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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업계의 '수수료' 갈등

수수료는 누군가의 수익이자, 누군가의 비용이다. 수익을 지키려는 측과 비용을 낮추려는 측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밖에 없다. 최근 금융업계에서는 수수료 갈등이 업권을 가리지 않고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게 카드사와 주유업계다. 주유업계는 최근 카드사에 수수료율을 1.5%에서 1.0%로 인하해 줄 것을 요구했다. 고유가로 결제액이 커지면서 주유업계 카드수수료 부담이 증가하면서다. 비용을 줄이겠다는 움직임이다. 카드사는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주유의 경우 결제금액이 확대될 경우 카드사 비용도 함께 늘어난다는 것. 주유 결제액이 많아지면서 포인트·할인 비용이 함께 커지고 있다는 논리다. 수수료 갈등은 저축은행과 핀테크 업계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핀테크 업계의 대출 중개수수료 인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저축은행 쪽은 핀테크 업계의 대출 중개수수료 인하가 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져 서민들의 금리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역시 핀테크 업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수수료 인하가 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질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수수료 인하로 핀테크 업계가 위축되면 서민들의 자금 대출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비용을 낮추려는 측과 수익을 지키려는 측의 팽팽한 신경전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은 최근 더 격화되는 양상이다. 업계가 수익성 악화 속 비용 절감 압력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카드사의 수익은 2조3602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2300억원 가량 줄어 들었다. 저축은행 업권도 지난해 79개 저축은행의 순이익이 416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익 대부분이 상위 1~2개사에 집중됐다.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겪는 저축은행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때일수록 '상생'의 가치를 돌아봐야 한다. 각 업권이 자신의 이익만을 우선시하며 갈등이 격화되면 사회 전체의 비용은 오히려 증가한다. 이를 막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역할도 불가피하다. 고통 분담을 업계에만 맡긴 채 갈등을 방치해선 안된다. 상생이 가져오는 효용은 생각보다 크다.

2026-04-22 16:01:50 안재선 기자
[기자수첩] 장애가 소음이 될 때, 인권은 죽어간다

새벽 1시 자폐 성향이 있는 21세 아들의 "돈가스가 먹고 싶다"는 말에 외투를 챙겨 입고 아들과 식당으로 향한 김창민 영화감독은 그 날 차디찬 아스팔트 위에서 생을 마감했다. 최근 세간을 분노케 한 '영화감독 김창민 씨 사망 사건'은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장애가 있는 아들이 내는 소리에 "조용히 시키라"며 시작된 시비는 6대 1의 집단 폭행으로 번졌고, 아버지는 끝내 뇌사 판정을 받은 뒤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하며 세상을 떠났다. 이날 현장의 공권력은 무능했다. 출동한 경찰은 피투성이가 된 피해자를 앞에 두고도 가해자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았다. 심지어 아들을 지키려 나이프를 들었던 아버지의 절박한 방어기제만을 보고 사건을 '쌍방 폭행'으로 규정했다. 경찰의 초동 수사가 가해자의 폭행 횟수를 '20여 회'에서 '3회'로 축소 보고하는 동안, 가해자들은 거리를 활보하며 자신의 폭력을 미화하는 힙합 곡까지 발표했다. 뒤늦게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들은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사과문을 읽으며 "유족의 연락처를 몰라 사과를 못 했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진정으로 용서를 구하고 싶었다면, 변호사를 통해서라도 얼마든지 연락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사건의 밑바닥엔 장애를 향한 차가운 시선이 깔려 있다. 발달장애인의 돌발 행동을 배려의 대상이 아닌 '소음'으로 본 결과가 집단 폭행의 시작이었다. 비장애인의 소란에는 관대하면서 장애인의 행동에는 유독 엄격한 우리 사회의 낮은 인권 감수성이 빚어낸 참사다. 사법 시스템도 가해자의 편이었다. 경찰이 초동 수사에서 '쌍방' 프레임을 짜버렸고, 오히려 유족이 직접 CCTV를 뒤지며 증거를 모아야 했다. 수사기관의 안일함과 법원의 기계적 영장 기각이 결합될 때 법은 약자의 방패가 아니라 가해자의 은신처가 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김 감독은 생전 경찰 인권영화제에서 상을 받았을 만큼 인권에 각별했던 영화인이었다. 그런 그가 정작 가장 인권이 무너진 현장에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지독한 역설이다. 검찰의 재수사가 시작됐다. 우리는 이 사건을 결코 쉽게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 처벌 결과는 단순히 한 범죄자의 단죄를 넘어 우리 사회가 장애인 가족의 삶을 어떻게 대우하는지 결정짓는 척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26-04-22 10:06:59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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