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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기자의 一問日答]개성공단 최대기업 삼덕통상 문창섭 회장 "개성공단 다시 열면 난 무조건 간다"

【부산=김승호 기자】"개성공단이 다시 문을 열면 나는 무조건 들어간다. 같은 민족이니 말이 통하고 지리적으로 가까워 물류에도 큰 장점이 있다. 개성공단 폐쇄 후 우리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개성에 비할 바가 아니다. 개성공단은 (이런 장점 때문에)1년이면 정상궤도에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는 2~3년이 더 걸릴 것이다. 게다가 개성공단을 가동하면 원부자재를 남쪽서 조달해야하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 주는 산업 파급 효과도 매우 크다." 문창섭 삼덕통상 회장(사진)은 박근혜 정부가 2016년 2월10일 당시 개성공단을 전면 폐쇄한 뒤에도 개성공단을 잊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그곳이 매일 생각난다. "60년 분단 이래 북한땅에 신발공장으로 처음 발을 들여놓으면서 남북경협을 꼭 성공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컸다. 내가 먼저 들어가 성공해야 다른 기업들도 따라와 북한 땅에서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개성서 가장 먼 부산에서 트럭에 신발 원부자재를 싣고 개성까지 갔던 것이다." 내년 2월이면 개성공단이 문을 닫은지 꼭 10년이 된다. 개성공단에서 한때 3500명을 고용하며 신발을 생산했던 그였다. 124개 입주기업 중 가장 큰 규모였다. 한반도와 주변국을 둘러싼 국제 정세가 APEC 정상회의를 전후해 더욱 급변하고 있다. 경주에선 이번주 이재명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이 참석하는 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도 잇따라 예정돼 있다. 해외 순방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문창섭 회장을 지난 22일 부산 녹산공단에 있는 삼덕통상 본사에서 만났다. 한반도 격변기에 해묵은 주제일수도 있고 어찌보면 미래이기도 한 개성공단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그는 '개성공단은 남과 북이 통일비용을 아낄 수 있는 평화의 공간'이라고 늘 강조해왔다. 문 회장은 개성공단 초창기엔 공단 안착화를 위해 개성공단기업협회 2대 회장을 맡기도 했다. 한국신발산업협회장을 2016년부터 역임하며 지금은 우리나라 신발 산업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다음은 문 회장과의 일문일답. ―내년 2월이면 개성공단이 폐쇄된지 꼭 10년이 된다. 시간이 참 빠르다. ▲벌써 그렇게 됐다. 지겨워서라도 돌아보지 않아야하는데 365일 개성공단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수도권도 아니고 부산에서 개성공단까지 결코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다. 개성공단이 조성된 후 초반에 오가기위해선 정해진 날짜와 시간을 반드시 지켜야했다. 어떤 때는 시간을 맞추지못해 원부자재를 싣었던 트럭을 다시 부산으로 가져오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남북경협을 성공해야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했다. 개성공단은 다시 열어야한다. 재개되면 나는 무조건 간다. ―개성공단이 닫힌 후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개성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장을 운영하며 왕성하게 활동하셨으니 마음이 더 아프셨을 것 같다. ▲우리 회사는 중국 칭다오에 있었던 공장을 닫고 개성공단에 올인했다. 삼덕스타필드(개성공단 법인명)에만 3500여 명이 일했다. 폐쇄가 결정된 후에는 사업을 아예 접으려고 했다. 그런데 우리를 믿고 물건을 대준 바이어들까지 망하게 할 수는 없더라. 바이어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임시방편으로 중국에 있는 임가공 공장 20여 군데를 통해 신발을 생산하며 바이어들과 거래를 재개했다. 중국 공장들은 선수금을 요구했다. 담보대출을 받아 돈을 먼저 줬다. 한쪽에선 삼덕통상이 부도났다는 소문도 들리더라. 우리는 어차피 (개성공단 폐쇄로)손해가 크게 났다. 그래도 바이어들과 신뢰를 지키고 싶었다. 결국 약속을 지켰다. ―그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지어 한창 신발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산 본사 공장 외에 추가 생산지가 필요해 베트남으로 갔다. 호치민 공항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롱안성의 삼덕베트남 공장에선 현재 5000명 정도의 베트남 직원들을 고용해 신발을 만들고 있다. 현지 인력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한국의 봉제공장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지역을 피해서 가다보니 처음엔 사람을 구하는데 애를 많이 먹었다. 