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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힘든데 식품·유통가로 번진 성과급 갈등…노사 '정당한 보상' 공방

안그래도 힘든데 식품·유통가로 번진 성과급 갈등…노사 '정당한 보상' 공방

'스마트 개미' 또 통했다...반도체 던진 개인, 외국인은 다시 담았다

'스마트 개미' 또 통했다...반도체 던진 개인, 외국인은 다시 담았다

폭락장에서 반도체주를 사들였던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전략이 통하는 흐름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팔아치울 때 저가 매수에 나섰던 개인들은 최근 수익 실현에 나섰고, 외국인은 매수세로 돌아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가 여전한 만큼 반도체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7일부터 이달 11일까지 24거래일 동안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75조956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64조5274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은 삼성전자(31조9767억원)와 SK하이닉스(29조504억원)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고, 개인은 삼성전자(25조6090억원)와 SK하이닉스(23조6174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이면서 엇갈린 투자 전략을 보였다. 다만 외국인이 25거래일 만에 순매수 전환됐던 12일에는 개인이 삼성전자(1조9799억원)와 SK하이닉스(6744억원)를 차익실현하며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1조2882억원를, SK하이닉스를 9716억원씩 사들이면서 다시 국내 반도체주에 유입되는 흐름을 보였다. 개미들은 지난 3월 급락장에서부터 시장 하단을 지탱하며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판다'는 투자 격언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을 외면하고 미국 증시로 몰렸었지만, 올해는 국내 증시가 신뢰를 회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전쟁 발발 이후였던 지난 3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35조8800억원을 순매도할 때 개인은 33조569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방어했다. 이후 코스피 강세장이 재개됐던 4월에는 15조5228억원을 팔았다. 최근 폭락장에서도 개미들은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코스피가 -5.54% 폭락했던 5일에는 4조2240억원, -8.29% 내린 8일에는 1조7628억원, -4.52% 떨어졌던 10일에도 4조864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가운데 약 9조5965억원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에 집중됐다. 3거래일 전체 순매수액의 88.4%에 달하는 규모로, 사실상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급이 좌우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후 외국인이 반도체로 유입됐던 12일에는 과감하게 털고 나갔다. ◆메모리 공급부족 지속…반도체 훈풍, 소부장까지 확산 증권가에서도 조정 국면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특히 반도체에 대해서는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는 오히려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6월 현재 고객사들의 2027년 수요 전망을 감안하면, 내년 메모리 공급은 올해보다 더 부족해질 것"이라며 "현재의 공급 부족은 단기 가격 상승 요인에 그치지 않고, 실적 상향과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동시에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AI 인프라 핵심 공급망에 위치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LG이노텍 등의 주가는 아직 절반도 오르지 않았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에 대해서는 전년 대비 19배 급등한 90조원, SK하이닉스는 8배 증가한 69조원을 추정했다. 그는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속도는 시장 기대치를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수혜 범위도 반도체 대형주를 넘어 소재·부품 업체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낸드(NAND) 가동률 회복과 신규 투자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관련 소부장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도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통상 국내 소재·부품 업종은 NAND 가동률에 따른 실적 민감도가 높은 편"이라며 "4분기 이후 NAND 가동률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소재·부품 업체의 실적은 2분기에도 증익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하반기에도 삼성전자 시안 V8 램프업으로 연말까지 긍정적인 실적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12일 코스닥에서 역대 최고가를 19개 종목 중 18개가 반도체 소부장 업체로 나타나면서 투심도 번지는 모습이다. 이날 HPSP, 원익IPS, 이오테크닉스, 피에스케이, 아스플로 등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코스닥 기계·장비 업종지수는 8.33% 급등하며 모든 업종 중 1위를 기록했다. /신하은기자 godhe@metroseoul.co.kr

[M-커버스토리]LFP 놓친 K배터리…차세대 배터리서 반전 노린다

[M-커버스토리]LFP 놓친 K배터리…차세대 배터리서 반전 노린다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는 전고체 배터리가 K배터리의 핵심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보급형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주도권을 잡은 만큼, 국내 배터리 업계로서는 전고체 배터리가 기술 격차를 다시 벌릴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이 시제품 개발과 소재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도 완성차 기업과의 협력,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바탕으로 전고체와 나트륨이온 배터리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아직 시장이 본격 양산 전 단계에 머물러 있는 만큼 수율과 가격, 안전성을 갖춘 양산 역량이 향후 차세대 배터리 주도권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 전고체 기술 확보에 집중하는 K배터리 배터리 시장은 그동안 성능을 앞세운 삼원계와 가격을 앞세운 LFP가 각기 다른 영역을 나눠왔다. 삼원계 배터리는 고용량 구현에 유리하지만 열 안정성 관리가 어렵고 LFP 배터리는 제조 비용과 안전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지만 고출력·장거리 주행 수요에는 한계가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구도를 넘어설 후보로 꼽힌다. 불이 붙기 쉬운 액체 전해질을 고체 소재로 대체하면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배터리 용량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가 안고 있던 안전성과 성능의 균형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배터리 경쟁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전고체 배터리 양산 로드맵을 가장 먼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2027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수원 S라인에서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운영 중이다. 