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에 묻는다] 오규석 기장군수, "매일 새벽 5시 현장점검⋯주민 가려운 곳 긁어주는 역할"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에도 지방자치단체는 지역경제 발전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이 보인다. 군소 지자체의 경제 발전은 규제보다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원이 더 절실할지도 모른다. 메트로신문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지방자치단체장을 차례로 만나 지역의 발전을 위한 정책과 방향 그리고 자치단체장들이 그동안의 지역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적용사례들과 몸소 실천한 가장 큰 성과들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 올해 기장군수 직 임기 마지막 해다. 그 동안의 소회는 1995년 초대 민선 기장군수와 2010년 7월 1일부터 현재까지 민선 5·6·7기 기장군수 3선 연임으로 지난 15년간 기장군수 직을 수행해오고 있다. 지난 시절을 돌이켜보면, 초대 군수 때는 군수실의 문턱을 낮춘 게 가장 잘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제가 한의사이다 보니 1995년 초선 때 제일 먼저 시작한 사업이 '사랑방 진료실'운영이다. 선거법 때문에 오래 하진 못했지만, 2년간 2,300명 가량 진료했다. 지역 어른들이 '자식보다 낫다'고 눈물을 보일 때 정말 힘을 얻었다. 또한 2010년 이후부터는 기장군의 백년지대계를 위한 도약의 기초를 마련하고, 계획들을 구체화하고 실천하면서 기장군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집중했던 시간이었다. 도로, 건설 등 토목공사에서 벗어나, 교육, 문화, 관광, 복지 등 기장군의 정체성과 기장군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시책사업들을 발굴해 적극 추진해왔다. 하드웨어 행정에서 소프트웨어 행정으로 대변혁을 이룬 뜻깊은 시간이었다. ◆ 민선 7기 임기 중 추진한 사업의 큰 성과는 무엇인가.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일반산업단지 조성 이다. 장안읍 좌동·임랑·반룡리 일원 14만8,772㎡(약 45만평)부지에 원자력 비발전 분야를 선도할 방사선기술(RT) 산업의 집적화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군비 3,211억원을 포함한 총사업비 4,287억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기장군의 역점사업이다. 산단 내 수출용 신형 연구로 개발, 의료용 중입자가속기 치료센터 건립, 방사성동위원소 융합연구 기반 구축, 파워반도체 산업클러스터 조성 등 첨단 국책사업을 조성 중에 있다. 올해 1월 말 기준 분양률은 42%로 총 50필지 중 21필지가 분양 완료됐다. 이중 방사성의약품 생산기업, 로봇 자동화 전문기업, 전력반도체 생산기업 등을 유치하는 결실을 이뤘다. 이 단지는 기장군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창출하는 4차 산업혁명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한, 지난 2012년 말 구본능 KBO 총재와 허심탄회한 담판을 벌인 끝에 2014년 실시협약을 체결함으로써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의 기장군 유치가 확정됐다. 협약 내용은 기장군이 1,850㎡의 부지를 제공하고, 부산시는 108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하며, KBO에서 운영을 맡기로 했다. 이후 연간 20억원의 운영비 부담 등의 문제로 사업에 진척이 없었다. 결국 기장군이 연간 운영비를 지원하고, KBO가 위탁 운영하는 내용의 변경협약(안)이 지난해 12월 기장군의회를 통과했고,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4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부산기장촬영소 유치도 큰 성과를 이뤘다. 촬영소의 당초 부지는 일광면 달음산 일원으로 지난 2014년 6월 KDI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경제성 미흡(B/C 0.47)이 나와 사업 추진이 불투명했다. 이에 지난 2015년 5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와 협의, 부지를 현재의 장안읍 기룡리 일원으로 변경할 뿐아니라 부지를 무상 제공하겠다고 제안, 2016년 6월 촬영소의 기장군 유치를 이끌어냈다. 이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기장군이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 조례'를 개정해 영화진흥위원회에 부지 사용료를 전액 감면하고, 부지 매입시 우선권을 부여해 지난 2019년 12월 실시협약 변경 체결을 이끌어냈다. ◆ 현장행정 실천을 몸소 실행하고 있다.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 15년 기장군수를 하면서 스스로 칭찬하고 싶은 일은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5시 현장점검을 시작해 밤 10시 30분 현장점검을 마치고 귀가하는 것이다. 민생 현장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일일이 기록하는 민원수첩은 지난 2010년 7월 1일부터 지금까지 85권에 달한다. 