인도네시아에는 자바섬 서쪽의 푸르와카르타에 공장이 있다. ―해외 공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면서도 개성공단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이유는. ▲개성공단 중에서도 시범단지에 들어가 초기 2~3년 동안은 시행착오도 많이 했다. 참 어려웠다. 손실도 많이 났다. 그래도 당시엔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초기에 들어간)우리가 어렵다고 하면 다른 기업들이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명감을 갖고 더 발전을 시키자며 열심히 했다. 6~7년 정도 지나니 안정화되고 오더도 계속 들어오더라. 개성공단은 북측 근로자들과 언어가 통하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해외에선 통역을 해 전파해야한다. 진도가 늦을 수 밖에 없다.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물류비도 적게 든다. 특히 개성공단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원부자재를 남쪽에서 조달해야하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개성공단에 있을 땐 남쪽의 136개 회사로부터 원부자재를 수급했다. 이들 거래처는 4800여 명을 고용했다. 개성공단 때문에 남한의 실업률이 높다고 하는데 그건 틀린 말이다. 개성공단에 5만4000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일했는데 이들 기업과 거래하는 남한 기업들에는 9만명이 넘게 근무했다. 남북한이 서로 윈윈(win-win)한 것이다. 삼덕의 베트남공장도 10년 가까이 되니 지금은 원부자재의 80% 가량을 인근지역에서 조달하고 있다. 그만큼 해외 공장은 우리 내수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덜할 수 밖에 없다. 개성공단과 같은 남북 경협 모델이 꼭 필요한 이유다. ―개성공단에 우리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기업도 같이 있었다면 과연 폐쇄가 됐을까 싶다. 남과 북이 개성공단을 마음대로 하진 못했을 것 같다. ▲그렇다. 그래서 개성공단의 국제화가 꼭 필요했다. 지금에서야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삼덕통상이 1호로 개성공단에 입주할 해외기업 유치 노력을 해 90%까지 갔었다. 독일의 기능성 신발기업으로 오너이자 대표는 동독 출신, 부사장은 서독 출신이었다. 이 회사를 개성공단내 해외기업입주단지에 유치하기위해 개성으로 초청도 했었다. (문 회장이 이끌고 있는 한국신발산업협회가 최근 펴낸 '한국신발산업 100년사' 99페이지에는 2013년 당시 개성에 있는 삼덕통상을 방문해 문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독일 미앤프렌즈사 대표와 부사장의 사진이 있다. 또 101페이지에는 2014년 당시 평양에 주재하고 있는 해외대사단이 개성공단에 있는 삼덕통상 안마당에서 기념촬영을 한 사진도 담겨 있다.) 그때문에 당시 청와대와 통일부가 난리 났었다. (웃음) 제2의 개성공단도 필요하다는 생각에 나진(함경북도에 있는 항구 도시)에 투자계획도 잡았었다. 북한에서 성공한 기업이 (또다른 지역에)들어가야 나머지 공단도 잘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북측의 나진관리위원장도 두번이나 개성에 있는 우리 공장을 방문했다. ―결국 향후에도 개성공단 재개든 제2의 개성공단이든 남북 경협 모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해가 된다. ▲물론이다. 그러기위해선 정경분리가 반드시 선행돼야한다. 싸움은 정치가 하고 실리는 경제가 챙기면 된다. 개성공단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어 봤으니 공단 출입이나 통행 문제도 더욱 원활해야한다. 북한도 산업 발전이 필요하다. 우리도 미래 먹거리가 절실하다. 투자와 설비는 남한이, 고용은 북한이 하면 된다. 그러면 남과 북의 경제가, 산업이 함께 발전할 것이다. 북한에 공장이 있다고 해도 당장 현지에서 원부자재 조달은 쉽지 않다. 그때까지 그 역할은 남한이 하며 덩달아 연관산업을 발전시키면 된다. 개성공단을 포함해 북한에 노동집약적인 산업이 과연 더 이상 필요한가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하지만 북한에 노동인구가 많다. 개성공단엔 기껏 5만4000명이 근무했다. 결국 고용을 통해 실업률을 낮춰야한다. 노동집약산업이 북한에 필요하다. 자동화 공장만 북한에 들어가야하는 것은 아니다. ―개성공단에서 공장을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나는 일은 무엇인가. ▲공장을 짓기위해 처음 현장을 방문했던 때가 기억난다. 온통 풀밭으로 된 황무지에서 어떻게 신발이 나올 수 있을까 덜컥 겁이 났다. 그래서 당시 있었던 중국 칭다오 공장에 북측 인력을 데리고 연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개성 공장을 가동하기위한 지도자급 인력이라도 육성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우리 통일부에선 허락을 안해줬다. 북한 당국도 설득했다. 결국 칭다오 공장에서 북측 인원 30명을 데리고 두달 동안 신발 연수를 했다. 남, 여 절반씩이었다. 어떻게든 대북사업을 성공해보겠다는 의지가 앞섰기 때문이다. 2개월 후에는 이들에게 수료증도 주고 선물도 줬다. 나중에 그 인력들은 개성의 공장을 돌리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또 개성공단에서 어떤 복지를 할까 생각하다 500~600명 정도가 들어가는 목욕탕을 자체적으로 만들었다. 목욕을 하고 나오는 북측 근로자들을 보면 정말 뿌듯하더라.(미소)

