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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사주속으로] 우주를 품다

그러니까 1967년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달착륙의 위대한 발걸음을 내딛기 전까지 달은 사람들의 가슴 속의 동화이자 꿈이었다. 계수나무 아래서 토끼가 절굿공이로 무언가를 찧으며 정겨운 향수의 원천이자 때로는 이태백의 술잔에 시로 담겨지기도 하면서 무한 상상의 샘물이었다. 해와 달과 별로 대변되던 우주는 근대에 들어 그 끝을 알 수 없는 무한 세계임을 증명한다. 허블망원경이 탄생하면서 태양계를 품고 있는 우주 외에도 그 끝과 수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우주는 인간의 상상도 허락하지 않을 정도다. 인간이 우주를 품은 것은 몸이 우주의 원리를 따른 것에서, 아버지의 정(精)은 태양으로부터요, 어머니의 품은 달(月)의 기운이다. 일년이 365일이듯 인간이 혈이 365개인데, 이는 여성이 그렇고 남성은 366개이다. 우주의 기운을 닮아 명(命)을 받은 우리의 그다음은 정신, 즉 마음으로 우주의 원융함을 꿈꾸며 닮고자 함이니 나 홀로 존재가 아닌 서로 서로가 그물처럼 얽히어 몸과 마음으로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덕을 풀며 우주와 한 몸이다. 그렇게 연월일시 태어난 날의 하늘과 땅의 기운을 친절하게 기호로 풀어 인생의 순간마다 참고하게 해주니, 소중하게 태어난 생명이 우주론적 존재임을 잊지 않게 해준다. 송나라 때 소강절선생은 우주의 나이를 계산해 냈다. 그 유명한 매화역수(梅花易數)가 소강절선생의 작품이다. 미래 예측에 있어 독특하지만 정확한 운명예측학위 신기원을 세운 인물이다. 하늘과 땅, 만물에는 모두 도(道)가 들어있다고 본 선생은 도의 원리를 상수(象數)로 환원하여 운명 예측을 했으며, 현대 천문학에서 가늠하고 있는 우주의 탄생 나이와는 차이가 있지만 육안으로 관찰한 것을 고려한다면 엄청난 일이다. 선생이 다시 온다면 뭐라 감회를 펼칠지...

2026-05-01 04:00:0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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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사주속으로] 길상한 반안살

현대는 과거처럼 귀족이나 양반과 같은 사회적 신분체계가 약화하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정치·경제적으로는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지만, 유럽 중에서도 영국이나 벨기에 등 몇몇 나라는 아직도 입헌군주제가 살아 있고 귀족 작위 체계가 유지 중이다. 어떤 면에서는 문화적으로 유럽의 자긍심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비단 근대 유럽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근대화가 되면서 부를 이룬 사람들이 고등고시 출신자들인 판·검사나 의대 출신 사위를 보려고 열쇠 3개는 기본으로 준비하여 혼사를 이루는 일도 사회적 신분 상승을 꿈꾸는 일이었다. 조선 말기에도 천민들이 양반 첩을 사서 신분세탁을 했던 일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예나 지금이나 상류층에 대해 동경은 그리 달라진 것이 없고 현재진행형이다. 자본주의 시대가 되면서 경제력이 곧 신분과 지위를 대변하고 경제력이 결국은 능력의 척도이니 말이다. 사주학에서 태생이 귀격(貴格)인 사람이 있다. 반안격(攀鞍格)의 사람들이다. 반안이란 말을 타고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전통시대에 말을 탄다는 것은 높은 관직에 오르는 것이니 출세를 의미했고 사회적 신분이 높고 성공한 것임을 대변한다. 반안살이 정관이든 편관이든 관살(官殺)과 함께 있으면 그 출세운은 더욱 강해지는 것으로 해석한다. 본인 일주를 기준으로 분석하는데, 역시 일주에 드는 반안살을 제일 길하게 친다. 반안살이 년주에 오면 조상덕이 뛰어나고 월주에 오면 부모덕으로 성공할 힘이 강하다. 일주에 오게 되면 본인의 능력으로 대성하게 되고 시주에 오면 자녀의 성공이 확연하다. 부모가 별 성공을 못 해도 자식이 좋은 학벌이나 사회적, 재물적 성공을 하여 부모의 한을 풀기도 한다. 다만 기운이 잘못 펼쳐지면 독이 되기도 하니 성공에 대한 집착과 야망으로 흠이 된다.

