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그림자] SK증권, 대주주 그늘에 갇힌 지배구조...내부통제 시험대
SK증권이 적자 흐름을 끊고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최대주주 체제 아래에서 경영진의 독립성과 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이어지면서, 외형 변화와 별개로 구조적 리스크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2018년 최대주주가 사모펀드(PEF)인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로 변경된 이후 SK증권은 유상증자와 트리니티자산운용·피티알자산운용 인수, MS상호저축은행 인수 등을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외연 확대 전략에도 업계 자기자본 순위는 2019년 20위에서 2025년 30위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성장 전략이 성공했음에도 아직까지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재 SK증권의 최대주주는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의 투자목적회사(SPC)인 제이앤더블유 비아이지 유한회사로, 지난해 말 기준 19.4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장욱제 대표가 96%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구조다. 사모펀드 특성상 장기 경영보다 투자수익 실현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있다는 점은 구조적 한계로 꼽힌다. 당장의 문제는 지배구조다. SK증권 이사회는 사외이사 비중이 과반을 넘기며 외형상 독립성을 갖춘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최대주주 측 인사가 이사회와 핵심 위원회에 관여하고 있다. 장 대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뿐 아니라, 대표이사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도 포함돼 있다. 경영진 선임 과정에 대주주 영향력이 직접 반영될 수 있는 구조다. 이사회에서 다뤄지는 안건을 살펴보면 단순 운영 사안을 넘어 대주주 및 이해관계와 맞닿을 수 있는 투자 결정이 포함돼 있다. PEF LP 출자나 자회사 매각과 같은 사안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대주주 측 인사가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해충돌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안고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보수위원회 역시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외이사 2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총 3명으로 구성된 가운데, 사내이사 1명은 전우종 SK증권 대표이사다. 경영진 보수와 직결되는 핵심 의사결정 기구에 대표이사가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립성이 약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투자 집행 과정에서의 리스크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SK증권은 지난 2023년 6월 무궁화신탁 경영권 지분을 담보로 15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주선했고, 이 가운데 869억원을 직접 집행했다. 이후 이를 구조화해 약 440억원을 기관과 개인 투자자에게 재판매했다. 그러나 무궁화신탁은 집행 5개월 만에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고, 일부 투자자들은 원금을 회수하지 못한 상황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SK증권은 투자금의 약 30%인 132억원을 가지급금 형태로 지원한 상태다. 현재는 무궁화신탁 경영권 매각을 통해 대출 회수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해당 대출금의 80% 이상을 충당금으로 설정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대표였던 김신 SKS프라이빗에쿼티 부회장이 지배력 유지를 위해 특정 인맥과의 거래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바터 거래'(조건부 교환)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전우종, 정준호 SK증권 대표는 "SK증권의 경영활동은 대주주의 의사결정 구조와 완전히 독립돼 있다"며 "대주주인 제이앤더블유 PEF의 의사결정 구조나 유한책임사원인 구성 LP 간의 이해관계에 대해 알지 못하며, 대주주 또한 회사 경영활동에 관여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내부통제 문제도 반복되고 있다. SK증권은 2023년 이후 공매도 순보유잔고 보고 의무 위반, 전자금융거래 안정성 확보 의무 위반, 자기주식 매매호가 미제출, 조사분석자료 등 사전 제공 사실 공표 의무 위반 등으로 잇따라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2025년에도 투자일임업 및 신탁업 관련 불건전 영업행위로 20억9000만원 규모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제재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이제 시장이 묻는 것은 '어떻게 벌었는가'다. 최대주주가 이사회와 경영진 선임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내부통제와 지배구조가 실질적으로 독립돼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적 반등과 체질 개선을 이끌어낸 전우종·정준호 각자 대표에게는 이제 또 다른 과제가 남아 있다. 외형 성장보다 중요한 것은 의사결정 구조의 투명성과 통제 시스템의 신뢰 회복이다. 지배구조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실적 개선 흐름 역시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신하은기자 godhe@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