2025-10-28 08:18:25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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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 인하 '유력'…한-미 금리 격차 축소 전망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0%로 시장 예상치를 살짝 밑돌면서 10월 말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추가 금리 인하가 유력해졌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 2.50%를 유지한 가운데 한·미 금리 격차가 좁혀지는 시나리오에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9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해 예상치(3.1%)를 밑돌았다. 전월 대비로도 0.3% 상승에 그쳐 컨센서스(0.4%)를 하회해 둔화 흐름을 재확인했다. 시장에서는 10월 28~29일 예정된 FOMC에서 0.25%포인트(p) 추가 금리 인하가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으로 10월 인하 가능성은 95~99% 수준으로 추정된다. 또한 12월에도 한 차례 더 내릴 것이란 기대가 우세하다. 그렇게 되면 연말 목표금리는 3.50~3.75%까지 낮아질 수 있다. 앞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9월 17일 첫 인하로 정책금리를 4.00~4.25%로 낮춘 바 있다. 남은 회의는 10월 28~29일, 12월 9~10일인데 물가가 크게 자극되지 않는 한 연속 인하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 금리선물은 10월 25bp 인하 '사실상 확정',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반영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국의 경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0월 23일 기준금리 2.50%로 동결했다. 동결 배경으로 한은은 "물가의 안정 흐름 지속, 소비·수출 중심 개선세, 수도권 주택·가계부채, 환율 변동성 등 금융안정 점검 필요"를 들었다. 9월 물가상승률은 2.1%로 목표(2%) 주변에서 안정세를 보였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2.5%로 소폭 하락했다. 환율과 물가의 상충에 대해선 "환율 상승이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나 올해 유가가 약 18% 하락했고 수요압력이 크지 않아 물가는 대체로 2% 내외"라며 완만한 물가경로를 재확인했다. 또한 최근 환율 급등 배경을 "대략 4분의 1은 달러 강세, 4분의 3은 위안·엔 약세와 국내 요인"으로 진단했다. 현재 한·미 정책금리 격차(상단 기준)는 1.75%p다. 연준에서 10월 금리인하(-25bp)를 한다면 격차는 1.50%p로 줄어든다. 12월(-25bp) 추가 인하 시 격차는 1.25%p로 단계적 축소가 가능하다. 한은은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9월 하순 이후)를 언급하면서 주택시장 과열 신호와 가계부채 흐름을 면밀히 보겠다는 방침이다. 성장 하방 리스크 완화를 위한 인하 기조는 유지하되, 추가 인하의 시기·속도는 데이터와 금융안정을 보며 결정한다는 의미다. 수도권 주택·가계부채, 대미 관세·무역협상, 반도체 경기 등 국내·외 리스크가 공존해 한은의 금리 인하 속도전 가능성은 낮다. 10월 말·12월 FOMC와 11월 27일 금통위가 '완화의 속도'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금통위에서 포워드 가이던스(금통위원의 금리 전망)와 관련해 "(저를 제외한) 위원 6명 중 4명이 3개월 내 2.5%보다 낮은 금리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결이 '긴 완화'로 직결되느냐는 질문에는 "인하 기조는 이어지되 인하의 폭과 시기는 조정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주형기자 gh471@metroseoul.co.kr

2025-10-28 08:13:22 김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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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기금, 금융사 10곳 중 7곳이 '금리인하' 거부