올해 인터배터리 2026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용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공개했다. 기존 전기차용 각형 전고체 배터리에 더해 로봇과 항공 시스템, 웨어러블 등으로 적용처를 넓히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응용처별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용 흑연계 전고체 배터리는 2029년, 휴머노이드 로봇과 도심항공교통(UAM)용 무음극계 전고체 배터리는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무음극 배터리는 음극 활물질을 사용하지 않거나 크게 줄여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동일한 공간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도심항공교통(UAM), 로봇, 전기차 등 고에너지 밀도가 필요한 분야에 적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SK온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대전 미래기술원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기반으로 2029년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초기 목표 에너지 밀도는 800Wh/L다. 장기적으로는 1000Wh/L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일부 라인은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에도 활용된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흑연 음극 대신 금속 리튬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고체와 함께 고에너지밀도 배터리 경쟁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 中, 전고체·나트륨이온에 대규모 투자 중국 업체들도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와 완성차 기업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CATL은 2025년 연구개발비로 221억위안(약 4조9652억원)을 집행했고 누적 연구개발 투자비도 900억위안(약 2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배터리 3사 합산 연구개발비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완성차 적용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다. 상하이자동차(SAIC)는 배터리 기업 칭타오와 공동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를 2027년 출시할 계획이다. BYD도 2027년 일부 차량에 전고체 배터리를 적용하고 2030년 이후 본격 양산 체제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CATL 역시 2027년 소량 생산, 2030년 이후 본격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차세대 배터리 경쟁은 전고체에만 그치지 않는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도 중국이 전략적으로 키우는 분야다. 리튬 의존도를 낮춰 원재료 조달 부담을 줄일 수 있어 보급형 전기차와 ESS 시장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저온 성능과 안전성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어 LFP 이후 시장을 넓힐 기술로 평가된다. CATL은 나트륨이온 배터리 분야에서도 한발 앞서가고 있다. 양산 단계에 근접했다는 평가 속에 전기차와 ESS를 중심으로 적용처를 넓히고 있다. ESS 분야에서는 하이퍼스트롱과 3년간 60GWh 규모 공급 협약을 맺었고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승용차 적용도 예고됐다. 업계에서는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 시제품 단계를 넘어 양산 경쟁 구도로 들어서고 있다고 보고 있다. ◆ 양산 검증이 승부처…기술 선택도 과제 전고체 배터리는 아직 양산 검증 단계에 있어 국가 간 기술 경쟁의 우열을 가리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발 계획과 시제품 공개는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상용화 과정에서는 수율과 가격, 안전성, 수명 등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결국 시제품 공개보다 안정적인 대량 생산 체계를 누가 먼저 갖추느냐가 경쟁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만큼 국내 업체들의 선택도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힘을 싣는 동시에 중국이 앞서가는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시장 확대 가능성도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업체들이 차세대 배터리 경쟁을 신중하게 바라보는 데는 LFP 시장에서의 경험이 작용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삼원계 배터리 기술력에 집중하는 사이 CATL과 BYD는 LFP를 앞세워 ESS와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장악했다. 기술력만으로는 시장 주도권을 지키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는 아직 개발 단계인 만큼 중국이 확실히 앞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지금은 가격보다 실제 배터리로서 성능과 안전성을 얼마나 입증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업체들이 가격과 양산 규모에서 앞서 있는 것은 부담이지만 북미 ESS와 유럽, 인도 등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장은 국내 업체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기술 경쟁과 함께 지역별 공급망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폭스바겐 제치고 '수익성 글로벌 톱2'...글로벌 대응· 친환경 모델로 질적 성장

폭스바겐 제치고 '수익성 글로벌 톱2'...글로벌 대응· 친환경 모델로 질적 성장

현대자동차그룹이 전 세계 생산·조립 거점 확장과 더불어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하이브리드 등 고수익 모델의 판매 확대로 질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완성차 업체 중 판매량 세계 3위, 영업이익 세계 2위를 기록했다. 과거 '많이 팔아야 돈을 번다'는 공식을 깨고 고부가가치 차량 위주의 믹스 개선과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쟁력을 앞세워 폭스바겐그룹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수익성 '글로벌 톱 2'에 이름을 올렸다.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전기차, 자율주행 등 미래 먹거리 부문에서의 기술력 확보는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중요한 기회로 보인다. ◆글로벌시장, 수익성 정점 '영업이익 2위'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단순히 차를 판매하는것을 넘어 수익성 부분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폭스바겐그룹을 제치고 토요타에 이어 글로벌 영업이익 2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의 2025년 매출은 300조 3954억원, 영업이익은 20조 54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판매량 기준 세계 2위인 폭스바겐그룹의 영업이익(약 15조 3000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주목할 점은 효율성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727만대를 판매했다. 