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네시아서 전기차 판매 1위…일본 업체 추격
현대자동차가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트렌드를 주도하며 전기차 선두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5일 현대차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 중 처음으로 현대차는 전기차(아이오닉 5)의 현지 생산 및 판매 체계를 갖추고, 출시 1년 만에 전기차 1위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7월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3913대로 시장 점유율 56.5%를 기록했다. 지난해 현지 전기차 점유율 1위였던 중국 전기차 업체 우링자동차(1944대·28.1%) 점유율의 두 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1위다. 이는 아이오닉 5의 현지 생산과 판매 체계를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다. 현대차는 자동차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판단하고 지난해 첫 현지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등 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인구 4위 국가(2억7700만명)으로 시장 잠재력이 풍부할 뿐더러,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생산거점 역할도 기대된다. 아이오닉5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완성차 업체 중 현지에서 생산을 시작한 최초의 전기차 모델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전기차 핵심 소재인 니켈 등 풍부한 자원을 활용해 아세안 전기차 허브로 도약을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에서 전동화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022년 3월 16일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식에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남기고 "아이오닉 5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 양산을 축하하기도 했다. 특히 2024년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 현지에 건설 중인 배터리셀 합작공장이 가동되면, 안정적인 공급망을 바탕으로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한편 현대차는 전기차 성장을 바탕으로 일본 자동차 업체에 대한 추격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판매법인(HMID)은 인도네시아 내 자동차 판매 순위를 2021년 13위에서 2022년 8위로, 올 들어서는 7월까지 6위로 계속해 끌어올렸다. 이 기간 판매대수는 2021년 3005대에서 현지 생산이 시작된 2022년 3만 1965대로 10배 이상 늘어났고, 올해는 1~7월 누적 판매대수가 2만 65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은 현대차가 3.4%로 도요타(1위, 32.5%), 다이하쓰(2위, 19.6%), 혼다(3위, 14.5%), 스즈키(4위, 8.0%), 미쓰비시(5위, 7.6%) 등 주요 일본 업체들과는 아직 격차가 있지만, 일본차가 50년 이상 인도네시아에 먼저 진출해 견고하게 다져온 독점 체제에 균열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를 넘어 적극적인 수출을 통해 아세안 지역 공략도 적극 진행 중이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7월 3만 114대의 인도네시아산(産) 자동차를 아세안, 아중동 등 인근 해외 시장에 수출하며, 전년 동기 대비 수출 물량을 70.0% 늘렸다. 이는 올해 7월까지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에 판매한 2만 65대보다 50% 이상 큰 규모로, 인도네시아 공장은 향후 현대차의 주요 수출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향후에도 인도네시아 공장을 기반으로 6억 7000만명에 달하는 인구, 풍부한 자원 등 잠재력을 보유한 아세안 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