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영화 현재와 미래 한 자리에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올해로 스무 살을 맞이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아시아 영화의 현재와 미래가 만나는 특별한 축제로 관객을 찾아간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영화제 개요 및 상영작, 프로그램 등을 첫 공개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준비 과정부터 부산시와의 갈등이 불거지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에 배우 강수연을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위촉하고 새로운 정비에 나섰다. 앞으로의 20년을 준비할 영화제를 만들어가겠다는 각오다. 이용관 공동집행위원장은 "지난 1년은 특별한 한 해였다. 우려와 걱정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분의 도움과 지지 덕분에 차질 없이 준비를 하게 됐다"며 부산 시민과 국내외 관객들, 언론과 해외 유수 영화제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20주년이라고 해서 별다른 행사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성숙함 자체를 보여드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조용하게 20회를 맞이하겠다. 대신 25회쯤에는 성대함을 보여주겠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고요한 물속에서 우아한 몸짓으로 만날 수 있게 된 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총 75개국 304편의 작품이 6개 극장 35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은 94편이며, 자국 이외의 나라에서 첫 선을 보이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27편이다. 개막작으로는 인도 독립영화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모제즈 싱 감독의 장편 데뷔작 '주바안'이 선정됐다. 삶의 진정한 가치와 자아를 찾아나서는 젊은이의 길을 그린 작품이다. 폐막작은 중국 래리 양 감독의 '산이 울다'다. 2005년 노신문학상을 수상한 여류작가 거쉬핑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올해 상영작의 특징은 신인 감독의 작품이 대거 초청됐다는 것이다.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는 "올해 영화제는 신인 감독이 가장 빛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서아시아와 중동아시아 지역의 뛰어난 감독 작품을 대거 발굴했다. 한국영화도 신인 감독의 작품이 12편이나 상영된다"고 소개했다. 20회를 맞이한 만큼 게스트 명단도 화려하다. 특히 아시아 대표 감독들이 대거 부산을 찾는다. 허우샤오시엔, 지아장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조니 토, 에릭 쿠, 가와세 나오미, 고레에다 히로카즈, 라브 디아즈, 왕빙, 바흐만 고바디 등이다. 클로드 를르슈, 레오스 카락스, 루키 구아다니노 등 유럽 감독들도 영화제를 찾는다. 유명 배우들도 부산에서 만날 수 있다. 일본의 나가사와 마사미, 아사노 타다노부, 소메타니 쇼타, 중국의 유역비, 자오타오, 대만의 장첸, 진백림, 홍콩의 탕웨이 등이 영화제에 초청됐다. '설국열차'로 국내에도 친숙한 틸다 스윈튼도 신작과 함께 한국을 다시 방문한다. 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은 "제가 생각하는 올해 영화제 특징 중 하나는 20주년을 맞이해 일반 관객을 위한 이벤트도 많이 마련했다는 점이다. '내가 사랑한 프랑스 영화' '아시아 영화 100선' '씨네키즈' '씨네실버' 등 다양한 관객들이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10일 동안 부산 센텀시티와 해운대, 남포동 일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