그리고 생업에 바쁜 주민들의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근무시간 이후인 오후 6시부터 야간군수실을 운영해오고 있다. 2022년 1월 말까지 민원건수가 총 10,252건, 방문인원이 총 23,961명에 달한다. 현장행정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가려운 곳은 없는지 일일이 꼼꼼하고 세심하게 살펴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것이 바로 가장 큰 것이다. 아울러 사업을 추진할 때도 기초부터 마무리될 때까지 수차례 현장에 직접 가서 제 눈으로 직접 보고, 듣고, 확인하며 구석구석 살핀다. ◆ 임기 중 7대 공약을 정해 추진했다. 가장 큰 실적이 있다면 흔들리지 않는 철학이 있다. 바로 기장군의 발전과 기장군민의 복지, 그리고 기장군민의 행복을 지키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에 바탕을 두고 7대 분야를 정해 다양한 공약사업을 추진해 왔다. 첫째, 군정 최우선이 군민건강과 안전이다. 이를 위해 2020년부터 전 주민 대상 안전보험을 운영 중이다. 또한 관내 공공의료기관과 연계해 24시간 응급실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고, 2010년부터는 매년 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암종합검진 등 주민 검진비용을 지원해 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초 코로나19가 덮쳤을 때 전국 최초로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전 군민에게 제공했고, 재난지원금도 주민 1인당 10만원씩 전국에서 가장 먼저 지급했다. 둘째, 군민 편의에 우선한 도시 인프라 구축이다. 기장군의 고질적인 도로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체수단이자, 원전사고 등 유사시 주민들의 신속한 대피를 위한 생명선으로 도시철도 정관선·기장선과 KTX이음 정차역 유치에 사활을 걸고 추진해 오고 있다. 지난 2012년 이후 160여 차례 국회와 정부부처를 방문했다. 셋째, 전통과 첨단의 고부가 산업 육성을 위해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일반산업단지를 조성 중에 있다. 넷째, 세계적 휴양도시 조성이다. 기장군을 대표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안데르센 작품을 테마로 한 어린이와 가족 중심의'제2의 덴마크 안데르센 마을'을 조성, 추진 중이다. 어린이 전용극장인 안데르센 극장이 지난 2015년부터 운영 중이고, 안데르센 동화 속 공간을 재현한 테마길, 동화놀이터, 동화의 호수 등으로 구성된 안데르센 테마숲을 지난 2019년 조성했다. 다섯째, 대한민국 보육·교육 1번지 조성이다. 세 살부터 여든까지 전 생애를 아우르는 교육지원사업인'380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또한 관내 7개의 공공도서관이 운영 중에 있고, 추가로 7개의 공공도서관을 계획 중에 있어 그야말로 도서관 수가 부산시 최다이다. 지난 2012년 부산 최초로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시행했고 2021년에는 전국 최초로 365일 연중무휴 기장형 초등돌봄교실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여섯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생활환경 조성이다. 환경오염을 상시적으로 감시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이동식 복합환경측정기와 공간정보 기반 환경통합관제센터를 지난 2020년 구축해 운영 중이다. 또한 주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숲과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일광 이천생태공원, 병산 빛·물·꿈 테마길, 좌광천 건강 30리길, 달음산 편백나무숲길, 정관 구목정공원 및 윗골공원 장미공원 등을 조성했다. 일곱째, 화합하는 커뮤니티 공간 확보이다. 인구 20만 시대를 앞두고 행정기능의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읍·면사무소 신청사 건립을 추진해오고 있다. 정관읍사무소 별관 신청사를 지난해 3월 준공했고, 일광면, 장안읍, 기장읍 등도 오는 2024년까지 순차적으로 건립할 계획이다. ◆ 15년간 기장군수 직 임기를 앞두고 있다. 향후 계획은 한 푼의 혈세를 쓰는 것이 무섭고 두렵고 조심스럽다. 지난 2010년 7월 1일 군수 취임 이후 업무추진비를 서서히 줄여오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6년째 한 푼도 편성하지 않고 있다. 또한 관외출장비도 교통비만 지급받아 쓰고, 남은 여비는 남김없이 반납한다. 저는 선거비용도 3천여만원 밖에 쓰지 않았다. 기초단체장 1인당 평균 1억 1900만원에 비해 25% 수준에 불과하다. 회계사무원 외에 별도로 선거사무원을 두지 않았고, 선거사무실, 유세차량, 로고송, 확성기조차 없이 돈 안 드는 선거, 깨끗한 선거, 조용한 선거를 치렀다. 오는 6월 30일 밤 12시까지 기장군을 지키고, 7월 1일부터는 문턱 낮은 오규석 한의원의 문을 열어 아프고 힘든 이웃을 위해, 군민의 건강을 위해 예전처럼 365일 연중무휴로 진료할 계획이다. 그리고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기장군 선거구에 출마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