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권역별 고사장' 사라지나…교육부·대학, 올해 운영여부 논의
대학가 "미운영 무게…공정성·비용 등 문제로 활용도 낮아" 교육부 "내부 검토 중…운영 여부 이달 확정" 지난해, 자가격리자 권역 이동 어려워 8개 권역별 시험장 설치 중대본, 2월 '자가확진 수험생 권역 이동 지침' 마련 올해 대학입시의 실기·면접 등 대학별고사를 위한 권역별 고사장 운영 여부를 두고 교육부와 대학이 의견을 조율하는 가운데, 대학들이 시험 공정성 문제와 비용 부담을 토로하며 '미운영' 방안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가격리 수험생의 대학별 고사 응시 기회를 위해 전국 8개 권역에 고사장을 마련했지만, 비용부담을 느낀 대학들의 고사장 활용도가 낮은 데다 지난 2월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가 수험생은 자가격리 상태에도 권역 이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지침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올해 권역별 고사장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수험생들은 응시 대학 내 마련된 공간에서 실기 등 고사를 치르게 될 전망이다. 7일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권역별 대학입학관리협의회 등이 최근 비공개 회의를 통해 올해 입시를 위한 '권역별 고사장' 운영 여부와 관련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서울권 대학 한 관계자는 "권역별로 대학 의견을 모으고, 이를 교육부에 전달해 조율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각 대학에서는 '권역별 고사장' 운영 및 참여에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고 말했다. 권역별 고사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자가격리 상태에 놓인 수험생이 거주 권역을 벗어나지 않고, 대학별고사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행된 제도다. 지난해는 자가격리 수험생을 위해 8개 권역에 20개 권역별 고사장이 마련됐다. 하지만 지난해 권역별 고사장 활용도는 낮았다. 공정성을 보장하기 어렵고 감염 위험도 따르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학 입시 관련 관계자는 "같은 대학, 같은 학과 실기임에도 권역별로 각기 다른 평가자가 평가한다는 점과, 실기 도구 등 시험 환경 차이에 따른 공정성 문제가 따를 수밖에 없다"며 "이런 이유로 지난해에도 결국 대학들이 권역별 고사장을 대부분 이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사장 이용 비용도 부담이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경우 대학마다 고사장 이용 비용이 일일 최소 수십만원에서 최대 수백만원까지 차이가 컸다"며 "권역에서 당일 한 대학만 고사장을 이용할 경우, 그 대학이 고사장 이용 비용을 모두 지불하게 되면서 (타 권역별 고사장을 이용한 다른 대학과) 10배 이상의 비용을 내는 등 들쭉날쭉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지난해 대입을 마친 올해 2월, 중대본이 수험생의 권역별 이동 방안을 담은 지침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시험방역관리 안내 3판)을 마련하면서 올해는 대입 수험생의 권역별 이동이 공식적으로도 가능해진 상태다. 중대본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자가격리 수험생의 권역 이동 및 시험 응시에 관한 내용이 정리되지 않아 변호사 시험 등 국가시험이나 입시에서 다소 혼란이 있었지만, 지난 2월 (일정 조건 하에) 수험생의 권역 이동이 가능하도록 관련 지침을 마련했다"며 "다만, 대학입시와 관련해서는 시험 주최인 대학과 교육부가 별도 가이드 라인과 대책을 마련해서 진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중대본의 해당 지침에 따르면, 자가격리 수험생은 보건당국의 외출 허가를 받은 뒤, 시험응시를 위한 외출 허가를 받아 모니터링 담당자를 대동해 이동 후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이동은 자차나 방역택시를 이용하며, 지자체 여건에 따라 차량 지원도 가능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권역별 고사장 운영 여부는 방역 당국, 대학과 협의 중"이라며 "충분한 협의와 내부 검토를 거쳐 확정한 뒤 7월 내 전국 대학에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학들이 실기고사에 자가격리 수험생 응시를 보장할지는 미지수다. 자가격리 수험생을 위한 시험 여건을 학내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에도 숙명여대, 연세대, 인하대, 한국외대 등은 권역별 고사장을 이용했지만, 한양대 등은 실기 전형 관련 학과 지원자의 경우 코로나19 자가격리 수험생을 제한했다. 교육부의 요청에 따라 고려대, 건국대, 숭실대, 인천대 등 상당수 대학은 일부에 비대면 전형을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