폭스바겐(898만대)보다 약 170만대 적게 팔았지만 이익은 5조원 이상 남겼다. 영업이익률에서도 현대차그룹은 6.8%를 기록하며 폭스바겐(2.8%)을 압도했다. 그리고 세계 1위 기업인 토요타(8.6%)도 추격하고 있다. 이같은 성장의 비결은 바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추진해온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력 확보가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이같은 질적 성장은 제네시스 브랜드와 하이브리드 차량이 중심에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익성이 낮은 소형차 비중을 줄이고 제네시스와 SUV 중심의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에 집중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판매 대수가 전년과 비슷했음에도 매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전기차 캐즘 상황에 대한 대응도 눈길을 끈다. 전동화 전환에 집중했던 유럽 완성차 브랜드가 부진에 빠진 사이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전환으로 수익성을 확보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신차 경쟁력에 하이브리드의 수익성이 더해지며 완벽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미국의 수입차 관세 대응도 빛을 발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관세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을 올렸지만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 확대와 재고 조정을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 현대차는 올 하반기 아반떼 완전변경 모델과 투싼 풀체인지를, 제네시스는 GV80과 G80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아는 북미 시장 인기 차종인 텔루라이드의 하이브리드 모델과 보급형 전기차 EV2로 승부수를 띄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3.2% 늘어난 750만 8300대로 잡았다. 이를 통해 글로벌 2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신흥 시장 인도…생산·공급망 현지화 현대차그룹은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 현지화 전략이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핵심 생산 거점인 첸나이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 확대와 공급망 현지화, 미래 인재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미래 성장성과 비용 경쟁력을 갖춘 인도 시장을 발판삼아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인도에서 전년(85만433대) 대비 소폭 상승한 85만2164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가 57만1878대, 기아가 28만286대를 각각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은 18.67%를 기록했다. 현대차 12.53%, 기아 6.14%로 각각 4·6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올해도 인도 시장에서 판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인도에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16만6578대를 판매했고, 기아는 같은 기간 11.6% 늘어난 8만4325대를 기록했다. 양사 합산 판매량은 25만903대로 분기 기준 처음 25만대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다만 현대차·기아는 인도 시장을 단순히 판매량 확대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전진기지, 미래 기술 연구개발 현지화로 확장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인도 공과대학교(IIT) 하이데라바드·칸푸르, 비스베스바라야 국립공과대학(VNIT) 나그푸르, 테즈푸르대 등 4개 대학과 '현대 혁신센터' 공동 연구체계 참여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현대 혁신센터 참여 대학은 기존 IIT 마드라스·델리·봄베이를 포함해 총 7곳으로 늘었다. 현대 혁신센터는 현대차·기아가 인도 기술 및 제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추진하는 중장기 산학 협력 모델이다. 현대차·기아는 이를 중심으로 인도 전역 7개 대학의 우수 인재들과 총 39건의 산학 연구 과제를 추진한다. 주요 과제에는 인도 시장에 최적화한 배터리 설계와 소재 연구, AI 기반 전기차-전력망 연계(V2G) 플랫폼 개발 등이 포함된다. 이를 통해 인도 시장 전략 모델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인도는 고온과 장거리 주행, 혼잡한 도심 교통, 다양한 도로 품질 등 현지 특성에 맞춰야 현지 공략에 성공할 수 있다. 김창환 현대차·기아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부사장은 "단순한 계약을 넘어 미래를 향한 공동의 약속"이라며 "현대자동차그룹과 인도 학계는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이며 더욱 밝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AI·로봇 등 미래 대응 전환 현대차그룹은 전통 제조기업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 전략은 피지컬 AI와 모빌리티 혁신으로, 로봇 기술을 통해 생산 방식을 혁신하고 전동화·자율주행·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통해 이동 수단의 개념을 바꾸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국내에 총 125조2000억원을 투자하며, 이 중 50조5000억원을 AI·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에 투입한다. 미국에도 260억달러를 투자해 로봇·AI·자율주행 협력을 확대하고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로봇 분야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아틀라스는 최대 50kg 물체를 들고 정밀 작업이 가능하며, 배터리 교체도 스스로 수행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HMGMA 공장에 시범 투입해 성능을 검증한 뒤 다른 공장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SDV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자율주행 전문가 박민우 박사를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로 선임했으며, 자율주행 경쟁에서는 기술 속도보다 안전성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와 미래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산업 변화가 가속화되는 만큼 우리에게는 더 큰 성장 기회가 열려 있다"며 "피지컬 AI로 중심이 이동할수록 자동차와 로봇이라는 '움직이는 실체'와 제조 공정 데이터를 보유한 현대차그룹의 강점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 대해서 정 회장은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고객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다소 늦더라도 안전 중심의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2025년 총 판매 :413만 8389대 국내 판매 : 71만대 해외 판매 : 343만대 해외 비중 : 83% 주요 성장 동력은 미국 시장과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였으며, 친환경차 판매는 96만1812대로 전년 대비 27% 가량 증가했다. ■기아 2025년 총 판매 : 313만5873대 국내 판매 : 54~55만대 수준 해외 판매 : 259만대 해외 비중 : 83% 미국 시장의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와 인도-신흥국 판매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기아 합산 매출 : 약 300조4000억원 영업이익 : 약 20조 5000억원 글로벌 판매 : 약 727만대 해외 판매 : 약 602만대 해외 판매 비중 : 83%