국내 금융기관들이 '새출발기금'을 통한 금리 인하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 금융사가 차주에 이자 감면을 제공하는 '중개형 채무조정'보다 채권을 캠코에 직접 판매하는 '매입형 채무조정'을 선호해서다. 지난 2022년 10월 새출발기금 출범 이후 접수된 이자 감면 요구 중 10건 중 7건이 거부당했고, 거부율은 은행·저축은행·여신금융회사에서 특히 높았다. ◆ '중개형 채무조정' 비동의 67%…9개월 새 2.5%p↑ 새출발기금은 지난 2022년 10월 출범한 정부의 소상공인 대상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90일 이하 연체 차주에는 '중개형 채무조정'을 통한 금리 인하를, 90일 이상 연체 차주에는 '매입형 채무조정'을 통한 원금 감면을 제공한다. 새출발기금은 출범 당시 코로나19 피해 요건을 포함했으나,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코로나19 피해 요건을 삭제해 지원을 확대했다. 28일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새출발기금 출범 이후 올해 9월 말까지 새출발기금에 '중개형 채무조정'을 신청한 계좌 수는 47만8779건(동의회신 대상 채권 수)이다. 이 가운데 금융사가 금리 인하에 동의한 비중은 33%(15만7847건)에 그쳤고, 67%(32만932건)은 금융사가 금리 인하를 거부했다. 지난해 말의 64.5%와 비교해 2.5%포인트(p) 상승했다. 업권별로는 여신금융회사(87.2%)가 중개형 채무조정 거부율이 가장 높았고, 은행(62.5%)과 저축은행(61.2%)이 뒤를 이었다. 비영리기관인 상호금융기관(21.3%)과 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보험사(3.5%), 재단·공공기관 자체대출(0.7%)에서는 거부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당초 제도 취지대로라면 연체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연체자는 '중개형 채무조정'을 통해 금리 인하 및 분할 상환을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각 금융기관이 중개형 채무조정을 빈번하게 거부하면서, 상대적으로 연체 수준이 심각하지 않은 채무자들도 '매입형 채무조정'으로 밀려나고 있다. ◆ 금융사, '매입형 채무조정' 선호…채무자·정부 부담↑ 금융사가 중개형 채무조정을 꺼리는 것은 매입형 채무조정이 회계상으로 유리해서다. 중개형 채무조정은 금리 감면이 제공되는 만큼 수익성은 낮고, 향후 연체 가능성에 따른 대손충당금도 마련해야 한다. 금융기관의 연체율도 높아진다. 반면 매입형 채무조정은 캠코가 채권을 직접 인수하는 만큼, 일부 원금을 회수하면서 건전성도 개선할 수 있다. 90일 이상의 연체자를 대상으로 하는 '매입형 채무조정'은 캠코가 각 금융사로부터 채권을 인수하고, 최대 90%의 원금 감면을 제공한다. 채무조정 시 높은 원금 감면율을 제공하는 차주에게 유리해보일 수 있다. 그러나 중개형 채무조정은 약정에 평균 76.6일이 소요된 반면, 매입형 채무조정에는 266.3일이 소요됐다. 약정이 늦어지면서 채무자의 연체 상황은 악화할 수밖에 없고, 재기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진다. 신용 하락의 부담도 더 크다. 매입형 채무조정 시 활용되는 재원이 정부 예산으로 마련되는 만큼, 새출발기금 신청 채무가 매입형으로 몰리는 것은 정부의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9월 2차 추경에서도 새출발기금의 지원 확대 및 제도 지속을 위한 7000억원의 예산을 추가 편성한 바 있다. 다만 매입형 채무조정이 금융사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매입형 채무조정 시 캠코가 매입하는 채권 가격은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책정되며, 대략 원금의 40% 이하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알려졌다. 금융사의 입장에서도 손해를 감수하는 '상각처리'에 해당하는 것. 중개형 채무조정 전담기관인 신용회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일부 업권에서 중개형 채무조정 참여에 소극적인 것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각 금융사가 의도적으로 새출발기금에 채무를 떠넘기거나 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신복위 차원에서도 더 많은 차주가 조속한 채무조정을 받을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정부, 새출발기금 개선 추진…한계도 명확 기존 새출발기금 제도가 단기 채무자의 재기 가능성을 낮춘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달 18일 새출발기금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새출발기금 간담회'를 개최하고 새출발기금의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중개형 채무조정의 절차를 단축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기존에는 중개형 채무조정 시 비동의 채권을 캠코가 인수하고 금리 인하를 제공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개선안에서는 하나 이상의 채권자가 채무조정에 동의할 경우 금리를 우선 인하한 뒤 캠코가 해당 채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또한 정부는 대부업권에도 새출발기금 참여를 촉구했다. 대부업권이 새출발기금 협약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일부 채무자가 장기 연체에도 새출발기금 이용이 어려운 만큼, 더 폭넓은 지원을 위해 대부업권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 대부업권은 현재 새출발기금 협약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신복위가 별도로 운영하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에는 참여 중이다. 다만 금융사의 '중개형 채무조정' 기피와 '매입형 채무조정' 쏠림에 대한 해결 방안은 여전히 요원하다. 올해 들어 국내 금융권에서 연체가 늘면서 건전성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각 금융사가 연체 부담을 감수하고 중개형 채무조정을 늘리도록 강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개최한 새출발기금 간담회에서 "자영업자의 채무부담을 줄이고 신속히 지원하기 위한 새출발기금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라면서 "협약기관들에도 상생의 관점에서 다시 한번 협조를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안승진기자 asj1231@metroseoul.co.kr

2025-10-28 07:52:15 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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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피 시대] 불장 이끈 외국인, "코스피 부스트 업"vs “노키아 꼴 날라”

