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알려진 직후 미국 증시에서 쿠팡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1일 미국 나스닥에서 쿠팡(CPNG)은 전 거래일 대비 5.36퍼센트 하락한 26.65달러에 마감했다. 3370만 계정의 이름과 이메일과 전화번호와 주소 등 주요 개인정보가 노출됐다는 발표가 나온 이후 첫 거래일이었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국내에서 이번 유출 사실을 공개하며 최근 10년 사이 가장 큰 규모의 개인정보 사고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전자상거래 기업이 겪은 최악 수준의 국가 데이터 유출"이라고 평가했다. 월가에서도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쿠팡이 자발적인 보상 패키지를 마련할 수 있고 한국 정부가 부과할 과징금도 상당할 수 있어 단기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이 받을 과징금이 최대 1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다만 JP모건은 쿠팡이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사실상 경쟁자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소비자 이탈로 급격히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한국 소비자들의 개인정보 노출 사건에 대한 민감도를 고려해도 쿠팡의 시장 지위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규제 당국의 대응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는 상장사가 '중대한 사이버 보안 사고'를 겪을 경우 4영업일 안에 이를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은 현재까지 관련 공시를 하지 않은 상태다. 쿠팡이 미국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별도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태로 쿠팡 주가가 단기 충격을 받은 가운데 향후 한국 정부의 제재 수위와 미국 SEC의 판단이 추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개미(개인 투자자)는 들어오고 외국인은 떠났다.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양 주체의 투자 전략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수익률 격차도 벌어졌다. 반도체 중심으로 코스피에 올라탄 개인은 손실을, 코스피 조정을 예상하며 바이오에 베팅한 외국인은 수익을 챙겼다. 연말 '산타랠리'의 성패 역시 외국인 복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여진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4조456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월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9조2875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 하방을 방어했다. 개인은 지난 5월부터 6개월 연속 순매도세를 유지해 왔지만 지난달 들어 국내 증시로 복귀하는 흐름을 보였고, 상반기부터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외국인은 오히려 이탈하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의 국내 증시에 대한 상반된 투자 전략은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발견된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개인의 순매수 상위 상품에는 'KODEX 200'(5261억원), 'KODEX레버리지'(2992억원), 'KODEX 200타켓위클리커버드콜'(2938억원) 등이 올랐다. 모두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종목이다. 외국인들은 달랐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469억원)와 'TIGER 차이나항셍테크'(425억원) 등을 가장 많이 사들이면서 국내 증시보다는 중국 증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226억원 순매수하면서 코스피 하락에 투자했다. 투자 금액과 방향성에서 모두 차이를 보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난달 코스피가 4.4% 급락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ETF 상품 역시 개인이 선택한 코스피 관련 상품은 4~10%대 하락세를 보였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통해 6.55%의 수익을 얻었다. 증시 베팅뿐만 아니다. 지난달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도 개인은 외국인이 팔아치운 반도체 매물을 받은 반면, 외국인은 바이오 관련 종목을 가장 많이 순매수하면서 수익률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달 KRX 반도체 지수는 5.31% 하락한 반면, KRX 헬스케어 지수와 KRX 300 헬스케어 지수는 각각 8%대 급등하며 KRX 테마지수 중 수익률 1·2위를 차지했다. 단기적인 시각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반도체 고점에서 투자에 진입하며 손실을 본 셈이다. 지난달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로 각각 5조9758억원, 1조2900억원을 순매수하며 반도체 투자에 집중했다. 다음으로는 두산에너빌리티(9876억원), 네이버(8721억원) 등이다. 4종목 모두 11월 동안 하락세를 보였으며, 평균 손실률은 8.49% 수준이다. 반대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인 와중에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희비가 교차됐다. 지난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들은 셀트리온(2654억원)과 이수페타시스(1791억원), SK바이오팜(1615억원), LG씨엔에스(1526억원) 등이다. 세 종목 중 LG씨엔에스만 12.52%의 하락세를 보였고, 나머지는 평균 17.72% 상승했다. 연말에는 '산타 랠리' 기대감이 존재하는 만큼 이달 외국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복귀 여부가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는 12월 코스피가 연말 랠리를 이어갈지, 아니면 관망세를 지속할지를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은 "코스피의 상승 탄력성이 둔화된 이유 중 하나는 이번 강세장을 이끌던 외국인 순매수가 11월 들어 빠르게 순매도로 전환됐기 때문"이라며 "12월 이후엔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점차 순매수에 나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인공지능(AI) 버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미국의 유동성 경색이 완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은 연말 랠리를 보이거나 차익실현 시기가 아니라 1월 실적 시즌을 기다리며 박스권을 보이는 단계"라며 "반도체, 전기장비, 조선은 신규 수주와 주당순이익(EPS) 상향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실적 발표와 성장 추세를 확인한 이후 주가수익비율(PER) 재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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