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사주속으로] 은혜 갚는 까치와 젠슨 황
얼마 전 젠슨 황의 한국 방문이 화제를 주고 있다. 젠슨 황이 어려웠던 시절, 자신에게 숨통 트이는 기회를 준 한국에 대한 감사가 알려지면서 은혜 갚는 까치의 설화까지 소환되고 있다. 젠슨 황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과거 고 이건희 회장과의 일화를 스스로 밝혔기 때문이다. 당시 젊은 젠슨 황에게 고 이회장은 직접 손편지를 써서 보냈는데, 무엇보다 당시에 이름 없던 소규모 벤처 창업자였던 자신에게 이메일도 아닌 손편지를 써서 보낸 진심에 감동하였다고 소회를 얘기했다. 한국을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비디오 게임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며, 비디오 게임 올림픽을 열고 싶다는 세 가지 비전을 제시한 이건희 회장의 탁견으로 한국에 오게 됐으며, 현재야 내로라하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당시에 그는 지포스 그래픽카드를 팔기 위해 직접 용산전자상가를 여러 번 찾아왔었단다. 한국의 PC게임이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엔비디아가 자금난을 극복할 수 있었고, 엔비디아 성장의 역사가 한국의 PC방에서 시작됐다며 우리도 모르던 성장의 역사를 얘기하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것이다. 은혜를 아는 것은 바른 성품을 지닌 자의 덕목이다. 그리고 이는 선순환을 낳는다.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선두인 삼성과 협업하기로 한 엔비디아가 그 예이다. 젠슨 황은 오늘날의 자신과 엔비디아가 있기까지 도움을 받은 사람이든 기업이든 그 고마움을 잊지 않으니 나름대로 보은을 하고자 하는 것이라 본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대만 출생인 그는 유교적 토대가 강한 문화권 출신으로서 아무래도 한국인들과는 정서적 환경이 비슷하겠지만, 그래도 올챙이 때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이 현실인지라 따듯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