신뢰 자산'이 될 수 있다. 그 신뢰 위에서 건강한 투자와 기업 성장, 그리고 활력 있는 증시가 가능해진다.

2025-07-10 13:40:28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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