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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AI 인재 유출, 늦기 전에 막아야

"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면 테슬라에 합류해라"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SNS를 통해 한국을 콕 집어 인재 영입 메시지를 던졌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 인재를 향해 직접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모습이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퀄컴 역시 한국 반도체 연구 인력을 주요 영입대상으로 보고 3D D램 연구개발 전문가 확보에 나섰다. 문제는 이런 움직임이 단순한 채용 경쟁을 넘어 인재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 기업들은 파격적인 연봉과 연구 환경, 글로벌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내세워 한국의 우수 인력을 흡수하고 있다. 실제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2024년 미국 취업이민 비자(EB1·EB2)를 받은 한국 고급 인재는 5847명으로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의 핵심 두뇌들이 조용히 해외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국내 기업들도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LG는 사내 대학원을 설립해 직원들을 석·박사급 AI 전문가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대학과 협력을 확대하며 인재 선점에 나섰고, SK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AI 조직을 챙기며 젊은 인재를 전면에 배치하는 등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인재 유출의 뿌리는 훨씬 깊은 구조적 문제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대표적인 것이 이공계 인재의 급격한 감소다. 한국에서는 상위권 학생들이 공학보다 의대를 선택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재 유출까지 겹치면 산업 경쟁력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AI와 반도체, 로봇 등 첨단 산업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AI 시대에 인재는 더 이상 기업의 자산만이 아니다.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원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인재 확보 경쟁은 기업의 몫으로만 남겨져 왔다.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한국 기업이 인재를 지킬 수 있느냐가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가 인재를 붙잡을 수 있느냐의 문제다. AI 인재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그리고 이 전쟁에서 패배한다면, 그 대가는 생각보다 훨씬 클지 모른다.

2026-03-12 16:12:00 차현정 기자
[기자수첩] LFP 주도권 쥔 중국…K-배터리 전략 시험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둘러싼 배터리 업체 간 기술 경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문제는 그 경쟁의 중심이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점이다. LFP 기반 배터리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우리 업체들이 강점을 가진 삼원계 배터리를 밀어내고 중국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도 보급형 모델을 중심으로 채택이 늘어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 국면에서도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 가격을 낮추기 위해 LFP 채택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최근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 BYD는 고도화한 새로운 기술인 '차세대 블레이드 배터리와 초고속 플래시 충전 시스템'을 공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배터리를 10%에서 70%까지 약 5분 만에 충전할 수 있고 약 9분이면 거의 완전 충전 수준에 도달한다. 영하 20도 환경에서도 20%에서 97%까지 약 12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고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약 777km 수준이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반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대응은 다소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부담이 겹치면서 전기차용 LFP 시장보다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중심으로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충북 오창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도 일부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삼성SDI 역시 북미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 LFP 생산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SK온도 북미 에너지 기업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ESS용 LFP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배터리 기업들은 두 가지 난제를 안고 있다. 하나는 전고체 배터리라는 미래 기술을 선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LFP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현재 수요가 형성된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 대한 대응 전략을 보다 빠르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LFP 분야에서 후발주자인 K-배터리 기업들이 기술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도록 정부 지원과 함께 산·학계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2026-03-11 15:08:14 원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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