[M-커버스토리]ESS·LFP 장악한 中…K배터리, 북미서 생존 배수진 [M-커버스토리]ESS·LFP 장악한 中…K배터리, 북미서 생존 배수진
전기차 시장 부진으로 성장 정체에 직면한 K배터리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과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ESS와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전고체·나트륨이온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내면서 국내 업체들은 북미 ESS 시장을 발판으로 반격에 나서는 한편 차세대 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최근 글로벌 ESS 시장에서 존재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ESS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3% 늘어나 글로벌 점유율이 1.4%에서 2.7%로 올랐다. 삼성SDI의 같은 기간 ESS 출하량도 34% 증가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업황 회복이 지연되면서 ESS가 실적 방어와 신규 수요 확보의 핵심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ESS는 가격 경쟁력이 시장의 승패를 좌우하는 만큼 국내 업체들도 LFP 배터리를 앞세워 공급 대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에 나섰고 SK온도 미국 조지아 공장 일부 전기차 배터리 라인을 ESS용 LFP 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특히 북미 ESS 시장은 국내 업체들이 중국과 다시 맞붙는 핵심 무대로 꼽힌다.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확대로 ESS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미국의 중국산 배터리 견제 기조와 공급망 재편 흐름이 맞물리면서 현지 공급 능력을 갖춘 국내 업체들에게 반격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서 ESS를 대량 공급할 수 있는 업체로 꼽히며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수요 확대에 대응할 핵심 공급사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포드가 CATL 기술을 활용해 ESS 사업에 진출한 사례처럼 미국 시장에서도 중국산 배터리 배제와 중국 기술 활용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국내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내 정책 환경이 국내 업체에 우호적으로 바뀌더라도 가격 경쟁력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지 못하면 중국 업체와의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글로벌 ESS 시장은 여전히 중국 업체가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글로벌 ESS 시장 점유율은 CATL 29.9%, EVE 10.5%, 하이티움 9.5%, BYD 9.1%, CALB 7.6% 순으로, 상위 5개 업체가 모두 중국 기업이며 합산 점유율은 70%에 육박했다. ESS를 둘러싼 경쟁은 전고체·나트륨이온·반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 영역으로도 번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전고체 배터리 양산 기술 확보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 고도화에 집중하며 중국 업체들의 제품군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중 갈등으로 서방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가 배제되면서 국내 업체들에 북미 ESS 시장은 중요한 기회가 되고 있다"며 "중국은 LFP를 기반으로 NCM과 나트륨이온 배터리까지 제품군을 넓히고 있는 만큼 이 기회를 활용하는 동시에 실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우주 시대...K제약바이오, 차세대 신약 길 찾는다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우주 시대...K제약바이오, 차세대 신약 길 찾는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국 증권시장 나스닥에 글로벌 우주 항공 기업 스페이스X가 상장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시선도 '우주'로 향한다. 스페이스X의 독주는 미지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우주 공간의 상업적 가치를 증명하는 동시에 우주 의학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 됐다. 14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우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파이프라인 개발이나 미세 중력과 우주 방사선이라는 특수 환경을 활용한 차세대 신약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적응증은 우주 탐사 시 마주하게 되는 고선량 방사선 피폭에 대한 치료제로 급성 방사선 증후군(ARS)이 있다. 네오이뮨텍은 자사의 T 세포 증폭제 후보물질 'NT-I7'을 ARS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애니멀 룰'을 적용해 영장류 기반 실험을 준비 중이다. 이는 사람 대상 임상시험이 불가능한 특성상 동물시험만으로 효과를 입증하는 제도다. 지난해 11월 FDA 및 미국 생물의학첨단연구개발국(BARDA)과 사전 미팅을 완료하며 정부 조달 시장 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엔지켐생명과학 역시 신약후보물질 'EC-18'을 활용해 조혈계 세포 감소 및 위장조직 손상을 개선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경구투여와 실온보관이 가능해 현장 사용에 적합한 특성을 가졌으며, 미국 FDA 동물 규칙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마우스 모델 연구를 거쳐 원숭이 모델 실험을 위한 설치류 효능 검증 단계를 밟고 있다. 우주 환경을 활용한 융합 연구와 장비 개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엠에프씨는 고려대 의대 마이오카인 융합 연구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화성 등 심우주 탐사에 필수적인 '우주인 근감소증 치료제' 공동 개발에 나섰다. 한림대학교 의료원의 박찬흠 미세생리시스템연구소장은 차세대중형위성 3호에 탑재될 첨단 바이오 연구 탑재체 '바이오캐비넷'을 개발했다. 이는 우주 공간에서 자동으로 인간의 인공 심장을 제작하고 줄기세포 분화를 확인하는 우주 의료 기술을 실증하는 데 목적이 있다.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의료기기 기업 스카이랩스의 경우, 미세 중력 환경에서 자사의 커프리스 반지형 혈압계 '카트 비피' 경쟁력을 입증해 주목받은 바 있다. 스카이랩스와 영국 캠브리지대의 공동 연구에서 중력이 제로에 가까워지는 환경에서도 카트 비피는 신뢰할 수 있는 혈압 데이터를 지속 수집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이 우주정거장(ISS)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개척하는 전략적 움직임도 활발하다. 