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3일' 남해 바래길에서 남해 평산항 까지
'다큐3일 남해 평산항' 가족의 먹거리를 위해 바다로 해산물, 해초류를 캐러 다니던 어머니들 남해에선 그것을 '바래'라 부른다. 11일 KBS2 '다큐3일'에서는 부모의 사랑과 고단함이 함께 내려앉은 '남해 바래길' 이곳의 여행객들과 함께 걸으며 나의 인생과 가족을 돌아본다. ■어머니의 삶이 낳은 길 남해 해안 따라 아름다운 풍광을 품은 바래길. 총 120km거리에 8개 코스로 한 코스 당 소요시간은 평균 5시간이다. 굽이굽이 굴곡진 길을 걷다보면 화려한 자연경관과 그 곳에 터를 이루고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 설레는 마음으로 남해의 봄을 찾은 여행객들을 만날 수 있다. 바래길은 어머니들이 바다로 해초류와 조개를 담으러 가던 길이자, 무거운 지게 진 아버지들이 논으로 밭으로 일하러 나가던 길. 가난했던 남해의 어버이들이 자식을 위해 척박한 자연환경극복해가며 고된 삶으로 낳은 곳이다. 푸르른 봄, 어딘가 뭉클 하고 애틋한 이 길을 어머니, 아버지의 손을 잡고 또 내 아이의 손을 잡고 다시 걷는 사람들을 만났다. ■여행에서 마주한 나의 인생, 나의 가족 남해에 오기까지 2년. 걷기 동호회 회원들이 강원도 고성에서부터 평균 일주일 두 번씩 걷기 시작해 바래길에 도착했다. 이들의 목표는 걸어서 전국일주. 길을 걷는 행복감에 일주일을 버티고, 또 살아간다. 이들이 포기 없이 꿋꿋이 걸을 수 있는 건 완주 할 수 있도록 응원 해주는 가족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어머니의 길 '바래길'에는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가족이 여행을 온다. 그 중엔 사춘기 중학생 아들의 손을 잡고 걷는 아버지도 있고, 10년 만에 부모님 모시고 여행 온 중년의 아들도 있었다. 아흔이 넘은 노모를 모시고 꽃구경 온 중년의 딸들도 바래길 위에서 소중한 추억을 함께한다.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기에, 같이 있는 순간이 너무나 고마운 사람들. 이들의 여행은 부모님의 고된 삶과 자식에 대한 사랑이 물든 바래길과 닮아 더 아름답다. ■선물이 된 가난의 세월 바래길 1코스의 종점이자 2코스의 시작점인 다랭이 마을. 배의 쉼터가 없어 어업을 못했던 마을 사람들은, 산기슭 깎아 만든 논, 밭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먹고 살기 위해 밭을 한 평이라도 더 내려 비탈지게 깎아 놓은 것이, 지금은 남해 최고의 경관이 돼 주말이면 많은 여행객들로 북적거린다. 마늘종 수확이 한창인 요즘, 다랭이 마을 사람들은 지게지고 밭일하랴 여행객들 맞이하랴 분주하기만하다. 주변 마을 중 가장 가난했다는 다랭이 마을. 부모님들의 아픈 가난의 흔적은 바래길을 걷는 사람들과 마을 사람들에게 고마운 선물이 돼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