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미가입자 블랙리스트 작성 논란"...삼성전자, 개인정보법 위반 수사 의뢰
삼성전자 내부에서 임직원의 노조 가입 여부를 식별해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회사 측은 해당 사안을 중대한 법 위반으로 판단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사내 공지를 통해 "특정 부서의 단체 메신저에서 부서명, 성명, 사번, 조합 가입 여부 등이 포함된 명단이 공유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당 명단에는 수십 명 이상의 임직원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직원들이 노조 가입 사이트의 '사번 중복 확인' 기능을 활용해 특정 임직원의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가입자 명단을 작성·유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조 가입 여부는 개인의 신념과 결사의 자유와 관련된 민감 정보로, 당사자 동의 없이 수집·활용할 경우 법 위반 소지가 크다. 삼성전자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지난 9일 경기도 화성동탄경찰서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노조가 미가입자 색출을 조장하거나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노조 측 인사가 과거 공개 발언을 통해 파업 미참여자 명단 관리 필요성을 언급한 점 등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실제 노조 내부에서도 일부 조합원들이 사번 확인 기능을 활용해 미가입자를 파악하고 있다는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조직적인 개입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전형적인 '블랙리스트' 문제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노동 전문 변호사는 "노조 가입 여부나 쟁의행위 참여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특정인을 식별해 명단화하는 행위는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사실상 참여를 강요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뿐 아니라 업무방해,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 위반 등 다양한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노사 관계의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관계 당국의 추가적인 사실 확인과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차현정기자 hyeo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