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푸드이노베이션 포럼] 식탁을 설계하는 기술, 푸드테크의 전면전환
푸드테크는 이제 단순한 식품 제조 기술을 넘어, 농장에서 식탁까지의 전 과정을 재설계하는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정밀영양 분석, 대체 단백질 개발 등 다양한 기술이 식품산업의 밸류체인 전반에 침투하면서 기존의 생산·유통·소비 구조는 물론, 식문화 자체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메트로미디어 주최로 열린 '2025 푸드이노베이션 포럼'에 참석한 업계 전문가들은 ▲AI 기반 개인 맞춤 식단 설계 ▲실내 스마트팜 기술 ▲버섯 균사체 기반 단백질 생산 ▲자동화 유통 솔루션 등을 통해 기존 식품 구조의 한계를 뛰어넘는 해법을 제시했다. 푸드테크가 미래 산업으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먹거리의 전 주기를 포괄하는 산업 확장성이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푸드테크는 농업, 식품 가공, 물류, 유통, 외식, 폐기물 처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를 아우르며, 기존 산업 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최근에는 AI, 사물인터넷(IoT), 로봇, 유전체 분석, 스마트팜 기술 등이 접목되며 맞춤형 식단 설계와 조리의 자동화까지 가능해지고 있다. 특히, 개인의 건강 정보와 식습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식단 기술은 헬스케어와 식품산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신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대체 단백질 개발, 식품 폐기물 감축, 저탄소 생산 공정 등은 지속가능한 먹거리 체계 구축을 위한 주요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성장세도 뚜렷하다. 국내 식품산업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9.2%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2023년에는 130억 달러 규모의 수출 실적을 냈다. 정부도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2022년에는 '푸드테크 10대 핵심기술'을 선정했고, 지난해 말에는 푸드테크산업육성법을 제정해 올해 말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이와 함께 시장 수요 기반의 R&D 투자, 맞춤형 인증체계 정비, 해외 진출 지원 등 전방위 정책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산업계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AI를 활용해 소비자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개인 맞춤형 식단을 제안하는가 하면, 스마트팜 기술을 통해 계절과 기후의 한계를 넘는 식재료 생산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식품 기업들은 기후 변화와 농지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팜과 해조류 육상 양식 등 안정적인 생산 기반 확보에 나서고 있다. 농심은 2018년부터 스마트팜 사업에 착수해 중동 오만에 컨테이너형 스마트팜을 수출했으며, CJ제일제당도 수직농장 솔루션 개발 및 지자체 협력을 통한 상생 모델 구축에 나섰다. 신세계푸드는 스마트팜 농가의 농산물을 직납하는 방식으로 노브랜드버거 등 자사 브랜드에 활용하고 있다. 해조류 육상 양식도 주목받고 있다. 풀무원은 새만금에 '김 R&D센터'를 조성해 연구·가공을 병행할 계획이며, 동원F&B는 제주 용암해수 기반 스마트 양식 기술을 개발 중이다. CJ제일제당은 김 수조 배양에 성공하고, 전용 품종을 확보해 연 10t 규모 파일럿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체 단백질 분야에서도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CJ제일제당은 이스라엘 배양육 스타트업에 투자했고, 롯데웰푸드는 '제로미트' 브랜드를 운영하며 대체육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풀무원은 지속가능성을 앞세운 '지구식단' 브랜드로 가치 소비 시장을 공략 중이다. 업계는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와 농산물 재배 면적 감소에 대응해 식품 공급망 안정화가 가공식품 가격 관리의 선결 조건이라고 보고 관련 기술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