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인문계는 인문학이 자연계는 의·치·한 지원 늘었다
상위권 11개 대학 분석 결과…"올해 경향 더 두드러질 듯"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학생부종합 일반전형에서 인문계열에서는 어학 성향의 언어·문학 전공이, 자연계에서는 의·치·한의예 지원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계에서는 올해도 코로나19가 이어지면서 이런 경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고교 생활 전반을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을 고려했던 수험생들은 코로나19로 수업 환경 변화와 비교과 활동 축소 등으로 종합 전형 지원이 위축됐다. 올해 고3 수험생도 종합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로 꼽히는 고교 2학년 생활을 비교적 무방비로 보내며 지난해처럼 종합전형 지원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지난해 학종, 인문계는 '수학' 안 보는 인문학에 몰려…자연계는 대부분 상승 지난해 학생부종합 일반전형에서 인문계열에서는 경영·경제, 사회과학 그룹은 하락했고, 어학 성향의 언어·문학은 전년 대비 경쟁률이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철학 및 사학 등이 속한 인문학 그룹 지원은 소폭 상승했다.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상위 11개 대학의 정원 내 학생부종합 일반전형을 대상으로 유사 전공을 그룹 지어 2020학년도와 2021학년도(작년)를 비교한 결과다. 허철 진학사 수석연구원은 "경영·경제, 사회과학 그룹은 수리적 사고력이 중요해 수학 교과 성적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데, 2021학년도 인문계열 수험생은 2020학년도와 달리 문·이과 통합교육과정 첫 대상으로 고2 때 자연계열 수험생들과 수학을 같이 이수하면서 수학 석차등급이 지난해 수험생보다 낮아졌을 것"이라며 "교과 외에서 학업역량을 드러내기 어려웠던 전년도 상황에서 수학 교과 점수는 선호 전공에 지원하는데 부담이 느껴 인문학, 어학 성향의 전공 지원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교육 전공 그룹도 하락했다. 교육 그룹에는 국어교육, 영어교육, 교육학 등 인문계열 그룹과 수학교육, 가정교육, 과학교육 등 자연계열 그룹이 모두 포함돼 있다. 특히 교육학은 멘토·멘티, 봉사활동 등 대면 활동을 통해 전공에 대한 적합성을 판단하는데, 코로나로 대면 활동이 축소되면서 교육학에 대한 적합성을 판단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열 그룹에서는 기계 전공 그룹만 소폭 하락했고, 대체로 상승했다. 그 중에서도 의·치·한의예 지원 증가가 두드러졌다. 전기·전자·컴퓨터, 화공·고분자·에너지, 화학·생명과학·환경 등에서도 상승 분위기가 나타났다. 이는 의약, 바이오, 친환경에너지,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 키워드에 그대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허철 연구원은 "특히 이 과정에서 최상위권 자연계열 수험생들은 정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정시 확대 분위기도 있기에 수시에서는 희망 전공에 공격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올해, 지난해 인문·자연계 지원 경향 이어질 듯 올해 종합전형 전공별 지원은 인문, 자연계열 모두 지난해 그룹별 성향이 이어지면서 그 성향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특히 정시모집 규모가 지난해보다 늘고, 수시 종합전형에서 비교과영역 대학 제공 축소 및 자기소개서 단순화 등이 있어 학생들이 전공과 연관된 교과 성적에 더욱 의미를 둘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택형 수능 도입으로 자연계열 수험생보다 인문계열 수험생들이 느낄 불안감이 수시에서 나타날 수 있다. 허 수석연구원은 "인문계열 수험생 중 상경계열, 사회과학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경우라면 고2까지의 결과에 너무 집착하기보다는, 향후 발전 가능성에 무게를 둔 다소 공격적인 지원 카드도 1~2장 고려해 보는 것이 전략일 수 있다"며 "반대로 자연계열 수험생들은 수시 종합전형에서 희망 전공을 너무 과감하게 지원하기보다 차선도를 고려해 유사 전공에 대한 지원 가능성도 고려하는 게 필요"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