2026-04-30 04:00:2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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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사주속으로] 수(數)의 비밀(2)

사연인즉슨, 맏며느리에게서 맏며느리에게로 함은 전달되었다. 그런데 5대 손부에게 소강절선생의 예측대로 정말 역적 누명을 덮어쓰고 하옥되었다. 역적은 멸문지화를 입고 풍비박산이니 백방으로 구명할 길을 찾았으나 방법이 없다가 5대 손부는 갑자기 시어머니의 유언이 생각났다. 달리다시피 하여 형조판서의 집에 당도하여 소강절 선생의 유품을 가지고 판서를 뵙고자 청했다. 형조 상서는 그 말을 듣고서는 이미 작고한 지는 오래되었으나 그 명망 높은 대 정치가요 문장가이자, 주역에 달통하여 천지의 돌아가는 운수와 인간의 길흉화복을 꿰고 있던 선생의 유품을 방안에 앉아서 받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하여, 마당까지 나아가 돗자리를 깔게 하고 한쪽 무릎을 꿇고서 그 유품을 받았다. 이게 웬일인가, 유품을 받는 순간 자기가 방금 앉아 있던 사랑채가 그대로 폭삭 무너져 내리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급히 열어보았다. 그러나 함 속에는 아무것도 없고 글자가 쓰인 하얀 창호지 한 장만 들어있었다. 재빨리 펼쳐 보니, '네가 대들보에 깔려 죽을 것을 살려주니, 나의 5대손을 구해 달라.' (活汝壓樑死 救我五代孫) 라고 씌여 있을 뿐이었다. 형조판서는 재수사를 명하여 소선생 5대손의 무죄함을 가려냈고 생명과 가문도 보전하게 된다. 선천상수학의 원리를 해석이 난해할 수도 있는 주역의 이치와 연결하여 매화역수라는 독특한 수리 역학이다. 수리를 우주와 세상의 이치를 보고 밝히는데 통달한 소강절선생은 후손의 운명은 물론 그에 얽힌 운수 또한 알 수 있었던 것이니 이는 기적을 넘어 神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하늘과 땅, 우주 만물의 이치는 수(數)로 나타낸다고 했다. 고대 서양에서는 피타고라스가 대표적인 인물이고 주역의 체계가 잡힌 동북아문화권에서는 복희씨가 그러하다.

2026-04-29 04:00:2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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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사주속으로] 수(數)의 비밀(1)

소강절선생은 매화역수(梅花易數)를 창시한 인물이다. 송나라 때 사람으로 매화역수를 운명의 예측에 도입하게 된 배경엔 전해지는 얘기가 있다. 어느 날 제자들과 거닐며 매화나무에서 두 마리의 참새가 싸우는 모습을 보는데 마침 매화 가지가 땅으로 뚝 떨어졌다. 선생은, 내일 저녁에 꽃을 꺾은 여자가 넘어져서 다칠 것이라고 했고 실제로 그러했다. 이로부터 매화역수(梅花易數)라는 명칭이 탄생했다. 매화역수는 수리역학이라는 별칭으로 생년월일의 숫자를 조합하여 운명의 총운과 대운 및 세운, 더 나아가 월과 일, 시까지 세분하여 예측하는 수리 역학의 효시가 된다. 선천상수학(先天象數學)을 이미 초년 시절부터 공부하여 경지에 이른 소강절선생은 "천하의 수(數)는 이치에서 나온다." 라고 천명했다. 육십갑자의 조합으로 운명을 예측하듯 1에서 9까지의 숫자만으로, 기가 막히게 운명 예측을 하게 된 것이며, 정확도는 놀라웠다. 이에 선생의 후손과 관련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공부하느라 늦장가를 들었는데 첫 번째 아들이 태어날 것도 산가치를 뽑아 점을 쳐서 알았으며, 자손의 미래가 궁금했던 선생은 아들, 손자, 증손자 그렇게 계속 점을 쳐보니 5대손에 이르러 변고가 생길 운이었다. 후손에게 일어날 일에 대해서 미리 방책을 마련했는데, 맏며느리에게 비단으로 싼 함을 하나 내어 주면서 "살아가다가 집안에 무슨 큰일이 생기거든 이 보자기를 풀어보라. 만약 너의 대에 큰일이 생기지 않거든 네 맏며느리에게 물려 주고, 그 맏며느리 대에 아무 일이 없으면 다음 맏며느리에게 물려 대대로 이 함을 전하라." 고 했다. 과연 5대손에 이르러 후손이 역적의 누명을 당하였는데 황망한 변고가 생기면 풀어보라 한 함을 열어보았다. 그 안에는 "잠시도 지체하지 말고 이 함을 형조 상서 집에 가져다 전하라." 였다.

