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16] '춘몽'으로 닻 올린 BIFF…10일간의 영화 축제 펼친다
"감독은 무엇을 하면 되겠습니까. 작품을 계속 찍고 부산국제영화제에 와서 관객과 만나는 것이죠. 앞으로도 부산국제영화제가 계속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개막작 '춘몽'의 장률 감독) 올해로 21회를 맞이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6일 부산 센텀시티에 있는 영화의전당에서 10일 동안 펼쳐질 축제의 막을 올렸다. 부산국제영화제는 6일 개막식과 개막작 '춘몽' 상영을 시작으로 오는 15일까지 총 69개국 299편의 영화로 관객과 만난다. 1996년 부산 남포동 일대에서 소박한 규모로 출발한 부산국제영화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를 키워왔다. 이후 해운대로 무대를 옮긴 부산국제영화제는 2011년 센텀시티에 영화제 전용관인 영화의전당을 개관하는 등 명실상부한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자리매김했다. 2014년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의 상영으로 부산시와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가까스로 갈등을 봉합하고 올해부터 첫 민관 조직위원회 체제로 영화제를 치르게 됐다. ◆ 꿈·현실의 경계 그린 개막작 '춘몽'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6일 오후 영화의전당 대극장에서 진행된 개막작 '춘몽'의 기자시사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춘몽'은 '망종'으로 2005년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을 수상하며 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장률 감독의 신작이다. 서울 수색을 무대로 세 남자와 한 여자의 꿈 같은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한예리와 감독 양익준, 윤종빈, 박정범이 주연 배우로 출연한다. 시사 이후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진행된 개막작 기자회견에는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장률 감독, 그리고 출연 배우 한예리, 양익준, 이주영이 참석했다. 장률 감독은 "영화를 시작하면서 부산국제영화제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영화제를 사랑하는 마음은 지금도 변한 것이 없다"며 영화제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재중동포인 장률 감독은 그동안 '경계'라는 테마를 다양한 이야기로 풀어왔다. 독특한 영화 문법으로 다소 어렵다는 평가도 받았으나 2014년 박해일, 신민아와 함께한 '경주'를 기점으로 보다 대중적인 영화로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춘몽'은 꿈과 현실, 그리고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 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웃음과 슬픔을 동시에 전하는 영화다. 영화는 실제 수색 인근의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서 살고 있는 장률 감독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그는 "DMC는 대부분이 빌딩이고 방송국이다. 그래서 삶의 냄새가 없다. 사람들의 표정도 직장을 가기 위한 정리된 표정이다. 반면 15분 거리에 있는 수색에 가면 사람들마다 희로애락의 표정이 있다. 때로는 거칠고 떠들썩하지만 그 이면에는 따뜻하면서도 슬픈 것이 있다. 그런 동네의 정서를 영화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예리는 이번 영화로 감독 출신인 세 배우는 물론 장률 감독의 사랑까지 한 몸에 받았다. "'춘몽'이라는 제목처럼 극중 예리가 나른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는 한예리는 "여러 인물을 사랑으로 보듬을 수 있는 인물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 기억에 오래 남으면서도 사라질 것 같은 꿈을 꾼 듯한 느낌을 받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세 감독님(양익준·박정범·윤종빈)을 배우로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며 "이 점을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양익준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겪은 위기에 대한 소신 있는 이야기로 취재진의 주목을 끌었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 보이콧을 선언한 감독조합 소속으로 오랜 고민 끝에 감독이 아닌 배우로 영화제 참석을 결정했다. 양익준은 "예전에는 그냥 영화가 좋아서 영화를 했다. 그렇게 한 편씩 작품을 연출하고 배우로 출연하다 보니 내가 이렇게 큰 사안에 엮여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영화제뿐만 아니라 삶에서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느낌이다. 어떤 선택을 강제로 권하지 않는 자유로운 세상을 살고 싶다"며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에둘러 비판했다. ◆ 국내외 스타들 한 자리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여느 해처럼 많은 스타들이 찾아온다. 6일 오후 6시부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개막식은 배우 설경구, 한효주가 주연을 맡은 가운데 임권택, 김기덕, 곽경택 감독과 배우 박소담, 온주완, 김의성, 오지호, 샤이니 민호, 그리고 일본 배우 와나타베 켄, 구로키 히토미 등 국내외 영화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영화제의 개막을 축하했다. 영화제 기간 동안에도 스타들을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배우 이병헌, 손예진, 윤여정은 한국영화기자협회와 함께하는 오픈토크 '더 보이는 인터뷰' 행사로 관객과 만난다. 영화 '분노'의 이상일 감독과 배우 와타나베 켄, '오버 더 펜스'의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과 배우 아오이 유우의 오픈토크 행사도 계획돼 있다. 할리우드 배우들도 부산을 찾는다. '위플래시'의 마일스 텔러와 '다크 나이트'의 애론 에크하트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영화 '블리드 포 디스'를 들고 부산을 찾아 국내 팬과 만난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감독인 허우샤오시엔, 고레에다 히로카즈, 이창동 감독의 특별 대담 '아시아 영화의 연대를 말하다'도 올해 영화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행사다. 태풍 차바로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된 비프빌리지가 파손된 관계로 모든 행사가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IMG::20161006000226.jpg::C::480::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일인 6일 오후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