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8000선 돌파 기대감까지 나왔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급락하며 7400선까지 밀려났다. 시장에서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AI 국민배당' 발언이 외국인 투자심리를 크게 흔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코스피는 전날 급락 충격 속에 7400선 부근에서 거래를 이어갔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전날 코스피는 장 초반 7999.67까지 치솟으며 역사상 첫 8000선 돌파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오후 들어 분위기가 급변했다. 지수는 순식간에 5% 넘게 폭락했고 결국 7400선까지 밀려났다.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건 김용범 정책실장의 'AI 국민배당' 발언이었다. 김 실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AI 인프라 공급망에서 발생한 구조적 호황과 초과 세수 일부는 국민에게 환원돼야 한다"고 밝혔다. AI·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국민 배당 형태로 돌려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시장은 이를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이 아닌 '기업 이익 재분배 신호'로 받아들였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전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60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섰다. 최근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집중됐다. 블룸버그 역시 이번 사태를 비중 있게 다뤘다. 블룸버그는 'AI 이익 국민배당 구상에 요동치는 한국 증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투자자들이 AI 산업 수익에 대한 재분배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분석했다. 시장 충격이 커지자 김 실장도 추가 해명에 나섰다. 그는 "기업에 새로운 횡재세를 부과하자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AI 산업 성장으로 자연스럽게 늘어난 초과 세수를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낙폭은 일부 줄었지만 투자심리는 여전히 크게 흔들린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이 단순한 하루짜리 변동성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AI·반도체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AI가 만든 막대한 부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라는 논쟁 자체가 글로벌 금융시장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투자자들은 정부의 분배 정책이 기업 규제나 추가 과세로 이어질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번 코스피 급락은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 아니라, AI 시대의 돈과 세금을 둘러싼 새로운 논쟁이 시장을 직접 흔들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더 큰 파장을 남기고 있다.
중금리 대출 공급 의무를 둘러싸고 금융업권 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은행을 '준공공기관'으로 규정하며 중저신용자 대상 금융 지원 등 사회적 역할 강화를 주문하면서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사이에서는 누가 더 역할을 맡아야 하느냐를 둘러싼 신경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1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5대은행의 중금리 대출 공급 규모는 79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7650억원보다 310억원 많다. 특히 KB국민은행의 중금리 대출 공급 규모는 3068억원으로, 카카오뱅크(4500억원)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문제는 중저신용자 포용 확대라는 정책 방향에는 이견이 없지만, 실제 리스크 부담을 누가 더 감내할 것인지를 두고 업권 간 시각차가 크다는 점이다. 시중은행들은 위험가중치(RW)가 높은 중저신용대출 확대가 자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업대출과 정책금융 지원까지 맡고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중금리 대출을 확대할 경우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실제 주요 시중은행의 부실채권(NPL) 비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부실채권(NPL)비율은 지난해 말 0.28%에서 올해 1분기 0.34%로 올랐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도 0.28%에서 0.30%로, 하나은행도 0.35%에서 0.37%로 상승했다.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는 이미 포용금융 역할을 확대해온 만큼 추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출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32~34%대를 유지하고 있다. 토스뱅크가 34.9%로 가장 높았고, 케이뱅크 32.5%, 카카오뱅크 32.1% 순이다. 신규 취급 비중 역시 금융당국 기준인 32%를 웃돌았다. 토스뱅크는 48.8%, 카카오뱅크 35.7%, 케이뱅크 34.5%를 기록했다. 다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 영향으로 연체율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1.11%로 가장 높았고, 케이뱅크 0.6%, 카카오뱅크 0.51%를 기록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신규 취급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지난해 30%에서 2028년까지 35%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분위기를 고려하면 35% 이상으로도 추가 상향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이미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꾸준히 확대해 왔고, 시중은행 역시 정책금융과 기업대출 부담을 함께 안고 있다"며 "단순히 어느 한 업권에 부담을 집중시키기보다 균형 있는 역할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나유리기자 yul115@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