2026-04-28 04:00:1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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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사주속으로] 중삼일(重三日) 기도

삼천리 방방곡곡마다 이름난 기도처가 많은 곳이 대한민국이다. 장소만 그런 것이 아니고 일년 365일 중 초하루와 보름날은 불교 신자라면 절에 가서 삼배라도 하고 와야 직성이 풀린다. 더하여 홀수가 겹치는 달과 날은 우리 선조들은 매우 상서로운 날이라 하여 무조건 기도 심이 충천했다. 홀수는 양(陽)의 기운이어서 만물을 살리니, 하여 3월 3일, 5월 5일, 7월 7일, 9월 9일 같이 양수가 겹치는 날 특히 삼월삼짇날이나 단오날은 나라나 지방 관아의 관리들에게 하루의 휴가를 허락할 정도였다. 더 나아가 형(刑)의 집행을 금하는 금형(禁刑)의 날이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날이 삼월삼짇날이니, 선조들이 완벽하다고 여기며 좋아한 숫자인 석 삼자가 두 번 겹치는 중삼일(重三日)이라 재수발원 기도를 많이 올렸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들은 이미 녹아 농염해진 봄기운이 초봄으로 넘어가기 직전의 춘양(春陽)을 담뿍 품은 진달래꽃으로 화전을 부쳐 먹으며 술도 담가 마시니 몸은 순수한 양기로 보호되며 마음은 저절로 즐거워진다. 절기로는 청명이나 한식 근처거나 사이가 된다. 식목일이 바로 삼월삼짇날 근처이기도 한 이유이다. 만물을 살아 올리는 양기가 한껏 충만하게 뻗어 나가는 시기이니 삼월삼짇날 혼사는 길일을 묻고 따지지 않아도 되는 날이었다. 그렇게 길상한 날이니 기도발은 또 어떠했겠는가? 재수대통을 염원하며 춘 삼재를 올리며 기뻐한 날이듯 민속적으로도 마을뿐만 아니라 나라에서도 임금님이 친히 제주(祭主)가 되어 풍년을 기원하며 나라의 안녕을 빌었다. 농업이 가장 중요한 나라의 근간 산업이었던 과거에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하여 삼월삼짇날은 매우 각별했지만, 현재는 농촌에서도 화전을 부쳐 먹는 일은 찾아보기 힘들다. 필자는 삼짇날 기도와 축원만큼은 소중히 여기고 있다.

2026-04-27 04:00:1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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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사주속으로] 나를 위한 요리

한 요리 경연 프로그램의 결승전은 많은 이들에게 긴 여운을 남겼다. 시청자의 마음을 건드린 것은 결승전의 주제였다. '오직 자기를 위한 요리'를 만드는 것. 우승을 차지한 요리사는 뜻밖의 고백을 했다. 평생 수많은 손님을 위해 요리해 왔지만, 정작 단 한 번도 자신만을 위한 요리를 해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이 요리사와 비슷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타인의 시선과 기대에 부응하느라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무심하다. 자기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고 살아간다. 어떻게 하면 자기 자신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을까. 필자는 사주를 바탕으로 자신을 이해해 보는 것이 꽤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사주가 개인의 기본적인 기질과 성향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일정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사주는 태어난 시간과 날짜를 바탕으로 개개인의 기질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려는 오래된 지혜다. 이를 통해 자신이 어떤 성향을 지니고 있는지, 무엇에 강하고 무엇에 약한지를 비교적 명확하게 살펴볼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사주가 삶의 흐름을 돌아보게 만드는 도구라는 것이다. 사람은 대개 오늘 해야 할 일, 이번 달의 목표,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한다. 그러다 보면 삶 전체를 조망하는 시간이 부족해진다. 그런 상황에서 사주를 살펴보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인생 전체를 바라보게 만든다. 지금까지 어떤 선택을 해 왔는지, 어떤 시기에 변화가 있었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는지 차분하게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주가 모든 것을 결정해 주는 것은 아니다. 삶은 선택과 노력, 그리고 수많은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니 자신을 이해하는 하나의 틀로서 유용한 길잡이가 된다.