"이재명 정부들어서 외국인이 K주식을 20조원어치나 샀다고요? 언제 이렇게 많이 산 건가요? 깜놀이네요."(증권업계 관계자 A씨)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한국 주식의 시가총액 비율은 31.55%다. 올해 초 28.88%(1월 2일 기준)와 비교해서 2.67%포인트 높다. 시가총액 비율이 커졌다는 의미는 그만큼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많이 매수했다는 의미다. 4년 전 코스피가 3000선을 찍었던 한국 강세장 시기를 기점으로 해서 서서히 한국 기업 주식을 덜어냈던 외국인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올해 6월4일 이후 폭발적인 매수세로 돌아섰다. 새 정부 출범 기대감이 작용했던 지난 5월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20조3200억원어치 주식을 사 모았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나타났던 '바이코리아'(2009년 32조원, 2010년 23조원) 기록도 바꿀 역대급 매수세다. 개인도, 연기금도 다 떠나는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왜 나 홀로 매수하는 걸까. 외국인 중심의 시장이 낳을 부작용은 없는 걸까. ◆달라진 '기업 거버넌스', 외국인 불러 모아 올해 외국인이 눈독 들인 한국 증시에선 각종 신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외국인 보유 시총은 이달 2일 처음 1000조원을 넘긴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27일 액면분할 후 처음으로 '십만전자'(주가 10만원대)를 찍었다. SK하이닉스는 '50만닉스"(주가 50만원) 를 넘어 60만원대 향해 질주한다. 외국인의 왕성한 매수세에 대해 여의도 증권가는 크게 3가지 이유를 꼽는다. 첫째, 반도체 슈퍼파이클 기대감과 조선 등 주요 업종의 수출 회복세 속에 예상되는 실적 개선이다. 그간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 대한 매도 의견을 자주 냈던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최근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12만원으로 올렸고, 노무라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 주가를 54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둘째, 정부가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한 거버넌스 개혁, 친 시장 정책효과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는 상법 3차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병행될 경우 12개월 내 코스피 4000~5000선 도달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제조업 경쟁력, AI 밸류체인, 낮은 밸류에이션, 거버넌스 개혁 의지라는 네 가지 요인을 동시에 갖췄다"며 "이는 신흥국이 아닌 '준선진국형 리레이팅 사이클'"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달러당 1400원대의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수 욕구를 자극하는 요소다.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이후 외국인은 원화 환율이 1300원 이상일 때 순매수세를 보여 왔다. 외국인은 달러를 원화로 바꿔서 한국 주식을 사는데, 1400원대에서 한국 돈으로 주식을 샀다가 향후 원화 강세가 되었을 때 달러로 바꾸면 환차익을 챙길 수 있다. 이영곤 토스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2021년은 '돈이 남아 도는 장세'였다면, 지금은 '돈이 갈 곳을 찾는 장세'"라며 "외국인 매수의 핵심은 환율이 아니라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환율이 1450원을 넘었는데도 외국인은 팔지 않았다. 그건 단순한 수급이 아니라, 한국의 반도체·전력기기·조선업이 리레이팅(재평가) 구간에 들어섰기 때문이고. 글로벌 자금이 그 중에서도 저평가된 한국 시장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장세의 유동성은 위험한 과잉이 아니라 '기대와 실적이 정렬된 유동성'"이라며 "기업 이익이 오르고, 자금이 이를 따르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시장 왜곡 우려vs 코스피 이끄는 마차" 외국인 보유 시총은 이달 2일 처음 1000조 원을 넘긴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의 증시 영향력이 커지면서 걱정도 커졌다. 한국은 위기 때마다 '글로벌 ATM(현금인출기)'이 된 아픈 기억 때문이다. 한국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다는 숙명에 문을 열어놔 외국인이 쉽게 돈을 뺄 수 있는 구조다. 현재 한국 경제가 처한 현실도 바람앞에 등불 신세다. 한미 무역협상이 최대 쟁점인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 놓고 합의접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이 길어지면 원화 약세(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국면에 빠질 수 있다. 외국인의 커진 힘은 시장을 왜곡시킬 가능성도 있다. 반도체 등 시총 상위 종목을 편식하고 있어서다.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10월 1일부터 28일까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10위 종목의 거래대금이 전체의 약 3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기) 기대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전자우선주 등이 처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만으로도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의 25%가량을 차지해 거래 쏠림이 이를 방증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반도체와 2차전지 등 대형주 수급 쏠림이 야기한 '왜곡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키아 꼴이 날 수 있다는 얘기다. 과거 핀란드 증시는 노키아의 몰락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한때 휴대전화 시장에서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던 노키아는 2007년 기준 핀란드 헬싱키 증시에서 시총 70%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애플과 삼성에 밀려 주가는 5년 동안 90% 이상 폭락했고 핀란드 증시도 반 토막 났다. 다만 이 같은 우려는 지나치다는 시각도 있다. 이영곤 센터장은 "지금 외국인 매수는 환율이 아니라 한국의 체력에 대한 투자"라며 "정책 불확실성만 크지 않다면 내년 말쯤엔 4000이 일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통된 목소리는 있다. 외국인을 붙잡고, 더 끌어들일 터전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과제로 꼽는다. 이를 위해서는 외환결제 인프라 개선, 공매도 전산화, 외국인 투자 절차 간소화가 이뤄져야 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MSCI 편입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외국인 자금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제도적 전환점"이라며 "유동성·펀더멘털·제도의 세 축이 동시에 맞물릴 때 비로소 4000은 일상이 된다"고 말했다. 주주가치 제고 및 주주 환원도 확대해야한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는 상법 3차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병행될 경우 12개월 내 코스피 4000~5000선 도달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2025-10-28 07:43:22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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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소비심리 소폭 둔화…집값·물가 기대 '상방', 금리 인하 기대 '약화'

