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해외시장 악몽 계속되나
대림산업은 해외서 발목 잡혀 적자전환
최대 실적 거둔 건설사도 해외에서는 손실 건설사들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한창인 가운데 해외시장에서의 성과가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규모는 키웠지만 영업이익 또는 순이익은 뒷걸음질치며 2013년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연출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대림산업은 지난 4분기 영업손실 2227억원, 순손실 3585억원을 냈다. 이로써 지난 한 해 2703억원의 영업손실과 44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림산업은 앞서 2013년에도 해외 사업장에서 발목이 잡혀 396억원의 저조한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 이번 적자의 원인도 4분기 사우디와 쿠웨이트에서 발생한 약 4000억원의 추가 비용에 있다. 현지의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 하도업체 생산성 저하에 따른 공기지연과 공기준수를 위한 비용 증가 등의 여파가 컸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사우디 현장들은 올 상반기 중 공기가 막바지로 이어져 추가적인 비용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마저도 올해 대부분 준공되는 만큼,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3년 실적 발표 당시에도 대림산업이 추가적인 손실을 없을 것이라고 밝혔던 터라 이번 해명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림산업이 2013년 5359억원의 해외 플랜트사업 부실을 털면서 더 이상의 손실을 없다고 얘기했지만 지난 3분기 3364억원, 4분기 3907억원 등 3번 연속으로 1조원이 넘는 손해를 봤다"고 꼬집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보고서를 통해 "사우디에서의 추가 부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되지만 Maaden Ammonia 공사는 계약 시점이 사우디 이민 정책의 변화 이후여서 원가의 변동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쿠웨이트의 경우에도 부실 원인에 대한 추가적인 점검이 필요하며, 계약 잔액이 남아 있는 중동(1조원)과 중국·필리핀(1조9000억원)에서의 계약 시점, 과거 실적, 도급 원가 계상 내역 등을 기초로 판단할 때 수익성이 하방 경직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기 이후 최대 영업이익(4155억원)을 거두며 흑자로 돌아선 대우건설도 해외에서는 기대치를 밑돌았다. 영업이익은 매 분기 1000억원 안팎씩 달성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순이익은 상반기 957억원에서 하반기 116억원으로 급감했다. 해외사업 손실이 반영된 탓이다. 대우건설은 3분기와 4분기 오만,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등에서 2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대우건설의 해외부문 GPM(매출총이익률)은 -2%였다. 13.9%를 기록한 주택부문과 대조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역시 지난해 63.5% 증가한 569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4분기에는 54억원 순손실을 봤다. 사우디 쿠라야 복합민자발전소 사업의 공기가 지연되면서 1500억원(추정치)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것이 원인이 됐다. 현대건설은 견조한 흐름을 보였지만 어닝쇼크의 주범으로 꼽히는 미청구공사가 많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3분기 미청구공사는 4조7578억원으로, 2013년 먼저 해외발 어닝쇼크를 기록한 삼성엔지니어링(2조5009억원), GS건설(2조2753억원), 대우건설(1조6245억원)의 2~3배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