2026-04-24 04:00:1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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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사주속으로] 삼재풀이

삼재나 삼살(三殺)들의 영향을 일부 역학자들은 무시하기도 하는데 가볍게 보아 넘길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인생사 횡액이 우연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운이 괜찮을 때는 아무 탈 없이 잘 지내다가도 흉 운이 오고 삼재가 겹치면 형,충(刑,沖:형벌을 받고 부딪히는 오행)같은 흉한 기운이 자신이나 부모, 배우자 또는 자식 등 육친의 자리 어느 곳에서 작용 되는가에 따라 해당하는 가족이 사고나 흉액을 맞는다. 관광버스가 빗길에서 사고가 났을 때 어느 사람은 멀쩡하고, 어느 사람은 크게 다치거나 사망을 하게 되는 것도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삼재가 들어도 잘못되는 일도 없이 무난히 지내는 사람도 있어서 삼재라는 것이 안 맞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삼재 역시 개인차가 있는 이유는 바로 그 사람의 사주팔자 구성이 원만한 경우라고 본다. 삼재 얘기가 나왔으니 삼재 한탄만 하고 있을 수 없다. 사주명조라는 것은 우주의 기운을 본 따 소우주라 할 수 있는 인간의 기(氣), 즉 에너지 코드다. 나 개인의 에너지와 천지기운의 에너지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 좋은 기운과 내 것이 맞지 않는 기운이 오고 가는 것이니, 그런 관점에서 삼재나 삼살을 응용한다.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겨울이 오면 추위를 덜 탄다. 반대의 경우라면 겨울만 오면 갑절로 힘이 들고 몸도 컨디션이 저하되어 독감에 더 잘 걸린다. 그런 사람들은 겨울엔 따뜻한 동남아로 가서 추운 시기를 피하고 오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비가 많이 오면 홍수가 나고 산사태까지 나는데, 비가 오고 눈이 오는 것은 내가 어떻게 조종할 수가 없지만 피할 수는 있다. 전통적으로 삼재 방지 부적 또는 액운 방지 삼재풀이 의식을 하기도 하지만, 조심해야 할 분야를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2026-04-23 04:00:0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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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사주속으로] 암도진창, 인생의 파도 넘기

암도진창이라는 병법은 중국 36계 중에서 여덟 번째 전략이다. 겉으로는 잔도를 보수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진창으로 몰래 건너간다는 뜻이다. 초한지에서 유방이 항우를 속이고 한중을 벗어나 천하를 도모할 때 사용한 이 전략은, 상대를 안심시키기 위해 보여주는 것과, 승부를 결정짓는 실제 움직임을 분리하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이는 단순한 기만술이 아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상황이 무르익을 때까지 내실을 다지는 삶의 전략이라고 하는 게 적합하다. 현대인들은 자기를 과시하고 내보이는 셀프 마케팅에 익숙하다. SNS 등으로 자기가 이룬 것들을 자랑하기 바쁜 시대에 오히려 정반대로 숨기고 감추면서 때가 무르익기를 기다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는 열심히 사는데 왜 결과가 없느냐고 항변하는 이들이 많다. 사주를 들여다보면 대개 기운이 밖으로만 발산되어 정작 알맹이가 차오를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허다하다. 암도진창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들은 남들에게 보여줄 잔도를 닦는 데만 모든 힘을 쏟느라 진창을 건널 군사를 키우지 못한 셈이다. 명리에서 인성이 부족하고 식상만 과한 형국이다. 직장인이라면 주어진 업무에 충실한 것도 중요하지만, 뒤에서는 자기 미래를 위한 전문 지식을 쌓거나 제2의 인생을 설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진창을 건널 군사를 키워놓았을 때, 운의 흐름이 열리는 시기가 오면 그동안 준비했던 것들이 빛을 발한다. 주변에서 보면 갑자기 일이 잘 풀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동안 쌓아 온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인생이라는 바다를 헤쳐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항해술이 필요하다. 드러나지 않는 시간 속에서 지혜를 쌓고 힘을 길러야 험한 파도를 넘어갈 수 있는 실력이 만들어진다.

