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경영진 세대교체…전문가 등용으로 미래 사업 강화
LG그룹이 세대교체를 전격 단행하며 미래 성장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LG그룹은 27일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세대교체·미래인재 등용을 키워드로 한 인사를 단행했다. LG전자의 경우 27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2026년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 '기술통'으로 알려진 류재철 HS사업본부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LG전자와 함께 LG그룹의 또 다른 핵심 계열사인 LG화학에선 신학철 부회장이 용퇴하고, 김동춘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신임 CEO로 선임됐다. LG이노텍도 자율주행 센싱 부품, 로봇용 부품 등 원천기술 전문가인 문혁수 대표이사를 사장으로 승진시켜 다양한 분야의 미래사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이날 인사에서 사장 2명, 부사장 2명, 전무 9명, 상무 21명 등 총 34명(인도LG전자 2명 포함)이 승진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CEO 교체다. 37년간 LG맨으로 지난 4년간 CEO로 일하며 미래 성장을 다진 조주완 사장은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했다. 그 자리에 '기술통' 류재철 HS사업본부장 사장이 올랐다. 류재철 신임 CEO는 LG전자의 상징과 같은 가전사업의 베테랑 엔지니어 출신이다. 1989년 입사한 류 CEO는 세탁기 엔지니어로 시작해 다른 가전까지 섭렵했다. 지난 2021년부터 생활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H&A사업본부장을 맡아 LG 생활가전을 단일 브랜드 기준 글로벌 1등 지위에 올려놓았다. 특히 지난해 LG전자가 최대 매출을 견인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류 신임 CEO의 공이 컸다. 지난해 H&A 사업본부(HS사업본부로 변경) 매출액은 33조2033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2조446억원이다. 류 신임 CEO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가전에 적극 도입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 수익적인 부분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LG전자는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도 신설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핵심 인프라로 여겨지는 냉난방공조(HVAC)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인수합병(M&A) 담당 조직도 만들었다. LG전자는 로봇 등 미래 사업 분야에서 신규 사업기회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 로봇선행연구소 산하에서 담당하던 일부 기능을 이관받아 HS로보틱스연구소를 신설한다. 기존에는 선행연구에 집중했다면, 기술을 실제로 적용해 사업화하는 방향에 더 방점을 둔 것이다. 특히 가정용 로봇 영역 미래기술 연구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을 개발해 산업 현장을 시작으로 향후 가정용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CTO부문 로봇선행연구소 산하 휴머노이드로봇태스크를 이끌며 관련 연구를 진행해온 이재욱 연구위원이 HS로보틱스연구소장을 맡는다. 전사 AI 전환 가속화를 위해 기존 디지털전환(DX)센터와 업무혁신담당을 AI전환(AX)센터로 통합해 운영한다. 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업무 효율성 증대, 연구개발(R&D) 고도화, 구성원 역량 강화 등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DX센터장을 역임한 조정범 전무가 AX센터장을 맡는다. 냉난방공조 역량 강화를 위해 담당 조직들도 재편했다. 먼저 지분투자와 M&A 등 기회 발굴을 맡는 ES M&A 담당을 신설한다. 해외 지역 현지 완결형 사업체제 구축을 지원하는 ES해외영업담당도 새로 만든다. LG화학에서는 약 7년간 전지 소재 등 신성장 미래 사업과 글로벌 경영 기반을 마련했던 신학철 부회장이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하고 김동춘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이 신임 CEO로 선임됐다. 1968년생인 김 사장은 한양대학교에서 공업화학을 전공하고,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1996년 LG화학에 입사한 이후 반도체소재사업담당, 전자소재사업부장, 첨단소재사업본부장 등 첨단소재 분야를 주요 거쳤다. LG이노텍의 경우 문혁수 대표이사가 신임 사장으로 승진했다. 문혁수 사장은 지속성장을 위한 미래 육성사업 발굴에 앞장서며, 견고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 특히 차량용 AP 모듈·FC-BGA를 필두로 한 반도체용 부품 사업부터 라이다(LiDAR)·레이더(Radar) 등을 포함한 자율주행 센싱 부품 사업, 나아가 로봇용 부품 사업까지 회사의 원천기술을 확대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미래사업을 가속화해 왔다. 이밖에 LG유플러스는 인공지능(AI) 전환에 박차를 가할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우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미래 핵심 사업에서 성장을 견인할 인재와 본업인 통신 사업 경쟁력을 높일 인재를 중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