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품는 증권사들…삼성·한투·미래의 서로 다른 계산법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그룹 등 주요 금융투자사들이 잇따라 가상자산거래소 지분 확보에 나서며 디지털자산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실물자산토큰화(RWA) 등 디지털자산 제도화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행보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가상자산거래소와의 전략적 제휴 및 지분 투자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이 두나무 지분 투자에 합류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 3대 주주로 올라섰고, 미래에셋그룹도 코빗 경영권 확보를 추진 중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제도화가 가시화되면서 디지털자산 생태계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9일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과 전략적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컴투스홀딩스가 보유한 구주와 신규 발행 주식을 포함해 총 15만9610주를 취득하며 약 20%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차명훈 대표와 컴투스홀딩스에 이어 코인원의 3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디지털 금융 신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토큰증권(STO)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전통 금융 서비스와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금융사의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역량을 접목해 거래 안전성과 신뢰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는 지난 28일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4%를 총 6128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증권이 2%, 삼성SDS와 삼성카드가 각각 1%씩 확보한다. 단순히 증권사 한 곳이 투자한 것이 아니라 금융과 IT, 결제 계열사가 함께 참여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증권은 토큰증권 발행·유통과 가상자산 서비스를, 삼성SDS는 AI·클라우드·보안 기술과 블록체인 인프라를, 삼성카드는 모니모를 중심으로 한 결제 생태계를 각각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두나무를 중심으로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는 협업 모델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은 보다 과감한 방식을 택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2월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코빗 지분 92.06% 취득을 결정하고 경영권 확보 절차를 진행 중이다. 소수 지분 투자나 제휴가 아니라 거래소를 직접 품는 전략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코빗 인수와 관련해 단순한 가상자산 거래를 넘어 토큰화 비즈니스를 염두에 둔 전략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를 디지털자산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투자로 보고 있다. 거래소가 보유한 실명계좌 연계 체계와 자금세탁방지(AML), 거래 인프라 등을 활용해 신규 사업 진출 속도를 높일 수 있어서다. 향후 토큰증권과 실물자산 토큰화, 자산관리(WM) 사업과의 연계도 기대된다. 이 밖에도 하나은행은 두나무 지분 6.55% 인수를 결정했으며,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 지분 9.84%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금융권 전반에서 가상자산거래소를 미래 금융 인프라로 바라보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지분 투자 경쟁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증권사들의 거래소 지분 투자는 단순히 가상자산 거래 수익을 노린 접근이라기보다 디지털자산 시대의 인프라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의 성공과 2025년 미국의 규제 기조 변화 이후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시장 진입이 빨라지고 있다"며 "국내 금융사들도 향후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실물자산 토큰화(RWA) 시장 확대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디지털자산 시장이 성장할수록 단순히 토큰을 발행하는 것보다 유통 인프라와 플랫폼을 누가 확보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며 "결국 시장 주도권 경쟁은 거래소와 같은 핵심 인프라를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허정윤기자 zelkova@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