2026-04-22 04:00:1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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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사주속으로] 성동격서, 허 찌르기

중국 고대 병법 36계 중 성동격서는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을 공격한다는 뜻이다. 적의 주의를 엉뚱한 곳으로 돌려놓고, 정작 중요한 목표물의 허를 찔러 공략하는 기만전술의 핵심이다. 전쟁터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이 지략은 비단 군사 작전에만 머물지 않는다. 인생의 문제를 해결할 때도 이 성동격서의 원리는 놀라울 정도로 유효하다. 많은 사람이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정면 돌파만을 고집하곤 한다. 정공법은 분명 당당하고 멋져 보이지만, 때로는 너무 많은 에너지 소모를 불러오고 예상치 못한 저항에 부딪혀 좌절을 겪게 한다. 이때 필요한 전략이다. 주변의 상황을 살피며 때로는 우회하고 때로는 시선을 분산시키는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병법의 원리는 사주 명리학의 조화, 통관 이론과 맥을 같이 한다. 특정한 기운이 너무 강해서 흐름이 막혀 있을 때, 억지로 누르려고 하면 오히려 반발이 일어나 사달이 난다. 이때는 강한 기운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설기나, 서로 대립하는 두 기운 사이를 부드럽게 이어주는 통관의 지혜가 필요하다. 성동격서 역시 눈앞의 장애물과 정면으로 부딪치기보다, 다른 쪽으로 에너지를 흐르게 하여 목적을 달성한다는 점에서 명리의 상생 원리이다. 직장에서 상사와의 갈등이 생겼을 때, 정면으로 논리를 내세워 싸우는 것은 하책이다. 오히려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 성실함을 보여주고, 정작 본인이 관철하고 싶은 안건은 가장 적절한 타이밍을 골라 제안하는 것이 훨씬 영리한 처세다. 비겁이나 재성이 과한 사주는 눈앞의 이익만 따라가다 제풀에 무너지곤 한다. 이때 성동격서 전략처럼 한 호흡 쉬어가며 주변을 살핀다면, 삶의 균형을 잃지 않으면서도 원하는 결과를 손에 쥘 수 있다.

2026-04-21 04:0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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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사주속으로] 슬픈 역사

한국 영화가에 천만을 넘는 흥행가도를 달리는 영화가 있다. 잘 아시듯 '왕사남'이다. 조선의 슬픈 역사 가운데 손꼽히는 단종의 비극을 모티브로 하였다. 아주 예전에도 춘원 이광수는 단종의 슬픈 이야기를 소설로 썼고 그것이'단종애사'(端宗哀史)다. 소설도 큰 히트를 쳤고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도 역시 흥행에 성공했다. 지금 천만을 훌쩍 넘긴 왕사남은 단종에게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단종이 사사되고 그 주검을 모신 작은 관리 엄흥도와 단종의 짧은 날 동안의 궤적에 인간애적인 상상을 가미하여, 웃음과 심장을 후벼 파는 슬픔을 함께 느끼게 해준다. 그러면서 어른들의 입담처럼 익숙해진 말이 떠오르니 한 두 번쯤 들어보셨을 것이다. "너는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라는, 놀리는 이야기라 짐작하면서도 듣기 민망한 언사이다. 그런데 이 말의 어원도 단종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도 잠시 나오지만, 세조의 아우이자 단종의 숙부이기도 한 금성대군은 단종을 복위시키려는 노력이 밀고로 허사가 되면서 당시 경북 영주의 순흥부로 유배 오게 되는데, 유배를 와서도 순흥부 부사 이보흠과 뜻을 맞춰 또다시 단종의 복위운동을 계획한다. 이 역시 관노의 밀고로 허사가 되면서 금성대군은 사사를 당하고 순흥부는 역모의 땅으로 지정되면서 죄없는 백성들까지 모두 처형당하였다. 사람들은 아이들만이라도 살리고자 순흥부 청다리 밑으로 아이들을 숨겼고, 버려진 아이 중 살아남은 애들을 불쌍히 여긴 관군들이 당시 한양으로 데려와 키웠다 한다. 이때부터 '다리 밑에서 주워온 아이'라는 말이 자연스레 생겨났다는 것이다. 우리 민족의 기쁨과 슬픔, 눈물과 한이 스며 있지 않은 것이 없다. 이 모든 불행한 일들에 대해 누굴 탓할 것인가.

2026-04-20 04:00:06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