10월 소비자심리가 전월보다 다소 약해졌지만 여전지 장기평균을 웃돌면서 낙관 구간을 유지했다. 통상 불확실성이 심리를 누르는 가운데 집값과 물가에 대한 기대는 올라가고 금리 인하 기대는 약해진 흐름이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8로 전월 대비 0.3포인트(p)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하여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 ~ 2024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주택가격전망 지수는 122로 한 달 새 10p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수도권 중심의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폭 확대가 기대를 밀어올린 것으로 봤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 3년, 5년이 모두 2.6%로 0.1%p 상향됐다. 물가수준전망 지수도 146(+1p)로 높아져 물가 기대가 넓게 상방으로 이동했다. 금리수준전망 지수는 95로 2p 높아졌다. 환율 변동성 확대와 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 등으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 약화를 시사했다. 가계 재정 체감은 엇갈렸다. 현재가계저축 지수(98)는 주가 상승에 따른 투자소득 증가 영향으로 소폭 개선됐다. 가계수입전망(102)과 소비지출전망(110)은 보합을 유지했다. 이혜영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 팀장은 "주택가격전망 지수 상승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폭 확대의 영향이 컸다"며 "관련 지표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향후 부동산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김주형기자 gh471@metroseoul.co.kr

2025-10-28 06:00:17 김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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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기는 최고조, 주가는 아직 7부 능선…댄 아이브스 "한국 기업엔 스토리·인재·도전이 필요"

코스피 4000 돌파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27일,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본사에서 열린 '하나 x 웨드부시 글로벌 인사이트: 넥스트 웨이브' 세미나에 투자자들의 관심 속에 열렸다. 월가의 스타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기술 리서치 글로벌 책임자는 "AI 랠리는 아직 한밤중 전, 밤 10시30분쯤에 불과하다"며 "새벽 4시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투자 열기는 10점 만점에 10인데, 주가는 7 정도에 머물러 있다"며 "AI 슈퍼사이클은 최소 2~3년은 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AI·데이터센터 "모델은 싸지지만 데이터는 비싸진다" 이날 세미나는 웨드부시 리서치센터의 세스 바샴 수석전략가가 '미국 주식시장과 AI 확장'을 주제로 첫 강연을 진행한 데 이어, 아이브스가 '기술 및 AI 전망'으로 무대를 이어받았다. 테슬라 강세론자이자 'AI 30' 리포트와 전용 ETF를 이끄는 그는, 글로벌 AI 생태계와 한국 기술주의 미래를 함께 조망하며 "AI 혁명 속 한국이 재발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아이브스는 "AI의 본게임은 이제 시작이고, 진짜 가치는 데이터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팔란티어, 스노우플레이크, 몽고DB, 테슬라, 엔비디아를 '데이터를 쥔 기업'으로 꼽으며 "이들이 다음 세대의 부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AI 인프라 확장은 데이터센터·전력·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전력공급이 병목이 되겠지만, SMR(소형모듈원전)과 전력 인프라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AI 슈퍼사이클은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닌 경제 구조의 변화"라며 "나스닥 3만포인트 달성은 과장이 아니다. 이 흐름은 최소 2~3년은 더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AI 혁명 초입…하이닉스 두 배 성장 잠재력" 그는 한국 기술주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해서도 낙관과 숙제를 함께 제시했다. 아이브스는 "AI 혁명 속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을 새롭게 바라보고 있다"며 한국을 'AI 혁명의 초입에 있는 나라'로 정의했다. 이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기업이 이미 시장 상승을 주도하고 있고, 정부 지원도 뒤따르는 만큼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지금 주가 수준에서 두 배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 기업은 여전히 너무 조용하다"며 커뮤니케이션과 글로벌 마케팅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기술기업들은 투자자에게 비전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시장의 기대를 적극적으로 관리하지만 한국 기업은 실적 수치만으로 자신을 설명한다"며 "이야기가 없는 숫자는 주가에 독이 된다"고 했다. 이어 "미국 기업들이 투자자와의 소통을 통해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얻는 반면, 한국은 기술력에 비해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게 만드는 구조에 갇혀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브스는 "좋은 기술 위에 좋은 이야기를 쌓고, 그 이야기를 전할 사람이 있어야 자본이 머문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는 이미 세계적인 기술과 인재가 있다. 다만 이 인재가 국내에 머물 유인 구조와, 기술이 다시 창업과 혁신으로 순환되는 생태계가 아직 약하다"고 짚었다. 특히 "뛰어난 한국 인재들이 미국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은 단기 인력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문제"라며 "정부·기업·대학이 연결된 혁신 생태계가 마련돼야 하고, 이어 그는 "한국에서 성장한 기술과 인재를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고, 기업가 정신을 적극적으로 배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정윤기자 zelkova@metroseoul.co.kr

