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난이도] 문이과 통합형 첫 수능, 국어 '평이' 수·영 '난이도↑'…"변별력 높았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문이과 통합 체제로 처음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대체적으로 변별력이 높은 수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과목인 국어 난도는 대체적으로 평이한 가운데, 수학영역은 6월·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를 보이며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다. 영어 영역도 다소 난이도가 높아 변별력이 있는 문항이 출제됐다고 입시전문가들은 평가했다. ◆ 국어, 모평보다 조금 어렵고 작년 수능보단 쉽게…대체적 "평이" 18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과 입시전문업체들에 따르면, 수능 1교시 국어 영역은 전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두 차례 치른 모의평가와 비교해보면, 6월 모평과 비슷하거나 쉽게, 9월 모평보다는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직전 모평보다는 어려워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낮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독서파트 '헤결 변증법(4~9번)', '기축통화'(10~13번) 문항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킬러 문항으로 꼽혀 최상위권 순위를 가를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지문 길이가 길지 않는 등 수험생 20% 이하만 맞추는 초고난도 문항으로는 분류되지 않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 김용진(서울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지난 6월 실시한 모의평가 난이도와 비슷하고 상대적으로 쉬웠던 9월 모평보단 조금 어려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사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문항으로 이번 수능 지문 중 가장 긴 4~9번 문항을 꼽았고, 그 중 7번 문항이 가장 어려웠을 것으로 봤다. 김 교사는 "10~13번 문항은 지문이 길지 않고 난이도도 있진 않지만, 경제에서 환율이라는 소재 자체가 갖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형 교사(서울 영동고)는 "문학영역의 난이도가 조금 더 평이한 수준"이라면서 그 이유로 "출제된 7개 작품 중 3개 작품은 EBS와 연계됐고, 두 작품은 거의 직접 연계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계가 안 된 4개 작품 중 생소한 작품이 포함됐지만 보기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도왔고 문제 난이도도 높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오수석 교사(부천 소명여고)는 "6월 모의평가와 비슷했으나, 가장 최근 시험인 9월보단 어렵게 출제돼 이를 고려하면 체감 난이도는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위권 변별력은 있을 것으로 보이고, 중학위권 학생에겐 다소 어려웠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입시학원가에서도 비슷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종로학원은 "지난해 수능, 금년 6월 모평보다 쉽게 출제됐다"며 "평소 어렵게 출제된 과학기술지문 또한 지문의 길이가 짧아지고, 정보량 또한 매우 작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독서영역은 제시문 길이가 짧고 전년도에 비해 쉽게 출제됐으며, 문학영역은 연계작품 수는 적지만 낯선 작품도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작년 수능 대비 쉽게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진학사는 "지난해 수능과 6월 모평보다 약간 쉽게, 9월 모평보다는 어렵게 출제됐다"며 "그러나 지난해 수능 시험 난이도가 매우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평이한 시험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 수학 고난도 문제↓, 중난도↑…전반적으로 어려워 2교시 수학은 고난도 문제는 줄었지만 중간 난이도 문제가 늘어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높다는 평가다. 대교협 대입 상담교사단의 김정환 교사(대구 혜화여고)는 "수학영역은 6월과 9월 난이도와 비슷하다"며 "기하의 경우 다소 어려웠고, 미적분은 비슷했다"고 분석했다. 고난도 문항은 15번, 21번, 22번 문항을 꼽았다. 김 교사는 "15번 문항은 원의 성질과 삼각합수를 이용하는 완성형 문항으로, 6월과 9월엔 출제되지 않아 이번에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난도 문항의 수는 줄었지만, 중간난도 문항은 증가해, 학생 위치에 따라 체감 난이도는 달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선택과목을 분석한 장영일 교사(청주 세광고)는 "확률과통계, 미적분과 기하는 9월과 비슷하게 출제됐고, 확률과 통계의 경우 새 유형 문제가 출제돼 당황한 수험생은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적분의 경우 최고난도 문제는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장 교사는 "전체적으로 체감상 어렵게, 9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판단된다"면서 "시간안배를 잘 한 학생이 문제를 잘 해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평으로 오수석 교사(부천 소명여고)도 수학영역은 6월과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오 교사는 "수능 구조 개편으로 작년 수능과 직접 비교는 힘들다"며 "6월과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체적인 난이도는 상위권은 변별력을 갖췄고, 상대적으로 중난이도 문항이 늘었고, 추론을 통한 문제해겨력 문제가 변별력을 충분히 확보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수험생 위치는 최종 응시집단 표준편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오 교사는 "원점수에 일히일비하지 말고 최종 성적을 보고 지원할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영어 모평보다 쉽지만 작년보다 어려웠다…"점수산출법 달라, 가채점 맹신은 금물" 영어는 틀을 깨는 신유형은 없었지만, 고난이도 문항이 다수 있었고 EBS 연계율이 떨어지면서 수험생 체감 난이도가 높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매우 어려웠던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쉽게, 작년 수능보다는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진학사는 18일 "수능 영어는 1등급 비율이 4.87%였던 9월 모의평가보다 쉽고, 1등급 비율이 12.66%였던 작년 수능보다는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9월 모평처럼 순서 문제와 문장 삽입 문제가 대체로 높게 출제돼 이 유형의 문제에서 학생드이 상당히 고전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킬러 문항은 지문 길이가 긴 21번 문항을 비롯해 38번, 39번 문항을 꼽았다. 종로학원은 "올해 6월, 9월 모평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며 "문장의 길이가 길고, 어휘 수준도 높아 독해력이 부족한 학생드에게는 까다로운 시험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EBS 직접 연계 폐지에 따라 생소한 지문들이 나와 난도가 낮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됐다. 절대평가로 전환된 수능 영어의 올해 6월과 9월 1등급 비율은 각 5.5%, 4.9%로 이번 수능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메가스터디교육은 "2022학년도 수능 영어영역은 작년 수능보다는 어려웠으며 올해 실시한 6월 모평 수준으로 출제됐다"며 "특히 EBS 연계가 간접 연계가 되면서 수험생들이 지문을 모두 읽고 답을 고르는 것이 매우 어렵고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출제위원회는 올해는 특히 선택과목이 늘어나는 만큼 선택에 따른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 수능체제가 바뀌면서 국어와 수학은 공통과목 점수에 따라 선택과목 점수가 조정되는 만큼 가채점과 실제 점수의 차이가 커질 수 있고, 선택과목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할 것인지는 실제 성적표를 받아봐야 알 수 있다는 조언이다. 김창묵 교사(경신고)는 "가채점으로 성적을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섣부르게 판단하거나 가채점을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내달 10일 최종 성적이 나오기 전까지 예상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대학별 환산점수를 통해서 석차를 추론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용수·이현진기자 lhj@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