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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잠시 북아메리카 잔치의 시간

100년을 바라보는 FIFA월드컵 역사에 대해 브라질을 빼놓고 논할 순 없다. 영원한 우승후보로 불려 왔다. 그러나 이 최고의 수식어는 2010년대를 거치며 무색해졌다. 2006 독일 대회부터 2022 카타르 대회까지 단 한 번도 결승전 무대를 밟지 못했다. '우승국은 개최국이 속한 대륙에서 나온다'라는 속설이 있다.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만을 가리키는데 예외가 있었다. 유럽(1958 스웨덴 대회)에서 브라질이, 아메리카(2014 브라질 대회)에서 독일이 각각 우승컵을 챙겼다. 브라질이 2026 북미 대회에서 그 전통을 되살릴는지 관심거리다. 네이마르는 13년 전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에서 스페인(2010 월드컵 우승국) 상대 3-0 완승을 이끌었다. 그가 삼바축구·카나리아군단 재건의 서곡을 울렸으나 정작 먼저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쪽은 뮐러와 음바페, 메시였다. 그에 앞서 스페인은 2010 남아공 대회 조별리그에서 스위스에 0-1로 패했다. 그 전까지 스위스 상대로는 A매치에서 48년간 진 적이 없던 터. 액땜이 됐는지 스페인은 그해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이 티키타카 축구도 바로 다음 대회인 2014 브라질에서 종말을 고했다. 조별리그 초장부터 네덜란드에 대패한 것. 또 칠레한테까지 잡히며 일찌감치 짐 싸야 했다. 오렌지군단의 복수극은 완벽했다. 2010년 결승에서 무적함대에 눌린 설움을 4년 뒤 골폭풍으로 달랬다. 선취골을 내주고도 내리 다섯 골이나 뽑아냈다. 당시 네덜란드는 파죽지세였고 4강까지 내달려 아르헨티나와 마주했다. 하지만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했고 판페르시-로번-스네이더의 화려했던 시절도 저물어 갔다. 1970년부터 1994년까지 무려 24년 동안 우승컵은 4개국만이 나눠 가졌다. 브라질과 독일, 아르헨티나, 이탈리아다. 그 남미 2강·유럽 2강 구도를 깬 건 프랑스였다. 지단-앙리-트레제게의 삼각편대는 1998년 레블뢰군단을 역대 챔피언 반열에 올려 놨다. 음바페와 메시의 3번째 격돌 성사 가능성도 있다. 프랑스는 2018 러시아 대회 16강전 때 아르헨티나에 4-3 신승을 거둔 바 있다. 둘은 4년 뒤 다시 만났고 메시가 설욕했다. 21세기 들어 2회 이상 우승한 나라는 아직 없다. 올해 대회에서 나올 공산은 꽤 크다. 후보군에 브라질(2002년 1위)과 스페인(2010), 독일(2014), 프랑스(2018), 아르헨티나(2022)가 있다. 또 잉글랜드와 네덜란드 등은 이들의 시상대 꼭대기 복귀를 막아설 복병으로 거명된다.

2026-06-11 14:16:02 김연세 기자
[기자수첩] K-방산 성장의 그늘, 반복된 사고가 묻는 안전의 무게

K-방산의 성장 속도는 분명 놀랍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국내 방산기업들은 해외 수주를 늘리며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천무와 K9, 항공 엔진, 우주 사업 등을 앞세워 K-방산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성장이 빠를수록 함께 높아져야 할 기준이 있다. 안전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는 고위험 방산 사업장의 안전관리 체계가 사업 규모와 위험도에 걸맞게 작동해 왔는지 돌아보게 한다. 이번 사고가 더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는 사고가 반복됐다는 점이다. 고위험 공정에서 사고가 이어진다면 단순한 현장 실수나 우연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작업 절차, 설비 관리, 위험 감지 체계, 책임 구조 전반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은 다연장로켓 천무와 공대지유도탄 천검 등을 생산하는 핵심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사고 수습과 안전성 검증이 길어질 경우 생산 일정뿐 아니라 협력업체 공급망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해외 고객이 중요하게 보는 납기 신뢰도와 생산 안정성 역시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 방산기업의 경쟁력은 수주액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납기 이행 능력, 품질 관리가 모두 맞물려야 한다. 여기에 고위험 공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안전관리 역량이 더해져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사고 이후 특별 안전 점검과 생산 중단, 안전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필요한 조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사후 점검을 넘어 사고 이전에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일이다. 고위험 공정의 자동화와 무인화, 안전 조직의 독립성, 현장 위험을 경영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체계가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결국 생산보다 안전을 우선하는 조직 문화가 뒷받침돼야 비슷한 사고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K-방산은 이제 양적 성장의 성과를 넘어 질적 신뢰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수출 실적이 외형을 보여준다면 안전은 그 외형을 지탱하는 기반이다. 세계 시장에서 오래 신뢰받는 방산기업이 되려면 더 많이 만드는 능력뿐 아니라 더 안전하게 만드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2026-06-10 13:10:44 원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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