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히트상품스토리] 하나를 둘로 나눈 전략 '쌍쌍바'
빙과 시장에서 수십 년간 생존한 상품은 손에 꼽힌다.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신제품 교체 주기가 짧은 시장 특성상 10년만 버텨도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이런 환경 속에서 해태아이스의 '쌍쌍바'는 1979년 출시 이후 40년 넘게 생산을 이어온 대표적 장수 상품이다. 쌍쌍바의 핵심 경쟁력은 '한 아이스크림을 쪼개서 둘이 나눠 먹는다'는 명확한 구조적 콘셉트에 있다. ◆구조가 곧 마케팅이 된 아이스크림 쌍쌍바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하나의 제품 포장 안에 2개의 스틱이 꽂힌 아이스크림이 들어 있어 둘이서 나눠 먹는 재미있는 콘셉트 덕분에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출시 당시부터 별도의 설명 없이도 제품 가치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빙과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제품 구조 자체가 소비 상황을 정의한 사례"로 평가한다. 아이스크림이 개인 소비 중심으로 진화하던 흐름과 달리 쌍쌍바는 공유형 소비를 전제로 한 독자적 포지션을 구축했다. 이 같은 구조는 특히 가격 민감도가 높아졌던 1990년대 초반에 강점으로 작용했다. 당시 쌍쌍바는 100원대 가격으로 판매되며 '하나를 사서 둘이 나눈다'는 체감 가성비를 앞세워 빠르게 확산됐다. 쌍쌍바는 형태 특성상 '동일 가격 대비 양이 많은 아이스크림'으로 여겨졌지만, 과거 실제 용량은 67㎖로 메로나·스크류바(75㎖)보다 적은 수준이었다. 다만 2021년 용량을 75㎖로 조정하면서 체감 가성비와 실제 수치 간의 괴리를 일부 해소했다. 업계에서는 쌍쌍바의 경쟁력이 절대적인 양보다는 둘로 나뉘는 구조가 만들어내는 심리적 만족감에 있었다고 본다. ◆확고한 정체성에 더해지는 변주 쌍쌍바의 기본 맛은 초콜릿이다. 진한 초콜릿 풍미의 맛은 폭넓은 연령층에게 사랑받아왔다. 2019년 '피치베리', 2023년 만우절 기획으로 선보인 '메로나 맛', 2024년 '카라멜 맛' 등이 출시된 바 있으며, 이는 기본 콘셉트는 유지하되 이벤트성 확장으로 브랜드 신선도를 관리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재는 2022년부터 출시해 선보인 바닐라맛과 오리지널 초코맛 두 가지를 운영하고 있다. 쌍쌍바는 '어떻게 쪼개느냐'는 행위 자체가 소비 경험의 일부가 된 상품이다. 실제로 가운데를 정확히 나누지 못하면 양쪽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소비자 사이에서 하나의 특징으로 인식돼 왔다. 해태아이스는 이러한 경험 요소를 반영해 2021년 이후 생산분부터 포장지에 올바른 분리 방법을 안내하는 그림을 삽입했다. 단순한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사용 과정까지 설계·보완해온 셈이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 국면에서 빙과업계는 다시 가성비와 체감 효용에 주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쌍쌍바는 마케팅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소비자에게 명확한 가치를 전달하는 사례로 재조명되고 있다. ◆90년대 경기 불황에 가성비 부각 쌍쌍바가 대중적 인지도를 공고히 한 시기는 1990년대 초·중반으로 외환위기 전후 확산된 소비 위축과 맞물리며 제품의 구조적 강점이 재조명됐다는 평가가 있다. '한 아이스크림을 쪼개 둘이 나눠 먹는다'는 콘셉트는 지출을 줄이려는 소비 심리와 맞아떨어졌고, 체감 가성비가 부각되며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것. 외환위기 이후에도 쌍쌍바는 큰 콘셉트 변화 없이 기본 형태를 유지해왔다. 한 소비자는 "쌍쌍바는 특별한 맛이나 유행의 산물이 아니라 콘셉트가 명확하기 때문에 오래 기억되는 빙과제품"이라며 "2개의 스틱이 꽂힌 아이스크림 바라는 확고한 정체성이 수십 년간 빙과 시장에서 생명력을 유지한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쌍쌍바를 생산해온 해태아이스크림은 빙그레와의 합병을 통해 법인 통합 수순에 들어갔다. 빙그레는 지난달 13일 이사회를 열고 해태아이스크림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의했다. 빙그레가 존속 법인이며, 해태아이스크림 지분 100%를 보유하는 형태다. 빙그레는 이달 12일 합병 승인 이사회를 거쳐 오는 4월 1일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앞서 빙그레는 2020년 10월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이후 공동 마케팅, 물류·영업 조직 통합 등 효율화 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인수 2년 만에 흑자 전환과 매출 성장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 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중복 조직과 업무 프로세스를 통합하고, 해외 수출과 이커머스 등 판매 채널을 확대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