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익부 빈익빈’ 부·울·경 부동산시장
부산·울산·경남 부동산시장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방 부동산시장을 활황을 이끌고 있는 부산은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모두 강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조선업 불황 쇼크로 경남과 울산은 매매가격도 하락하고 미분양도 급증하는 등 대조를 이루고 있다. 올해 2분기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0.72% 올라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5월부터 지방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확대됐으나 부산 아파트값은 1분기(0.53%)보다 상승폭이 오히려 확대됐다. 입주물량 감소로 단기 공급과잉이 적은데다 저금리 기조로 유동자금이 부동산시장에 유입되면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대출 규제 악재보다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동부산권 강세가 이어졌다. 수영구(1.62%), 연제구(1.29%), 해운대구(1.03%), 북구(0.73%) 순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하락한 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하반기에도 신규 분양시장과 도심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대한 투자 관심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7월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실수요자들의 매매 거래는 줄어들 전망이다. 조선업 불황 직격탄을 맞은 울산은 2분기 아파트 매매가격이 0.06% 하락해 지난 2012년 3 분기(-0.03%)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특히 500가구 안팎이던 지역 내 미분양 물량이 5월 말 1000가구 넘게 급증하면서 주택시장에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지역별로는 북구(-0.31%), 동구(-0.13%), 남구(-0.04%) 순으로 하락했고 중구(0.08%)와 울주군(0.06%)은 오름세를 보였으나 상승폭은 미미했다. 울산 동구에 위치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전반적으로 분양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지난해 신규 아파트 분양이 많았고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매수세가 줄어들면서 주택 매매 경기가 급랭했다"라며 "특히 조선경기 악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경남(-0.12%)은 1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공급 부담과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영향으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됐다. 지역 기반 산업인 조선과 해운 등 중공업 불황 여파로 거제시(-0.34%), 창원시(-0.25%)를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반면 혁신도시 등 인구 유입 호재가 있었던 진주시(0.59%)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하반기 경남 아파트시장은 조선업 등 중공업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침체가 더 깊어질 전망이다. 전세가격도 부산은 강세를 나타냈으며 울산, 경남은 약세를 이어갔다. 2분기 부산 아파트 전세가격은 1.01% 올라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입주물량 감소와 저금리 기조에 따른 월세 전환으로 전세매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매매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일수록 전셋값도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수영구(1.94%), 연제구(1.64%), 북구(1.61%), 해운대구(1.30%), 부산진구(1.15%), 동구(1.10%) 등이 1%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산은 3분기에 1만여 가구의 신규 입주가 이뤄지면서 전세시장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울산은 0.46% 올라 지난 1분기(0.56%)에 비해 오름세가 다소 둔화됐다. 중구는 입주 2년차에 접어든 혁신도시 내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1.42%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타 지역에 비해 신규 공급이 적은 남구는 0.69% 올라 뒤를 이었다. 반면 2분기에 신규 입주물량이 2000여 가구에 달했던 북구(-0.43%)는 내림세를 기록했다. 경남은 -0.14%의 변동률로 매매시장에 이어 전셋값도 하락 반전했다. 양산, 거제 등 신규 아파트공급이 많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약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양산시가 물금지구를 비롯한 택지지구 위주로 신규 아파트 공급이 늘면서 0.60% 하락했고 뒤를 이어 거제시(-0.50%), 창원시(-0.22%), 김해시(-0.03%) 등의 순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거제에 위치한 부동산중개업소의 관계자는 "조선사 하청업체 직원들의 이탈로 원룸 매물이 많다"라며 "수요자가 없다보니 가격은 계속 하락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