보령은 미세중력을 활용한 신약 개발을 추진하기에 앞서 2022년부터 '휴먼 인 스페이스'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24년에는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와 합작해 '브랙스 스페이스'를 설립하는 등 우주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화했다. 우주의약 전문기업 스페이스린텍은 독자 개발한 연구 모듈 'BEE-PC1'을 통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자동 단백질 결정화 실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지상으로 회수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처럼 지상에서 불가능했던 실험을 가능하게 하는 우주 무중력 환경은 제약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메가 트렌드로 꼽힌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우주 환경을 활용한 바이오의약 혁신 기술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에서의 의약품 개발은 항상 중력이라는 상수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세포가 바닥으로 가라앉거나 결정이 불균일하게 자라는 한계가 있다. 반면 우주 무중력 환경은 이러한 중력 방향성의 편향을 근본적으로 해소해 주며, 신약 개발의 전임상 기간을 기존 18개월에서 단축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 머크는 블록버스터 약물인 항암제 '키트루다'의 단백질 결정을 우주에서 제조해 투여 경로를 피하 주사로 변경했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FDA 승인도 받았다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우주 무중력·방사선 환경은 지상에서 불가능했던 생물·화학적 현상을 가능하게 하며, 신약 개발·줄기세포 치료제·MPS 연구에 혁신적인 돌파구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이미 실질적인 우주바이오의약 연구 국가로 진입한 만큼, 보건복지부와 우주항공청이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K-우주바이오 국가 컨소시엄'을 결성해 중복 투자를 방지해야 한다"며 "NASA·JAXA 등과의 국제협력 거점 확보, ISS 2030년 은퇴 이후를 대비한 민간 우주정거장 슬롯 선제 확보, 식약처-FDA 협력을 통한 '우주 유래 데이터 활용 의약품 승인 가이드라인' 수립 등 K우주바이오를 위한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이청하기자 mlee236@metroseoul.co.kr
[현장] ‘노동집약’ 벗는 K-제조…고로·배터리·야드, ‘AI 자율제조’로 체질 바꾼다 [현장] ‘노동집약’ 벗는 K-제조…고로·배터리·야드, ‘AI 자율제조’로 체질 바꾼다
산업부 'M.AX' 프로젝트, '다크 팩토리' 향해 진화 철강·이차전지·조선 등 고위험·비정형 작업에도 무인화 속도 1500도의 붉은 쇳물이 무서운 복사열을 뿜어내는 용광로 앞, 700도 고온의 검은 장막에 갇혀 내부를 볼 수 없는 배터리 핵심 소재 소성로, 사방에서 용접 불꽃이 튀는 거대한 조선소 야드까지. 한때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던 고위험·극한의 K-제조업 현장이 인공지능(AI)과 로봇을 이식받아 자율제조 생태계로 탈바꿈하고 있다. 산업통상부가 주도하는 제조 AI 전환 프로젝트인 'M.AX(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 선도과제를 수행 중인 철강·이차전지·조선 등 전통 대형 제조업 현장들이 고위험·비정형 공정의 한계를 깨고 무인화 공장인 '다크 팩토리(Dark Factory)'를 향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 포스코 고로, AI로 진맥하고 휴머노이드가 쇳물 뜬다 지난 11일 경북 포항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안전로봇실증센터 연구동. 휴머노이드 형태의 로봇이 양팔을 움직이며 쇳물 샘플링과 온도를 측정한다. 사람처럼 두 팔을 활용해 장비를 들고 측정 위치까지 이동하는 모습이 마치 실제 작업자를 연상케 했다. 포스코와 KIRO 등 10개 기관은 2027년까지 '제철 공정 AI 자율 예지보전과 고위험 작업을 위한 모바일자율로봇 기술개발' 과제를 수행 중이다. 그동안 1500도가 넘는 초고온 고로 내부 작업은 수십 년간 축적된 베테랑 작업자의 '경험과 감'에 의존해 왔고, 작업자가 직접 초고온의 쇳물에 접근해야 하는 대표적인 고위험 업무였다. 이에 포스코는 복사열을 견디는 특수 외피를 입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했다. 머리 부분의 열화상 카메라와 센서, 양팔 제어 알고리즘을 통해 실제 작업자의 동선을 구현한다. 고로 측면에는 100개가 넘는 압력계와 500개가 넘는 온도계를 설치해 AI가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며, 고로에 열풍을 불어넣는 풍구 구역에는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하루 12번씩 돌며 데이터를 수집한다. 박지성 포스코 1제선공장 공장장은 "로봇이 계측기를 달고 하루 12번씩 점검하며 표준화된 정량적 데이터를 모은다"며 "극한 환경에서 작업자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 정비도 벨트 컨베이어 롤러의 진동·음향 데이터를 AI가 분석하는 '자율 예지보전'으로 진화했다. 기존에 작업자 4명이 30분간 하던 작업을 로봇 1대가 5분 만에 마친다. 스마트 고로 도입 이후 연간 생산량은 8.5만 톤 증가했고, 품질 불량률은 종전 13.3%에서 4.9%로 63% 개선되는 성과를 냈다. ◇ 에코프로비엠 "중국 인력 30배 융단폭격, AI로 깬다" 글로벌 삼원계 양극재 시장을 이끄는 에코프로비엠 포항캠퍼스는 대규모 인력과 생산 설비를 앞세운 중국의 거센 추격에 맞서 '공정 전반의 AI 이식'을 선택했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이날 포항 에코프로비엠 캠퍼스에서 열린 언론 공개 행사에서 "중국은 한국 대비 배터리 배출 인력이 30배 이상 많고, 우리 과학자 한 명이 한 달 동안 매달릴 일을 중국은 10명 이상이 투입돼 며칠 만에 아웃풋을 만들어낸다"며 "이런 격차를 극복하고 경쟁에서 앞서나갈 유일한 솔루션이 바로 AI"라고 강조했다. 에코프로비엠은 과거 5년치(20TB 이상) 데이터를 일원화한 플랫폼을 구축했다. 특히 내부가 보이지 않는 700~800℃ 고온의 65m 길이 소성로 공정을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하고 462개 영향 인자를 정제해 AI를 학습시켰다. 그 결과 '품질예측 AI' 모델의 정확도는 무려 99.62%에 달한다. 기존에는 품질 검사에 최대 6시간이 소요됐으나, 이제는 AI가 실시간으로 품질을 예측해 이상 징후를 조기 감지한다. 핵심 원자재인 리튬의 순도 역시 자동 계측 시스템을 완성해 양산 라인에 적용했다. 현장에서는 음향 센서와 열화상 카메라를 탑재한 소성로 점검 AMR(자율이동로봇) '티포이'가 약 900개 포인트를 자율 순회하며 설비를 점검한다. 에코프로비엠은 2030년까지 제조가공비 30%, 사무자동화 50% 감축을 바탕으로 최초의 무인화 공장인 '다크 팩토리'를 구축해낼 계획이다. ◇ HD현대중공업, 7명이 하던 용접을 단 1명이 울산 HD현대중공업 야드에서는 선박마다 크기와 구조가 달라 자동화가 어려웠던 '비정형' 조립·용접 공정이 디지털 트윈과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다. 비전 센서가 작업장에 들어온 부재의 외곽선을 인식하고 설계 도면 정보와 실시간 매칭해 용접선을 자동으로 찾아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과거 주간 500톤이던 물량 소화 능력이 로봇 도입 후 주간 750톤, 야간 교대 적용 시 1000톤으로 2배 상승했다. 과거 7명이 매달려야 했던 작업을 이제는 오퍼레이팅 룸에서 사원 1명이 태블릿PC로 로봇 4대를 제어한다. 신형 '레일형 협동로봇 시스템'은 작업자 개입 없이 스스로 이동하며 자율 용접해 기존 수작업 대비 생산성을 약 70% 향상시켰다. 또 선박 블록 인양 부품인 '러그(LUG)' 생산 공정에도 자율제조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 지난해 5월부터 산업용 로봇 8대와 AMR 2대를 투입해 제작, 절단, 이송을 완벽히 자동화했다. 기존에는 작업자 6명이 하루 약 100개를 생산했으나 이제는 2명이 관리한다. 자율제조 가능 품목은 3종에서 43종(전체 물량의 약 95%)으로 늘어났고, 러그 생산량은 기존 수작업 대비 87.5% 수직 상승했다. 윤대규 HD현대중공업 상무는 "국책과제를 통해 계열사인 현대로보틱스 및 국내 중소기업들과 협력해 유럽산 장비 대비 원가를 3분의 1로 낮췄고 기술을 내재화했다"며, "조선업은 자동화하기 어려운 분야였지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자동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용수기자 hys@metroseoul.co.kr
