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여성 경제활동 73% ‘역대 최고’…한국 여성 고용환경 32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었지만, 경기 둔화로 여성 실업률이 상승하고 정규직 비율이 감소하면서 고용의 질이 악화되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한국은 여성 고용환경 지수에서 OECD 33개국 가운데 32위에 머물렀고, 성별 임금 격차 부문에서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네트워크 PwC는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OECD 33개국의 여성 고용 성과를 분석한 '여성 고용환경 지수(Women in Work Index)'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PwC는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 경제활동 참여율 성별 격차, 성별 임금 격차, 여성 실업률, 여성 정규직 고용률 등 직장 내 성평등과 관련된 5개 지표를 기준으로 OECD 국가의 여성 고용환경 변화를 평가해 왔다. 이번 보고서는 2024년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됐으며 OECD 38개국 가운데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튀르키예를 제외한 33개국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OECD 국가의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은 전년보다 상승하며 역대 최고 수준인 73%를 기록했다. 성별 임금 격차 역시 12.4%로 전년보다 0.6%포인트 개선됐다. 보고서는 실질소득 감소와 경제 성장 둔화 속에서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 재정을 보완하기 위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경기 둔화 영향으로 여성 고용의 질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실업률은 5.3%에서 5.5%로 상승했고 여성 정규직 고용률은 78.1%에서 76.8%로 감소했다. 보고서는 "생활비 부담으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는 늘었지만, 일자리 창출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국가별 여성 고용환경 지수는 아이슬란드가 82.7로 가장 높았으며 룩셈부르크(82.5), 뉴질랜드(81.2), 스웨덴(79.6), 슬로베니아(79.3)가 뒤를 이었다. 호주는 2020년 19위에서 10위로 상승했지만 미국은 26위, 일본은 28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여성 고용환경 지수 49.1로 33개국 가운데 32위를 기록했다. 특히 성별 임금 격차가 29%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큰 수준이었다. 이는 남성이 100만원을 벌 때 여성은 약 71만원을 받는 수준이라는 의미다. 보고서는 여성 고용환경 상위 국가들의 공통점으로 보육과 육아휴직 등 가족 정책의 강한 제도적 지원을 꼽았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는 방과 전후 돌봄에 대해 주당 최대 20시간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스웨덴은 부모가 근무나 학업, 구직 활동 중일 경우 만 12세 이하 아동에게 방과 후 돌봄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룩셈부르크는 다양한 시간제 근무 옵션을 제도화하고 충분한 대체 급여를 제공하고 있다. 윤훈수 삼일PwC 대표이사는 "한국의 여성 고용환경이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현실은 성별 임금 격차와 여성 고용의 질적 개선을 위한 구조적 혁신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일PwC는 임신부 근로시간 단축제도 및 직장 어린이집 운영 등 일과 가정의 양립 제도, 차별 없는 인사제도 등 다양성과 포용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문화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돼 한국 여성의 고용 환경이 실질적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 전문과 국가별 분석 결과는 삼일PwC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허정윤기자 zelkova@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