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소비패턴 변화에…'명품 일변도' 면세업 매출 '흔들'
지난 5월 면세점 소매판매액이 올해들어 다시 한 번 크게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하반기 면세업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외국인 소비 트렌드 마저 명품에서 저가로 옮겨가면서 만성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업계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국내 주요 면세점의 지난 5월 소매판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판매액은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판매된 상품의 총금액을 일컫는다. 타 유통업과 비교해도 눈에 띄는 감소세다. 같은 기간 백화점(+0.6%), 대형마트(-2.0%), 슈퍼마켓·잡화점(-0.7%), 편의점(-0.1%)은 1~2%대 수준에서 증감률을 보인 반면, 면세점만 10%대가 넘는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상반기 월별로 살펴봐도 큰 폭의 하락세다. 지난 1월 전년 동월 대비 면세점 소매판매액 40% 감소하며, 비상계엄에 따른 방한객 감소, 내수 위축 등으로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후 2월 9.3%, 3월 -8.6%, 4월-5.2% 증감을 이어오다 5월 -16.1%로 1월 이후 다시 한번 크게 주저앉았다. 국내 면세업계는 이같은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 면세업체들과 손을 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라면세점은 이달 중국면세점 그룹을 운영하는 중국여유그룹과 글로벌 면세 활성화를 위한 협력 및 교류 확대에 나섰다. 롯데면세점 역시 같은 달 중국여유그룹 임원진을 만나 면세사업 활성화를 위한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특히,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 등은 오는 3분기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무비자 입국 정책이 시행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중국 단체 및 개별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면세점 매출 감소의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로 외국인들의 소비 패턴 변화가 거론되면서, 단순 방한객 유치 전략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 패턴은 고가에서 저가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면세점에서 명품을 사던 외국인 방문객들이 이제는 올리브영, 다이소 등을 방문하면서 저가형 소비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하나카드 외국인 이용 데이터분석 결과, 지난해 올리브영 방문객은 전년 대비 77% 늘었으며, 다이소의 경우 이용자 수가 46%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면세업계 내부에서 근본적인 마케팅 체질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 이상 방한객 수가 면세점의 매출을 좌지우지하는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많다고 하더라도, 소비 트렌드 자체가 변화해 외국인 소비층을 다른 채널로 뺏기게 된다면 중장기적으로 면세점 매출 구조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면세점 소매판매액이 1월 이후 상반기 가장 크게 떨어진 지난 5월, 오히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63만명으로 전년 대비 14.9% 증가했다. /안재선기자 wotjs4187@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