후반기 원 구성 쟁점은 이번에도 '법사위'… 이번주가 협상 분수령 후반기 원 구성 쟁점은 이번에도 '법사위'… 이번주가 협상 분수령
국회가 제22대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앞둔 가운데 여야가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번에도 핵심 쟁점은 각종 법안들의 관문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장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18일까지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단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하반기 상임위원장 배분 비율은 전반기와 같을 전망이다. 22대 전반기 국회에선 전체 18개 상임위 가운데 민주당이 11곳, 국민의힘이 7곳에서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은 제1당,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라며 '관례'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각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모든 법안들을 본회의에 상정하기 전에 체계·자구 심사를 하는 곳이다. 하지만 법사위원장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법안 처리의 속도가 달라질 수 있는 곳이라, 사실상 '상원'처럼 기능한다는 지적이 있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입법 폭주를 막으려면 법사위원장은 제1야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법사위원장을 맡지 못하면 전반기 국회와 마찬가지로 의석 수로 우위에 있는 민주당에 밀릴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일방적인 특검법 폭주와 법무부의 꼼수 권한 남용을 견제하고 무력화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는 오직 법사위 뿐"이라며 "정권의 사법 파괴 책동을 막아내기 위해 야당이 법사위원장 직을 반드시 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야당이 법사위원장직을 사수해 국회의 견제 기능을 온전히 복원하는 것만이 권력의 사유화를 막으라는 6·3 지방선거의 준엄한 민심을 따르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야당에 법사위원장을 넘겨주면 각종 입법을 속도감 있게 처리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전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집권여당이 법사위원장을 하는 것은 정부의 국정과제를 신속하게 입법으로 뒷받침하고 지금도 계류중인 민생입법을 최대한 공회전없이 추진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단, 지방선거 전 공식화했던 '18개 상임위원장 독식' 방침은 거둬들이는 모양새다.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6개 중 12개를 차지하며 승리를 거뒀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했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까지 겹쳐 강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셈이다. 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법', '선관위 사태 관련 국조특위',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시급한 국정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 이번주 내로 협상을 마칠 방침이다. 이에 당장 이번주가 원 구성 협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는 18일을 원 구성 협상의 시한으로 제시한 바 있다.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단독으로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전반기 원 구성 때도 시한을 정해두고 협상이 결렬되자 당시 쟁점 상임위였던 법사위·운영위 등을 단독으로 처리한 전례가 있다. /서예진기자 syj@metroseoul.co.kr
'플랫폼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무산...업종별 차등적용 격돌 '플랫폼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무산...업종별 차등적용 격돌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배달라이더와 택배기사 등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별도 적용 방안이 결국 무산됐다. 최저임금위원회의 다음 전선은 경영계가 요구하는 '업종별 차등적용' 여부로 옮겨가게 됐다. 14일 최임위에 따르면 위원회는 오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6차 전원회의를 열고 업종별 차등적용 안건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최임위는 지난 3차부터 5차 회의까지 배달라이더와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 등 도급제 또는 특수고용 형태로 일하는 노동자에게 별도의 최저임금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집중 논의했다. 민주노총은 택배기사와 배송기사에게 적용할 시간당 최저임금으로 1만7468원을 제시했고, 한국노총도 순소득과 표준노동시간을 반영한 별도 산정 방안을 내놓으며 적용 확대를 요구했다. 경영계는 현행 최저임금법상 적용 대상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한정돼 있다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상당수 플랫폼 노동자가 개인사업자 신분인 만큼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최임위는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지난 11일 열린 5차 회의에서 표결을 진행했고 찬성 11명·반대 15명·무효 1명으로 안건은 부결됐다. 도급근로자 적용 논의가 마무리되면서 최임위의 관심은 업종별 차등적용 여부로 이동하게 됐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사업 종류에 따라 최저임금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해당 제도는 최저임금제가 처음 시행된 1988년 한 차례 적용된 이후 노동계 반발로 사실상 폐지돼 지금까지 단일 최저임금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 노동계는 오는 16일 회의에 앞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플랫폼 노동자 적용 확대, 소상공인 지원 강화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전쟁 장기화에 식품업계 위기감 고조…정부에 '경영 안정화' 호소 전쟁 장기화에 식품업계 위기감 고조…정부에 '경영 안정화' 호소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한 고유가, 고환율, 물류비 상승 여파가 국내 식품업계를 덮치면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원가 부담 누적과 내수 부진이 겹치자 식품업계는 상당수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하며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지난 10일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을 비롯해 CJ제일제당, 농심, 대상, 롯데칠성음료, 풀무원식품 등 국내 주요 식품기업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동전쟁 장기화 대응을 위한 식품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포장재와 에너지, 물류비, 원재료 가격의 전방위적인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호소하며 식품산업 전반에 퍼진 위기감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 특히 중동전쟁 직후인 3~4월에는 포장재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공급량이 평시 대비 70% 수준까지 급감하면서 수급에 큰 차질을 빚었다. 