2025-10-28 04:26:49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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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제재에 中도 러 원유서 발 빼…韓 정유사 ‘숨통’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제재를 강화한 데 이어 중국 국영 석유기업들까지 러시아산 해상 원유 거래를 일시 중단했다. 세계 주요 수입국들이 잇따라 러시아산 원유에서 발을 빼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한국 정유업계는 중동산 원유 조달 안정성과 정제 효율을 앞세워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 23일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루코일(Lukoil)과 로스네프트(Rosneft) 및 정유 자회사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EU도 같은 날 제19차 대러 제재 패키지를 확정해 오는 2027년부터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두 국영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해상 원유 수출 루트가 크게 위축됐다. 제재가 확산되자 눈치를 보던 중국 국영 석유기업들(시노펙·페트로차이나·CNOOC 등) 역시 러시아산 해상 원유 구매를 일시 중단했다. 미국과의 외교적 부담을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결과적으로 세계 원유 시장의 공급 차질이 현실화됐다. 인도 역시 러시아산 해상 원유 수입을 중단하면서 이를 대체할 중동산 원유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러시아산 원유는 인도가 약 40%, 중국이 9%를 차지해왔다. 공급선이 좁아지자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1.5달러, 두바이유는 68.8달러로 한 주 새 7~12% 급등했다. 미국 정부의 전략비축유(SPR) 매입 계획까지 겹치며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이 한국에는 역설적인 기회가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한국은 러시아산 원유 비중이 낮고, 중동·미주 중심의 안정된 조달 체계를 갖추고 있다. 전체 도입량의 약 70%가 장기계약 형태의 중동산 원유로 구성돼 있어 공급 차질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또한 고도화 설비 비중이 높아 같은 유가 상승 상황에서도 제품 마진 방어력이 중국·인도보다 월등하다. 실제 S-Oil의 정제마진은 올해 평균 배럴당 12~13달러 수준으로 글로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역시 복합정제시설을 중심으로 90%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중동 산유국들의 움직임도 한국 정유사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석유 수출국 협의체(OPEC+)는 11월 원유 증산 폭을 당초 시장 예상보다 줄어든 하루 13만7000 배럴로 결정했다. 이는 아시아로 향하는 중동 원유의 공식판매가격(OSP)을 낮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가 상승 국면에서도 조달 단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한국 정유사들은 수익성을 방어해 마진 개선을 노릴 수 있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저가 원유 의존도가 높아 대체 공급선을 확보하려면 정제비용이 급증하지만, 한국은 이미 고효율 설비와 안정된 원유 공급망을 갖춰 대응이 유리하다"며 " 러시아산 저가 원유 시대가 저물면서 고효율 정제시설을 갖춘 한국·일본·싱가포르 정유사 중심의 '품질·효율 경쟁 구도'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승용기자 lsy2665@metroseoul.co.kr

2025-10-27 17:37:39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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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코스피 4000 돌파 기념행사 개최…“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열자”

국내 주식시장이 사상 처음 코스피 4000선을 돌파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는 '코스피 4000포인트 돌파 기념행사'가 열려, 정부·국회·금융당국·시장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본시장 도약의 의미를 되새겼다. 코스피는 27일 전날보다 2.57% 오른 4042.8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2.22% 상승한 902.70으로 마감하며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로써 코스피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 후 제시한 '코스피 5000 시대' 비전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 지난 6월 3000선을 회복한 이후 불과 넉 달 만의 일이다. 이날 행사에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해 강준현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위 위원장 등이 참석해 축사에 나섰다. 시장을 대표하는 주요 증권사 CEO와 기관 관계자들도 자리해 '코스피 4000 돌파'의 순간을 함께 축하했다. 정은보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오늘 마침내 우리 자본시장이 코스피 4000포인트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며 "시가총액 3300조 원 시대를 연 것은 단순한 지수의 성취가 아니라, 주주 중심 경영과 투자자 보호 정책이 만들어낸 자본시장 정상화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기업가치 공시 등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입법·행정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며 "코스피 4000은 5000을 향한 새로운 출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반도체·방산 등 첨단 산업 중심의 산업구조 전환을 자본시장이 뒷받침하겠다"며 "24시간 거래체계 구축, 결제시한 단축, 진입·퇴출제도 개선, 가상자산 ETF 등 인프라 혁신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준현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는 "코스피 4000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 체력과 금융시장 신뢰 회복의 신호"라며 "이 성과가 국민 소득과 청년 일자리로 이어질 때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무위원회가 금융정책의 균형과 신뢰의 원칙을 지켜 코스피 5000 시대를 향한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위 위원장은 "그간 냉소와 불신을 딛고 자본시장이 회복된 것은 정책 의지와 기업 실적이 함께 작동한 결과"라며 "최근의 급등세는 버블이 아니라 억눌렸던 회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와 국회는 시장의 일관된 정책 기조를 지켜가야 한다"며 "연말까지 자사주 소각과 배당세제 개편, 내년에는 공시제도 개선과 스튜어드십 코드 구체화 등 장기적 개혁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코스피 4000 돌파는 국내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신뢰하고 있다는 상징"이라며 "AI·바이오·기후기술 등 미래 산업에 민간 자본이 과감히 투자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주주가치와 공정성을 높여 지속가능한 금융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코스피 4000 돌파 기념행사'는 1980년대 이후 40여 년간 이어진 한국 자본시장의 성장 여정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기록됐다. 1989년 1000포인트를 처음 돌파한 이후 2000까지 28년, 3000까지 13년이 걸렸지만, 이번 4000 돌파는 불과 4년 9개월 만에 이뤄졌다. 코스피 4000 시대를 넘어 5000 시대를 향한 여정이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에서, 이날 행사는 한국 자본시장이 '선진시장'으로 도약할 새로운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2025-10-27 17:26:35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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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KOFR OIS 중앙청산 서비스 개시…“금융시장 안정성 강화”

