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 블랙스완 증시폭락 '차이나 리스크'엄습
[메트로신문 차기태기자]중국 주가지수가 사흘만에 크게 반등했다. 그러나 예상못한 대형악재(블랙스완)의 향후 파장에 대해 전세계가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9일 상하이종합지수는 2.1% 하락한 3432.45로 출발했지만, 중국 당국의 추가 부양책 소식에 상승 전환해 5.76%(202.14포인트) 급등한 3709.33으로 마감했다. 홍콩 증시도 중국증시 급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항셍지수는 한국시간으로 오후 4시22분 현재 전날보다 3.67%(873.23포인트) 오른 2만4383.98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급반등은 중국 금융당국이 추가급락을 막기 위해 부양책을 내놓은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는 신용거래로 주식을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에게 대출기한을 재설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의 부양책을 내놓았다. 중국 금융당국은 8일에도 상장기업 대주주와 임원들이 6개월내 지분을 팔지 못하게 하는 등 6개항의 증시 안정 대책을 제시했었다. 또 지수 3500선은 바닥권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매수세가 유입됐다. 중국 증시는 올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더니 지난달 12일 상하이지수가 5178까지 올랐다. 그러나 그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3주 연속 금요일마다 폭락하는 '검은 금요일'을 연출하고, 하루 3% 이상 급락하는 날도 속출했다. 그러는 동안 상하이종합지수는 8일까지 31.6%나 하락했다. 다행히 9일 큰 폭으로 반등함으로써 폭락세에 제동이 걸렸지만, 시장의 분위기 완전히 바뀌었는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중국 증시의 폭락을 초래한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거론된다. 불법장외 신용융자가 과도하게 늘어나자 중국당국이 이를 규제하기 시작한 것이 가장 직접적인 요인으로는 꼽힌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중국의 불법 장외신용융자액은 약4400억위안에 이른다. 장외신용은 연 10~12%의 고금리를 받고 보증금의 10~15배 대출을 해준다. 과도한 신용규모 때문에 거대한 부실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축소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밖에 기업공개(IPO) 재개, 그리스사태와 미국 금리인상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유보적 자세, 기업가치에 비해 너무 비싸진 주가 등 여러 가지 요인이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정부가 추진해온 사실상의 양적완화 정책도 증시과열을 부추겨 왔다. 보다 근본적으로 과도한 고정투자로 부동산 거품에 이어 주식시장에도 거품이 형성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세계경기 회복지연으로 말미암아 수출경기가 타격을 받고 기업의 수익성도 저하되는 등 기초체력에도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는 분석도 눈에 띈다. 9일 빈등으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관측도 제시되지만, 큰 폭으로 떨어지고 오른다는 사실 자체가 불안하다는 증거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정하늘 연구원은 9일 주식 신용거래 기한을 고려해 볼 때 상하이지수가 3200선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증시의 거품 붕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마켓워치는 "붕괴는 이제 막 시작됐다"며 상하이 종합지수가 1700대, 심지어는 1500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에 맞서 중국 정부는 최근 "중국의 경제는 안정적"이라면서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연일 쏟아냈다. 증권시장에 '긴급 자금'을 수혈하는 한편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재정정책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8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주재로 열린 상무회의에서 비효율적 사용이나 규정 위반으로 회수된 자금 2500억여 위안(약 45조6천억원)을 '긴급영역'에 투입하기로 했다. 또 올해 재정적자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2.3%에 해당하는 1조6200억 위안으로 늘기로 했다. '7% 안팎'의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이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최근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금융시장에 850억 위안(15조4천억원)을 투입하고 지난달 28일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인하했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7.4%로 2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성장률이 7.0%로 더 낮아졌다. 2분기에는 7%를 밑돌았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돈다. 이에 따라 중국정부는 얼해 성장률 7%선을 지키기 위해 재정금융정책을 총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성장률 7%선 확보여부가 향후 중국증시 안정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