이달 들어 평시의 85~90% 수준까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포장재 가격 자체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업계의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해상운임 상승과 환율 변동성 확대도 기업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음료업계는 알루미늄 캔과 페트병 등 주요 포장재 가격 상승과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음료 제품은 전체 제조원가에서 포장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탓에 타격이 더 직접적이며, 내수 시장 부진까지 겹쳐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라면업계 역시 팜유와 대두유 등 필수 유지류 가격 상승과 포장재 비용 증가가 지속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원가 상승 요인이 계속해서 누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물가 부담을 고려해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상 제품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하기 어려워 경영 부담이 극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식품업계는 올해 하반기 경영환경 역시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며,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을 강력히 요청했다. 우선 업계는 전반적인 비용 상승으로 인한 기업들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세제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구체적으로는 식품 제조 가공업에 적용되는 의제매입세액의 공제율과 한도율을 한시적으로 상향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와 함께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해외 시장 돌파구 마련에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참석자들은 국가별로 상이한 인증 및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지원과 함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K-Food 인증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치솟는 해상운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수출 바우처와 물류비 지원을 확대하고, 해외 박람회 참가 지원을 넓히는 등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뒷받침도 함께 요구했다. 정부는 업계의 이 같은 애로사항을 적극 검토해 실질적인 지원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바탕으로 원재료 및 포장재 수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식품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현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기업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여야, '투표용지 부족' 국조 계획서 이번주 채택하나… 논의 순항할 지 주목 여야, '투표용지 부족' 국조 계획서 이번주 채택하나… 논의 순항할 지 주목
여야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 계획서를 이르면 이번 주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 규명뿐 아니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개혁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어 여야가 어느 범위까지 논의할 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르면 오는 18일 본회의를 열어 국정조사 특위를 구성하고 계획서를 의결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구성이나 국회 하반기 원구성, 대통령 유럽 순방에 대한 성과 지원 문제에 대해 초당적 협력을 부탁한다"며 특위 구성에 협조를 요청했다. 민주당은 특위 위원장을 야당이 맡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총 18명인 특위 위원 배분 문제에서부터 여야 간 입장이 갈리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 의석 비율에 따라 배분하자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여야 9명씩 동수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사 범위도 쟁점이다. 민주당은 ▲투표용지 인쇄 수량 산정 기준·검토 과정 위법·부실 여부 ▲현장 투표용지 부족 사태 발생·조치 과정의 적정성 ▲투표소 봉쇄 상황 및 행정 마비에 관한 진상조사 ▲선거 관리 지침과 시스템 개혁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조사 범위로 정했다. 국민의힘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경위 ▲투·개표 동시 진행 및 개표 중단 거부 결정에 관한 제반 사항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유권자 참정권 침해 규모 전수조사·선거효력 ▲투표 종료 전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 경위와 선거효력 등을 조사 범위로 삼았다. 특히 민주당은 청와대를 조사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관련 질의에 "대통령이 선관위원장을 지시하는가. 그렇지 않다"며 "왜 청와대를 포함해야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이번 문제는 이재명 정부가 선관위 관리에 그동안 손 놓았다는 게 핵심"이라고 전날 발언한 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선관위 개혁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선 현재 1명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을 늘리고 독립 감사기구를 두는 방안이 거론된다. 대법관이 겸임하는 중앙선관위원장도 상임으로 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단, 전면적 선관위 개혁을 위해서는 개헌이 필요하다. 선관위 구성과 위원 신분 보장이 헌법에 규정됐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도 여야 간 입장이 다르다. 민주당은 선관위의 독립성을 보장한 헌법 정신을 유지하는 가운데 확실한 개혁을 위해 개헌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선관위 해체에 중점을 둔 개헌을 주장하고 있어서다. 이에 국조특위 계획서를 이번주 내로 처리하려면, 여야 간 논의 과정에서 선관위 개혁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 보인다. 결국 특위 출범 이후 선관위 개혁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견이 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예진기자 syj@metroseoul.co.kr
