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옛날이여"…예전만 못한 지하철 개통 효과
집값을 좌우하는 호재로 손꼽히는 '지하철 개통'이 다양한 교통수단 발달로 예전만큼의 수혜로 작용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지하철 개통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만 오르고 매매값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2000년 이후 개통된 수도권 지하철(전철) 노선은 지하철 7호선(2000년), 지하철 6호선(2000년), 분당선1·2차(2003~2007년), 지하철 9호선(2009년), 신분당선(2011년),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2015년), 신분당선 2단계 구간(2016년) 등이 있다. 23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에는 개통 전후 반짝 효과와 함께 이후에도 수요가 몰리면서 개통 특수를 누렸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시장 분위기도 한몫했다. 2000년 개통한 지하철 7호선(신풍~건대입구)과 2000년 첫 운행을 시작한 지하철 9호선(응암~상월곡)이 대표적이다. 서울 지하철 7호선은 1990년 12월에 착공해 1996년 10월 장암~건대입구 구간이 1차로 개통된 이후 2000년 2월에 신풍~온수 구간, 같은 해 8월 건대입구~신풍 노선이 개통되면서 전 구간의 개통이 완료됐다. 이에 따라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된 광명시는 개통 이후 아파트 매매·전세가격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2000년 후반에 개통한 지하철 6호선 역시 가격 상승시기와 맞물려 개통시점에 주택가격이 뛰었다. 여기에는 서울 강북권과 마포 등 도심권역을 연결하는 지역적 특성이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 내 지하철 구축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신규 지하철 개통에 따른 가격상승 효과가 예전만 못하고 있다. 지하철을 비롯해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등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이 발달했고 주택경기의 불확실성에 따른 주택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커서 개통 효과만으로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 침체기인 2010년 전후로 개통된 수도권 수요 노선의 개통 효과는 미미했다. 지하철 9호선(1단계, 2009년 7월), 신분당선(1단계, 2011년 10월), 지하철 7호선(2단계, 2012년 10월) 등의 노선들은 개통 전후로 반짝 상승하기는 했지만 개통 이후 뚜렷한 매매가격 상승 없이 주로 전셋값 위주로 올랐다.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된 2009년 7월부터 2010년 7월까지 서울의 매매·전셋값 변동률은 각각 -0.39%, 10.8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9호선 개통의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강서구 역시 매매·전셋값이 -0.88%와 9.33%를 보였다. 지하철 7호선 2단계 구간의 개통으로 서울로의 출퇴근이 수월해진 인천시와 인천 부평구의 매맷값과 전셋값 변동률(2012년 10월~2013년 10월 기준)을 보면 매맷값이 각각 -3.38%, -2.74%를 기록하는 동안 전셋값은 두 자릿수 이상의 뜀폭(16.72%와 14.42%)을 보였다. 그나마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이 개통 전후로 아파트 전셋값과 매맷값이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주택시장의 회복세가 힘을 보태 가능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개통 효과가 예전만 못해도 내 집 마련 실수요자라면 지하철이 개통 한(하는) 지역은 여전히 관심을 가져 볼만 하다고 제안했다. 올해는 신분당선 2단계 구간(지난 1월 개통)에 이어 수인선(송도~인천), 성남-여주 복선전철(쌍동~여주), 인천도시철도 2호선(인천대공원~오류동), 수도권 고속철도(수서~지제), 서울경전철(우이~신설) 등이 개통을 앞두고 있다.