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도 취업난… 올해 13개 대학서 '대기업 취업 보장' 계약학과 선발
과거 문과에 국한됐던 취업난이 이공계로 번지면서 취업이 보장되는 이공계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대학과 기업 간의 업무협약을 통해 만들어진 학과로, 주로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주를 이룬다. 기업이 채용을 보장하고 교육비를 지원하는 대신, 학생은 졸업 후 일정 기간 해당 기업에서 근무해야 하는 의무가 따른다. ■ 올해 성균관대 계약학과 추가 설립 18일 진학사에 따르면, 2026학년도 첨단분야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선발은 13개 대학, 총 18개 학과에서 실시한다. 총 선발인원은 780명이다. 올해 성균관대에 계약학과가 추가로 설립되면서 전년도보다 1개 모집단위가 늘었다. 성균관대는 지난해 7월 삼성SDI와 '배터리공학과' 설치 협약을 체결해 2026학년도 첫 입학생을 맞는다. 10년간 매년 30명 규모의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2026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이하 전형계획)이 공지된 후에 협약이 체결되다 보니 아직 공개된 전형계획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신입생 선발 전형 등 방식은 추후 모집요강 등을 확인해야 한다. 고려대는 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 차세대통신학과(삼성전자), 스마트모빌리티학부(현대자동차)에서 계약학과 110명을 선발한다. 숭실대는 정보보호학과 (LG유플러스)에서 20명을, 한양대는 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에서 40명을 선발한다. ■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가장 많아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수시 비중이 높다. 선발인원 총 780명 중 약 600명가량을 수시로 선발한다. 특히 KAIST 등 이공계 특성화대학들은 90% 가까이를 수시에서 선발한다. POSTECH 반도체공학과(삼성전자)는 40명 전원을 수시로 뽑고, UNIST 반도체공학과(삼성전자)는 선발인원 40명 중 35명을 수시로 선발한다. 일반대학들의 경우 수시에서 약 70%, 정시에서 약 30%를 선발한다.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이다. 모든 대학이 종합전형으로 선발하며 비율도 가장 높다. 일반전형 중 가장 적게 선발하는 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으로, 가천대, 서강대, 연세대, 한양대에서만 실시한다. 숭실대는 유일하게 특기자전형으로도 선발하는데, 숭실대가 인정하는 정보보안 관련 대회에서 입상한 자에 한해 지원 가능하다. ■ 충원률 높은 편…"'입학=진로', 적성 고민 우선해야" 계약학과는 상위권 수험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학과이다 보니 이른바 '입결'과 충원률이 높은 편이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의 경우 최근 3년간 정시에서 연세대 모집단위 중 가장 높은 충원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쟁률도 다른 학과들에 비해 높은 편이기 때문에 높은 충원률만 생각하고 무리하게 상향 지원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올해 의대 정원 이슈도 계약학과 입결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취업난이 심한 시기에 졸업 후 대기업 취업이 보장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채용 보장 외에도 장학, 인턴십 프로그램, 해외 연구소 견학 등 혜택이 많아 수험생들의 관심이 큰 편"이라면서도 "다만, 혜택이 큰 대신 해당 기업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는 점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입학과 동시에 진로가 결정되는 만큼, 자신의 적성에 대한 고민이 우선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25학년도 정시에서는 계약학과 중 한양대 반도체공학과가 13.89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고려대 반도체공학과(8.2대 1)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7.71대 1)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7.28대 1)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4.44대 1) 등이 뒤를 이었다. /이현진기자 lhj@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