한국거래소(KRX)가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기반 장외파생상품(OIS)에 대한 중앙청산을 개시하며 금융시장 인프라 고도화에 나섰다. 한국거래소는 27일 서울사옥에서 'KOFR OIS 중앙청산 서비스 개시 기념식'을 열고 본격적인 청산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장 등 금융 유관기관 및 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KOFR은 국채·통안채 담보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REPO) 시장의 실거래를 기반으로 한국예탁결제원이 산출·공시하는 지표금리다. 과거 표준금리 역할을 했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대체하는 새로운 기준금리로, 글로벌 무위험지표금리(RFR) 전환 흐름에 발맞춰 도입됐다. OIS(Overnight Index Swap·이자율스왑)는 일정한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주기적으로 교환하는 금리스왑 거래다. 이 가운데 KOFR OIS는 KOFR(익일물)을 일(日)복리 방식으로 반영해 변동금리를 산출하는 구조로, 금리 리스크를 보다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중앙청산소(CCP)는 거래의 매수자에게는 매도자, 매도자에게는 매수자가 되어 결제이행을 보증하고 거래상대방 위험을 관리하는 금융 인프라다. 이번 중앙청산 서비스 개시로 시장참가자들은 거래 상대방과의 신용관계 없이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신용보강 효과를 통해 담보비용이 절감되고, 자본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KOFR OIS에 대한 중앙청산은 거래 안정성을 강화해 시장 활성화를 촉진할 것"이라며 "KOFR 기반 금융거래를 확대해 우리 금융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성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청산 대상 거래의 다양화, 회원사 증거금 부담 완화 등 청산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며 KOFR 중심의 금융거래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축사를 통해 "KOFR OIS 중앙청산 서비스 개시가 우리나라 금융시장 인프라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로서, KOFR 중심의 지표금리 체계 전환과 금융시스템 리스크 감소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금융기관이 효과적으로 금리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도록 해 우리 금융시장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zelkova@metroseoul.co.kr

2025-10-27 17:13:30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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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 생산기지 'M15X'에 첫 장비반입...양산 준비 본격화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D램 생산기지로 구축 중인 청주 M15X 팹(공장)이 내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막바지 준비에 들어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이날 M15X의 첫 클린룸(청정실)의 문을 열고, 장비 반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업계에서 장비 반입은 생산 시설 구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양산 준비에 착수했음을 의미한다. M15X는 SK하이닉스의 신규 D램 생산기지로서, 특히 AI(인공지능) 반도체용 메모리인 HBM 생산 능력 확대의 필요조건이다. 이 공장은 HBM 생산의 필수 공정인 TSV(실리콘관통전극) 생산 능력을 확장 중인 M15와 인접해 HBM 생산 최적화 달성을 위한 입지 조건을 갖췄다. SK하이닉스의 이 공장은 내달 준공을 목표로 양산 준비가 막바지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경기 이천 캠퍼스에서 근무하는 일부 D램 인력들을 청주 캠퍼스에 배치돼 인프라 구축, 장비 세팅 등 기반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이번 장비 반입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장비 투자를 진행해, 장기적으로는 M15X에 총 20조원 이상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 이번 M15X 팹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SK하이닉스가 확보한 HBM 시장 리더십이 더욱더 공고화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업계 최초로 차세대 HBM4(6세대)의 양산 준비를 마치고, HBM '큰 손' 엔비디아와 막바지 물량 협상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M15X와 함께 120조원이 투입되는 용인 클러스터 등 계획된 국내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용인 첫 번째 팹이 올해 3월 착공해 오는 2027년 5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추진 중이다. 또 40억달러(5조77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도 구축하고 있다. /차현정기자 hyeon@metroseoul.co.kr

2025-10-27 16:50:51 차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