[창간기획 ③SK이노베이션]에너지 대전환 시대, 정유 넘어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다시 선다 [창간기획 ③SK이노베이션]에너지 대전환 시대, 정유 넘어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다시 선다
SK이노베이션이 정유 중심 에너지 기업에서 전기와 가스, 배터리를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커지면서 석유제품 수출과 정유 수익성에 기대던 기존 사업 구조를 LNG, 소형모듈원전(SMR),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넓히고 있다. 다만 정유 부문에는 유가와 정제마진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배터리는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전환의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정유가 벌고 에너지 전환에 투자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정유 사업이 이끌었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매출 24조2121억원, 영업이익 2조16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 분기보다 4조5408억원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8669억원 증가했다. 실적 개선에는 정유 사업을 담당하는 SK에너지의 수익성 회복이 크게 작용했다. SK에너지는 1분기 매출 11조9786억원, 영업이익 1조2832억원을 거뒀다.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과 수출 여건 개선이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울산CLX를 중심으로 대규모 정제·생산 설비를 운영하는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해외 수요에도 대응하고 있다. 석유제품 수출은 국내 정유사의 주요 수익원 가운데 하나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정유 4사의 석유제품 수출액은 원유도입액의 59.5% 수준에 달했다. 호주는 4년 연속 최대 수출국을 차지했고, 미국향 수출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정유 사업에서 확보한 현금창출력은 LNG와 SMR, 배터리·ESS 등 미래 에너지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정제·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단기 실적을 방어하는 동시에 에너지 사업 구조 전환에 필요한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면서 원유 도입과 내수 공급 안정성도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해외 수요에 대응하는 수출 경쟁력뿐 아니라 국내 에너지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유가 변동에 따른 수익성까지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 사업은 SK이노베이션 실적을 떠받치는 핵심 축이지만 국제 유가와 지정학적 변수에 민감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수출 확대와 함께 원유 조달 안정성, 내수 공급 대응력, 미래 에너지 투자 재원 확보를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LNG·SMR로 넓어지는 에너지 포트폴리오 SK이노베이션의 체질 전환은 LNG에서 먼저 가시화됐다. SK이노베이션 E&S는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한 첫 LNG 물량을 국내에 들여왔다. 바로사 프로젝트를 통해 앞으로 20년간 연 130만t 규모의 LNG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연간 LNG 수입량의 약 3%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해외 발전 사업에서도 성과를 올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 응에안성 뀐랍 지역에서 추진하는 LNG 복합화력발전 및 터미널 개발 사업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프로젝트는 1.5GW급 LNG 복합화력발전소와 LNG 터미널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투자비는 23억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다. 상업운전 목표 시점은 2030년이다. 정유 중심 기업이 LNG 밸류체인을 해외 발전 인프라로 확장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MR 투자도 에너지 사업 구조 전환 과정에서 추진되는 핵심 분야다. SK이노베이션은 SK㈜와 함께 2022년 미국 테라파워에 약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테라파워는 빌 게이츠가 설립한 차세대 원전 기업으로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 지역에서 첨단 원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테라파워는 올해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케머러 1호기 건설 허가를 받았다. 이번 허가는 미국에서 약 10년 만에 나온 상업용 원전 건설 허가이자 비경수로 상업용 원전 건설 허가로는 40여년 만의 사례로 평가된다. 케머러 1호기는 2031년 완공 및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SMR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시설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 확보는 에너지 기업의 새로운 성장 기반이 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정유와 화학에서 확보한 현금창출력을 전력 인프라 영역으로 넓히려는 것도 이런 변화에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배터리·ESS, 적자 넘어 전력 수요로 연결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에너지 전환을 상징하는 사업이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미국, 헝가리, 중국 등에 생산기지를 두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보조금 불확실성으로 수익성 개선은 더디지만 전력망 안정화와 재생에너지 확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맞물리면서 ESS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SK온은 올해 국내 제2차 중앙계약시장 ESS 입찰에서 전체 565MW 가운데 284MW를 확보하며 50.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 중심의 사업 구조를 ESS로 넓히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는 흐름이다. AI 시대의 핵심은 결국 전기화다. 데이터센터는 전력을 쓰고 전력망은 저장장치를 필요로 하며 안정적인 전원 확보 없이는 AI 인프라도 지속되기 어렵다. SK이노베이션이 LNG와 SMR, 배터리·ESS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도 이 같은 전력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에너지 기업의 경쟁력도 단순한 정유·화학 사업을 넘어 전력 공급과 저장 역량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 역시 정유를 기반으로 LNG와 SMR, 배터리·ESS를 연결하는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각 사업의 성장성을 안정적인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기업가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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