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이 된 네 모녀' '교장 퇴임 후 치위생사 꿈'…전문대 이색 신입생
최윤 씨(74세, 포항대학교 치위생과)는 중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정년 퇴임 후 구강질환 예방 봉사활동을 위해 올해 포항대학교 '치위생과'에 입학했다. 그동안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구강 건강에 대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싶어 치위생과 입학을 결정했다. 최윤 씨는 "고령화 시대 구강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 같은 세대에 눈높이 교육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치과위생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대학에 2021년 새 학기 입학 시즌을 맞아 독특한 사연의 이색 입학생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중학교 교장을 정년으로 퇴임한 후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최 씨를 비롯해, '세 번째' 대학으로 전문대학에 입학해 클레이모델러를 꿈꾸는 30대 임현균 씨, 러시아어·영어·터키어·투바어·중국어·한국어 등 6개 국어에 능통한 카라살알리나 씨도 '관광 경찰'의 꿈을 키우며 전문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네 모녀가 한 전문대학 동문이 되며 학업 여정을 이어가는 사연도 전문대학 입시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세 딸 이어 엄마도…수원여자대학교 사회복지과 '학업 여정' 딸 부잣집 둘째 딸인 김수진 씨는 지난 2009년 26세 다소 늦은 나이에 수원여자대학교 사회복지과에 입학한 뒤 학업을 무사히 마쳤다. 졸업 이후 수진 씨는 첫째 언니에게 수원여자대학교 사회복지과 입학을 권유했다. 동생의 권유로 맏이 김나연 씨는 동생보다 더 늦은 나이에 2012년 입학해 결국 전공 심화 과정까지 마쳤다. 현재는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행정학과 석사과정을 재학 중이다. 대학 진학을 망설이던 셋째 딸 김수현 씨도 '언니들'의 권유로 결국 수원여자대학교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2013년 입학 이후 전공 심화 과정까지 마치면서 결국 세 자매는 같은 대학 같은 학과 동문이 될 수 있었다. 가장 마지막에 전문대학 문을 두드린 건 엄마다. 이들 자매는 너무 늦은 나이이기에 대학 진학 꿈도 꾸지 못했던 어머니에게도 수원여자대학교 사회복지과 입학을 적극적으로 권유해 마침내 세 자매의 어머니 신경여 씨도 올해 수원여자대학교 사회복지과 최고령 학생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신경여(63세, 수원여자대학교 사회복지과) 씨는 "이제 학업을 시작하는 만학도라 설렘과 떨림도 있지만, 선배이기도 한 세 딸의 든든한 지원이 있기에 의미 있는 학교생활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인생은 속도 아니라 방향"…아주자동차대학 임현균 씨 임현균 씨(31세, 아주자동차대학/자동차디자인전공)는 이번이 세 번째 대학 입학이다. 임 씨는 타 대학 회계학과를 졸업한 후 회계 관련 회사에서 근무 중, 자동차 디자인에 관심을 두고 디자인 회사로 이직을 했다. 이후 전문성을 갖기 위해 일본 동경에 있는 디자인 대학으로 유학까지 다녀온 임 씨는 최종 목표인 '클레이모델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올해 아주자동차대학 자동차디자인 전공에 진학했다. 김 씨는 "자동차 '클레이모델러'는 4~5년에 한 번씩 채용 공고가 나올 정도로 극소수 인원을 선발한다. 이 분야의 학습을 위해선 자동차 특성화 전문대학에 입학해 '클레이모델링' 분야에 전문가인 교수님에게 제대로 배워야 한다고 확신했다" 며 "다른 입학생보다 나이가 많지만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생각으로 지원했고, 우리나라 우수 자동차 디자인센터의 '클레이모델러'가 돼 창의적인 미래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6개 국어 능통한 외국인 유학생…한국 경찰 꿈꾸며 진학 계명문화대학교에는 경찰의 꿈을 갖고 경찰행정과에 입학한 외국인 학생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인 카라살알리나 씨(34세, 계명문화대학교 경찰행정과)는 모스크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현재 한국인 남편과 결혼을 해 귀화를 준비 중이다. 특히 카날살알리나 씨는 한국어, 러시아어, 영어, 터키어, 투바어, 중국어 등 6개 국어에 능한 '다중언어 능력자'다. 카날살알리나 씨는 "코로나19로 중국인 불법체류자들도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하지만, 불법 체류가 적발되면 강제 추방될 것을 우려해 검사를 받지 않고 숨어 지내는 외국인이 많았다"며 "이때 중국에서 귀화한 관광 경찰이 이들을 회유하고 코로나 검사를 받게 하는 등 활약이 컸다. 앞으로 외국인 대상 범죄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대한민국 관광경찰'로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2의 인생에 도전하며 유턴 입학하는 사례가 늘면서 전문대학가도 고무적인 분위기다.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전문대학은 평생교육차원에서 새로운 제2의 인생에 도전하거나 본인이 원하는 전공을 찾아 다시 유턴 입학하는 사례가 있고, 한국인으로 새 출발하는 외국인의 입학 사례도 늘어나면서 고등단계 직업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사회생활에 필요한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실용적인 전공을 갖추고 전문가를 육성한다는 데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대학 #전문대학교 #이색입학생 #만학도 #수원여자대학교 #포항대학교 #아주자동차대학 #계명문화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