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영 행장의 미운오리, IBK투자 서정학號 'IB전문가 무색'
미운오리 신세였던 증권사들이 금융지주들의 '백조'로 떠올랐다. 국내 증시의 활황에 힘입어 계열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내놓으며 80년 가까이 이어진 은행 중심의 금융판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서정학 대표가 이끄는 IBK투자증권에서는 예외다. ◆서정학의 IBK투자, 길 잃었나 26일 증권가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7534억원을 시현했다. 전년 대비 7.5% 줄어든 것이다. 별도기준으로는 12.4% 감소한 66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실적 감소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의 기저효과와 함께, 3월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 하지만, 비은행 부분이 제역할을 못한 탓도 있다. IBK투자증권 등 13개 일반 자회사 순이익은 774억원으로 11.4%나 줄었다. 특히 코스피 불장에서 국내 증권사들이 은행 실적을 넘보는 상황에서 IBK투자증권의 행보가 아쉽다는 게 시장 평가다. IBK투자증권은 1분기에 13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14.2% 늘었다.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19억원) 대비 22.6% 증가한 수치다. 수수료 수익이 456억6983만원으로 전년 동기(315억2149만원) 대비 44.8% 증가하며 브로커리지 경쟁력은 일정 부분 입증했다. 하지만 자본 활용 능력을 보여주는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2% 수준에 머물며 업계 최하위권이다. 자기자본은 수년째 1조원대에서 제자리 걸음이다. 1분기 말 기준 IBK투자증권의 연결 자기자본은 1조3688억9500만원이다. 지난해 말(1조3755억3100만원) 대비 약 66억원 줄었다. 투자은행(IB) 전문가라는 꼬리표가 붙은 서정학 대표의 자존심이 상하는 부문이다. 서 대표는 IBK기업은행 재직 당시 운용, IB 업무를 20년 이상 해온 IB 전문가로 불린다. 장민영 기업은행장은 이달 초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은행은 독보적인 중소기업 대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기존의 방식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수익성과 생산성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며 시니어 전략과 그룹사 간 시너지를 강조했다. 기업은행은 이날 같은 장소에서 코스닥 상장사와 투자자를 연결하는 'IBK 코스닥 붐업 데이' 행사를 열었다. 기업은행은 올해 3월 'IBK 코스닥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코스닥 상장기업과 정책 분석 보고서 발간, 우량 기업 설명회 지원과 투자자 연계, 기업 공개 가능성 있는 회사 발굴 등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냉소적이다. 코스닥 기업 IPO가 성장 동룍이 될 수 있느냐에 의문을 제기한다. 기업은행 주가가 잘 말해준다. 지난 2월 23일 2만9000원까지 치솟았던 기업은행주가는 지난 26일 2만1000원대로 주저 앉았다. 증권가에서는 비은행 부문의 부진을 꼬집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IBK기업은행에 대해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백 연구원은 "비이자이익과 대손율 부문에서 더 개선될 필요가 존재하며, 이 중 대손율은 지속적인 모니터링 필요하다"면서 "다만 NIM이 상승하고 있는 점과 7월 31일을 배당기준일로 최초로 분기배당 지급을 추진하고 있는 점은 주가에 하방경직성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행 80년 금융왕좌 흔든다 같은기간 금융지주들은 걔열 증권서 덕에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1~3월) 거둔 순이익이 5조원을 넘어섰다. 1분기 기준으로 4대 금융그룹 순이익이 5조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며 그룹 소속 증권사가 받은 중개 수수료와 은행 신탁 수수료 등 비(非)이자 이익이 대폭 늘어난 영향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1분기 그룹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1조2100억원이라고 밝혔다. 2015년 하나·외환은행 통합 이후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대출 증가세가 꾸준한 가운데 저금리 예금이 늘어나면서 이자 이익이 전년보다 10.2% 늘었다. 증시 활황에 힘입어 수수료 이익도 6678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급증했다.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전날 1분기 당기순이익을 각각 1조8924억원, 1조6226억원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의 경우 전체 순이익 중 증권사 등 비은행 기여도가 43%까지 올랐다. 신한금융의 이자이익은 5.9% 증가에 머물렀지만, 비이자이익이 26.5% 늘어난 1조1882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특히 신한투자증권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167.4% 늘며 288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비이자이익 비중은 28.2%, 비은행 부문 비중은 34.5%까지 확대됐다. NH농협금융지주도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8688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이 증시 활황세에 힘입어 순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배인 4757억원으로 늘린 영향이 컸다. NH농협은행(5577억원)과의 격차도 크게 줄였다. 1분기 BNK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63%늘었다. BNK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1662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